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의 암장으로 쓰이는 암벽이 멋진 조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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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17. (수)  12:27~13:44, 1시간 17분 산행, 3.1km 이동, 평속 2.5km/h

 

 

어제 설악산 귀때기청봉의 털진달래꽃 군락지는 지금도 눈에 선하다.

산행을 끝내고 장수대분소 인근에 있는 설악산탐방원에 들려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여권」에 남은 

마지막 설악산의 스탬프를 찍고, 메달과 인증서를 신청했다.

이제 얼마간 기다리면 메달과 인증서, 패치를 받을 것이다.

 

이어서 홍천 서석에 있는 아미산을 등산하려고 했는데 , 도착하면 해가 질 시간이다.

아미산 군립공원은 내년에 들리기로 하고, 같은 시간이 걸리는 여주 파사성으로 가기로 한다.

그렇게 도착한 여주에서 1박 하고 오전에 파사성에 이어 이천의 설성산성을 탐방했다.

다음 차례인 용인의 조비산 입구에 들어섰다.

 

조비산 입구인 조비산가든에 주차하자 주인아주머니가 나오며 반갑게 인사하신다.

아침은 미리 준비한 고구마를 먹었기에 시장하던 참이라 조금 이른 시각이라도 골뱅이 무침을 시켰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텃밭에서 당귀, 비트 잎, 상추 등을 따 수돗물에 헹구기까지 했다.

시장하다며 밥을 꾹꾹 눌러 달라고 하니 밥그릇 두 개를 꺼내 한 그릇에 몰아주신다. 

 

조비산가든은 닭과 오리백숙이 주메뉴인데, 혼자 시킬 수 있는 게 골뱅이 무침이다.

골뱅이 무침에 얼큰한 된장국과 제육볶음에 여러 반찬이 다 맛있다.

밥이 많아도 한 그릇 반이면 충분한데 두 그릇을 먹었으니 올챙이 배가 따로 없다.

밥은 달라는 대로 준다며 추가 요금도 안 받고 결재했으니 고마울 뿐이다.

 

 

용인 조비산 등산 코스

 

 

ㅁ 조비산(鳥飛山)

 

조비산(鳥飛山)은 새가 나는 형상을 뜻한다.

넓은 들녘 가운데 봉우리 하나가 우뚝 솟아 돌을 이고 있는 듯하다.
해발 294.5m로 백암면 용천리, 석천리, 장평리에 접해 있다.

산이 가파르지만 그리 높지 않고, 정상부가 한쪽으로 기운 듯하다.
늦가을 사방이 확 트인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황금 들녘은 용인 최고의 전원 풍경이다.
예로부터 다른 산들과는 달리 머리를 남쪽으로 두고 있다 해서 ‘역적산’이라고도 불리었다.

 

 

 

식사 후 커피 한 잔 마시고 올챙이 배를 앞으로 쑥 내밀고 팔자걸음으로 조비산에 오른다.

아무리 배가 부른 들 넘어지면 코가 닿을만한 거리의 정상이라 부담이 없다.

이 조비산 정상을 차를 타고 오면서 마을어귀에서 찍은 것이다.

 

식당 주차장과 닿아있는 계단은 콘크리트로 잘 쌓았다.

계단이 다소 과하다는 느낌인데, 계단만 오르면 어느 문중에 묘지가 잘 차려졌다.

아마 그 문중에서 설치한 계단이라 생각된다.

 

문중 묘지 앞에서 조망하는 조비산 정상엔 암장으로 쓰이는 암봉이 특출 나게 보인다.

 

묘지 옆을 지나는 등산로 

 

길을 받치는 석축이 산성인가 싶어 봤더니 짜임새가 좋지 않다.

산성 같으면 돌을 다듬에 잘 무너지지 않게 쌓는 데 반해 이 석축은 주변 돌을 모아 쌓았다.

조비산 암장으로 쓰이는 바위를 파고 주석을 채취했다고 한다.

그때 차가 다닐 수 있게 석축을 쌓아 도로를 개설한 것이라 생각된다.

 

막돌로 아무렇게나 쌓은 석축

 

 

 

조금 오르자 조비산 암장이 나타난다.

 

밖에서 암장 훈련을 하다가 점심을 먹던 젊은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굴 안으로 들어가 본다.

한쪽엔 볼록 거울도 달려 있다.

 

천장에는 오버행 연습용 비머가 잔뜩 박혔다.

 

 

 

굴은 ㄴ 자로 꺾어 들어갔다.

굴이 그리 깊지 않으니 주석광산으로 다한 생명이 그리 오래가지 않았을 것이다.

본전이나 뽑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러한 굴 덕분에 이 지역 젊은이들의 암장 훈련장으로 제격이다.

 

 

 

 

 

 

 

 

 

 

 

 

 

굴 밖으로 나오니 왼쪽에서 여러 명의 말소리가 들린다.

 

젊은 여성이 코치를 받으며 암장 훈련을 하고 있다.

양해를 받고 사진을 찍어 얼굴이 나오는 포즈를 취한 사진은 톡으로 보내주고

이 사진은 가장 역동적이면서도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진이다.

요즘은 이렇게 젊은 여성도 암벽 타기를 즐기는 만큼 취미생활을 점점 다양해진다.

즐풍도 암장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으나 그 시간에 전국 명산을 쏘다녔다.

 

나날이 발전해 북한산이나 설악산까지 원정 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암장을 지나며 암릉으로 된 정상까지 오르는 계단도 암장만큼 급경사로 오른다.

 

조비산 정상의 태극기와 표지석

 

조비산은 새가 나는 모습이라는 데 정상에서는 알 수 없고 지상에서 봐야 알겠다.

물론 마을 어귀에서 암릉을 비롯한 전체적인 모습을 봤으나 새가 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다른 방향에서 보면 그 모습이 보일까?

 

조비산은 영암의 월출산만큼이나 근방에서는 특출 나게 높다.

그런 만큼 사방으로 트인 조망이 시원하다.

 

용인시가 불과 몇 년 만에 인구 100만 명이 넘는 거대 도시로 탈바꿈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은 이제 「용인특례시」다.

그런데도 도심 밖은 이렇게 농지가 대부분이니 아무리 큰 도시라 해도 도농복합도시다.

 

 

 

 

 

 

 

올라온 반대편 바위는 마치 단석산의 바위를 김유신 장군이 칼로 쓱 자른듯한

모양 그대로 잘려나갔다.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기에 조심스럽게 내려가 본다.

이 거대한 바위 역시 칼로 벤 듯 단면이 사라진 단애 구조를 이룬다.

이렇게 깨끗하게 잘린 바위도 나름 멋진다.

 

 

 

조비산을 거꾸로 내려간다면 딱 이 지점에서 뒤돌아가는 게 좋다.

아래쪽은 경사가 급한 데다 특별히 볼 게 없다.

혹여 조비산 가든에 주차했다면 차량회수까지 제법 걸어야 한다.

그래봐야 전체 시간은 한 시간 20여 분에 불과하지만 도로를 걷는 건 못마땅하다.

 

 

 

그렇게 산을 내려서며 조천사 경내를 지나게 된다.

 

조비산 이야기

 

구봉산(461m)에서 갈라진 산줄기가 마침표를 찍는 조비산(296m)은 용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산이다.

넓은 들판에 홀로 솟은 모양이 고고하며, 갖가지 기암으로 산행이 즐겁다.

조선시대 초기에 태조가 서울로 도읍을 옮길 때 지금의 삼각산 자리에 산이 없자

좋은 산을 옮겨놓는 자에게 상을 내린다 하였다.

이 이야기를 듣고 한 장수가 조비산을 서울로 옮겨가는 도중 이미 누군가 삼각산을 옮겨 놓았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 지금의 장소에 조비산을 내려놓았다.

조정에서는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불경한 산이라 하여 조폐산, 역적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안내문)

 

 

때죽나무꽃에 앉은 벌과 이제 막 거미줄을 치려는 거미가 살짝 보인다.

 

차량회수하러 가는 길의 도로에서 보는 조비산 정상 

 

 

 

 

조비산은 온다 온다 하면서 오늘에야 겨우 산행했다.

산이 작아 부담이 없어도 막상 산을 오르면 볼거리가 많은 산이다.

특히 이 지역 산악인들의 암벽 훈련장으로 이만한 산이 없다.

이틀간의 화려한 휴가를 끝내며 서둘러 귀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