본문 바로가기
■ 기타 등등/등산 관련

등산화 전문수선점 슈마스터 이용기

by 즐풍 2019. 6. 10.

 

 

2001년 동아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때 나간 무릎은 1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속을 썩인다.

성치 않은 무릎을 갖고 등산을 하다 보니 등산에서 제일 중요한 건 무릎을 보호해 주는 등산화라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그 다음이다.

몇 년 되지 않은 산행경력이지만 그동안 제법 많은 등산화를 경험했다.

망가진 무릎때문에 등산화와 깔창, 스틱은 물론 걸음걸이, 착지에 대하여 남보다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제등산화까지 구입도 해 봤으니 등산에 관한 한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한 번은 인터넷에서 40만 원 상당의 마무트 중등산화를 절반도 안 되게 판다기에 덜컥 구매했는데,

밑창이 너무 딱딱해 별도로 구입한 깔창을 깔고 아무리 살살 걸어도 미세한 통증이 온다.

결국 평소에는 신지 못하고 눈이 쌓였을 때만 신고 다닌 지 근 3년이 된 거 같다.

암벽의 릿지 기능은 좋지 않지만 습기 많은 계곡을 탈 때,

눈이나 얼음이 살짝 언 바위에서도 거의 미끄러지지 않을 만큼 습기에선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연중 사용할 수 있는 날은 며칠 되지 않으니 버리기엔 아깝고 쓸 일은 별로 없는 무용지물에 가깝다.

 

그렇게 썩히면서 볼 때마다 아쉽던 차에 갑자기 깔창을 교체하면 되겠단 생각이 든다.

당장 마무트 판매점에 전화하니 한국지사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한국지사에서는 정식 판매점에서 구입한 게 아니라면 수리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마무트라는 제품을 신뢰하고 구입했는데도 병행수입이란 이유로 수선을 거부당하다니 좀 문제라고 생각한다.

같은 자기 자식인데 자식이 아니라고 우기는 꼴이다.

얼마전에 문제가 됐던 혼외자식도 자식인데, 아니라고 하는 격이다.

 

다행히 그들도 믿고 맡기는 전문 수선점인 슈마스터란 사업자가 있다기에

전화번호(☎ 031-977-9044)를 확인하니 내가 사는 바로 옆 동네인 설문동이다.

일산과 파주 봉일천 경계에 있는 슈마스터에 들려본다.

바위를 많이 타므로 릿지가 잘 되고 소프트한 으로 주문하니 등산화를 살펴보더니

원래 바닥이 하드한 장거리 트레킹용으로 나왔다며 결과가 썩 좋아지지는 않을 것처럼 말한다.

 

그래도 지금보다야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주문하고 기다린 지 일주일만에 교체했다는 연락이 온다.

찾아서 살펴보니 전에는 굽이 좁았는데 교체된 건 넓은 게 안정감이 있고 소프트한 감이 온다.

육산 외에도 수락산, 양주 천보산, 관악산 팔봉능선, 북한산 노적봉과 염초봉을 타보니 쓸만 하다.

바위에서 릿지 능력은 캠프라인과 큰 차이가 없고 쿠션도 적당하지만,

2주 연속 주말 이틀씩 산행하고 추석 연휴 땐 3일을 산을 타서인지 오른쪽 무릎의 느낌이 좋지는 않다.

 

슈마스터는 등산화 수선 전문점으로 자체적으로 등산화 A/S 부서가 없는 대부분의 메이커에서 자주 이용하는지

수선을 맡기는 택배가 수북이 쌓여 있다.

슈마스터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전국적으로 검증된 전문 수선점이다.

고가의 등산화던 아니던 밑창이 닳았다고 버리기 아깝다면 밑창만 교체해 써도 본전은 뽑고도 남는다.

꼭 등산화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신발이라면 다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