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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제주도

월대천과 혼재된 제주 무수천(無愁川) 하류 ④

by 즐풍 2020.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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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6. (월)  08:36~15:29  (탐방 거리 13.2km, 전체 시간 06:52, 37분 휴식, 평속 2.2km/h) 흐림

 

 

날은 우중충하게 흐리니 아침엔 잠깐 알작지 해변을 돌았다.

잠깐 동안이라도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 심정이나 쉬이 벗겨질 날씨가 아니다.

더 기다릴 것도 없이 알작지에서 머지않은 월대천으로 올라왔다.

월대천은 무수천 하류로 바다와 만나는 지점의 하천이다.

 

월대천은 도심 속에 있다기에 사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자연적이기보다 인위적인 아름다움이 가미되었겠단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즐풍이 가장 좋아하는 무수천 하류라니 생각이 달라진다.

어제 무수천 8경 중 절반을 보았으니 오늘은 하류의 비경을 빛낼 나머지 절반을 보아야 할 차례다.

 

 

□ 월대천(月臺川)

 

월대는 외도초등학교 동북쪽 외도천변에 인접해 있는 평평한 대(臺)를 일컫는다.

도근천과 외도천이 합류하는 곳 가까이에 있으며,

주위에는 500여 년 된 팽나무와 해송이 외도천 위로 휘늘어져 있어 경관이 좋은 곳이다. 
지형이 반달과 같은 곳으로 옛날부터 밝은 달이 뜰 때 주위와 어우러져서 물 위에 비치는 달빛이 장관이었다. 
마을에서는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동쪽 숲 사이로 떠오르는 달이 맑은 물가의 비쳐

밝은 달그림자를 드리운 장관 구경하며 즐기던 누대(樓臺)라는 뜻에서 월대(月臺)라고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시인과 묵객들이 즐겨 찾고 시문을 읊던 곳으로 유명하다.
월대천은 월대 앞으로 흐르는 외도천을 달리 일컫는 말로 월대 인근에서 흐른다고 해서 월대천이라 하였다.

이것은 물이 깊고 맑으며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으로 뱀장어와 은어가 많이 서식한다. (안내문)

 

 

 

월대천 주변엔 수백 년 된 팽나무와 소나무가 즐비해 운치를 더한다.

 

 

 

월대천은 구간이 짧다.

산책하듯 월대천을 지나 무수천으로 들어가야 하는 데, 입구는 하류라 제방을 높게 쌓아 들어갈 수 없다.

마을을 한참 돌아 어렵게 무수천으로 들어서서 제법 큰 소(沼)부터 본다.

 

소는 연이어 계속된다.

 

같은 듯 다른 소의 연속이다.

 

서서히 무수천의 비경을 하나둘 드러내기 시작한다.

 

 

 

 

 

용암은 대폭발을 일으켜 한라산을 만들며 계곡 흘러내려 이런 계곡을 만들며 바다로 흘러든다.

 

 

 

 

 

크고 작은 여러 소가 있으나 상류처럼 물이 혼탁하지 않아 보기 좋다.

 

 

 

 

 

무수천을 걷다 보면 이런 소를 만날 때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으면  한참 올라갔다가 다니 내려가야 한다.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니라 계속되니 탐방은 고난의 연속이다.

 

다양한 모습은 계곡이 계속되므로 지루할 틈이 없다.

 

 

 

 

 

육지에도 이런 계곡이 있다면 사계절 언제나 늘 미어터지겠다.

 

점입가경이다.

무수천은 어젠 본 상류보다 오늘 탐방하는 하류가 훨씬 다이내믹하다.

 

 

 

여긴 또 다소 느슨한 형태의 용암이라 벽돌 떨어져 나가듯 하나둘 떨어져 나간 게 오랜 세월 계속돼 깊게 파였다.

10여 m가 훨씬 더 되는 깊은 구덩이이나 왼쪽 낮은 곳에 홀더가 좋아 옆으로 도는 수고를 면하다.

 

바위 하나가 굄돌로 저 큰 바위를 지탱한다.

 

누더기가 되어 버린 용암 덩이

 

바위 위에 붉은 물은 왜 생긴 걸까?

 

 

 

이 협곡은 겨우 양팔 간격이니 수량이 많을 때 흐르는 물의 압력은 상상을 초월하겠다.

비 올 땐 매우 위험한 곳이다.

 

 

 

 

 

좁던 협곡도 한순간 이렇게 터진 곳도 있다.

 

이런 데 사는 주민은 변화무쌍한 무수천의 풍경을 매일 같이 볼 테니 얼마나 좋을까.

 

 

 

단차가 높아 다음 단계로 바로 오를 수 없다.

또 돌아야 한다.

 

상류의 협곡도 수량의 흐름 압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제법 큰 바위들이 이 바닥으로 다 밀려들었다.

전원 돌격인가?

 

우측으로 제방을 잘 쌓은 듯 가지런한 돌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계곡 가운데를 막으며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바위도 많다.

물은 더욱 거세게 흐르며 신경질 나듯 우르릉 쾅쾅 거리며 지나가겠다.

 

저 가운 데 끼인 큰 돌은 좀체 빠져나가질 못하니 뒤에 작은 돌이 힘껏 쳐줘야 빠지겠다.

동생아, 얼른 나 좀 세게 쳐줘...

 

 

 

다소 평온해 보이는 계곡이다.

 

 

 

계곡도 이곳 풍경이 궁금해 눈 하나를 크게 뜨고 지켜본다.

 

 

 

바위는 다이내믹 해도 수면은 고요한 침묵이다.

 

 

 

위엔 귤 농가가 있어 여름엔 이 귤에서 시원하게 오수를 즐길지도 모르겠다.

 

하류는 상류보다 자주 민가를 만날 수 있다.

 

 

 

 

 

 

 

 

 

 

 

 

 

오해소 같은 풍경은 잠시 계속된다.

 

이런 비경이 많은 제주에 살고 싶다.

그러기엔 재정 능력이 약하니 간헐적으로 며칠씩 묵어야겠다.

 

 

 

물은 끊길 듯 이어진다.

 

작은 소가 또 명맥을 이어간다.

 

 

 

이런 풍경을 열흘 넘게 독점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번 여행에서 제주의 계곡을 겨우 절반 정도 봤으니 다 보려면 몇 번 더 제주에 와야 한다.

 

 

 

무수천 8경 중 제1경인 오해소이다.

오시(午時 11시~13시 사이)에만 햇빛이 들 만큼 숲이 울창해 붙여진 이름일 텐데,
세월이 지나 지금은 키 작은 나무만 있을 뿐이다.

그래도 계곡 양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괴석 사이에 살짝 고인 물은 하늘을 그대로 담고 있다.

 

계곡은 역시 물이 흘러야 제맛인데, 이런 계곡을 탐방하려면 비 온 뒤가 적당하다.

 

오른쪽 붉은 열매가 달린 먼나무 뒤로 큰 바위가 매가 앉은 게 제법 볼만하다고

무수천 제2경으로 불리는 응지석이다.

이 응지석은 무수천 계곡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제3경과 제4경을 이어주는 협곡이 존재한다.

응지석은 비경을 살짝 열어두고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애 물이 가득 찬 데다 계곡이 높아 오를 수 없다.

잠깐 더 들어가 본다.

 

멀리서 보면 이 굴 안쪽에서 스치로풀이 깔린 걸 보면 위에서 이동하는 통로가 있는 거 같다.

굳이 올라가지 않는다.

 

 

 

 

어제는 무수천은 광령교에서 무수천 8경 중 제4경부터 시작해 상류로 진행했다.

오늘은 외도해변과 만나는 월대천에서 시작해 상류로 진행하며 무수천 계곡 탐방을 끝낸다.

계속 이어질 제2경과 제3경 사이의 협곡은 좁은 데다 숲이 우거져 거의 해가 들지 않는다.

영화 속 현장을 탐방하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한 곳이다.

기대하셔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