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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제주도

제주 첫 번째 방문지인 용두암과 용연

by 즐풍 2020. 1. 19.










2019.06.13. 목  15:35~16:10   맑음




누군가와 함께 제주를 방문하면 꼭 보여주고 싶은 곳이 있다.

그 첫 번째가 용머리해안과 송악산 둘레길, 그리고 비자림과 정방폭포다.

그 뒷줄에 천제연폭포와 천지연폭포, 한라산, 대포주상절리, 섭지코지, 용눈이오름 쇠소깍 등이 있다.

아니다, 하나둘 떠올리다 보니 점점 딸려오는 게 끝없이 이어진다.

 

그것은 내가 보고 기억에 남은 것에 불과하다.

기껏 몇 번 간 제주를 온전히 다 볼 기회가 없었으니 알려지거나 숨겨진 비경이 또 얼마나 많을까?

거친 산보다 부드러워 더 아름다운 오름만 해도 360개가 넘는다니 이들 전체를 다 보기는 생각부터 어림없는 얘기다.

해안가를 도는 올레 코스에도 비경은 얼마나 많은가.


이번 제주 여행 계획을 짜며 참고한 건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주편"과 도서관에서 빌린 몇 권의 책

제주도 공식관광정보 포털인 비짓제주(VISITJEJU) 홈페이지에서 별표가 많은 것을 모아봤다.

방문할 곳은 부지기수인데, 실제 방문할 수 있는 곳은 그 1/3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에 더해 숙소와 음식도 가성비가 높은 저렴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지난 2월 중순 제주 여행을 기획하며 뱅기표를 알아보니 6명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시기는 6월 중분부터 가능하다.

4~5월은 봄꽃이 피는 시기이기에 거의 매진 상태라 이동 가능한 첫날이 6월 13일 목요일 김포발 12:45 출발이다.

아내는 일정이 바빠 하루 늦게 합류했고, 누나와 자형은 오래 걷기 힘들어 이번 여행을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제주에 도착해 제일 가까운 용두암과 용연을 먼저 보기 위해 달려간다.



 





용두암


용담2동, 공항 북동쪽 해안에 있는 용두암은 제주관광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공항과 가장 가까운 관광지로 해외여행자나 단체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다. 

용이 포효하며 바다에서 솟구쳐 오르는 형상을 따 용두암이라 이름지어졌다.

전설에 의하면 인근 계곡 용연에서 살던 용이 승천하려다가 돌로 굳어졌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난 부분의 높이가 10m, 바다 속에 잠긴 몸의 길이가 30m 쯤 된다고 하니,

정말로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은 상상을 할법도 하다. (비짓 제주 홈페이지)





소원이 이루어지는 용두암


2012년 임진년은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의 해다.

흑룡은 용기와 비상, 희망, 행운을 가져온다는 전설이 있다.

이곳 용두암은 검은 현무암으로 태고적부터 형성된 바위로 흑룡(黑龍)을 상징한다.

예로부터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행운이 깃든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중국,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도 이러한 전설이 전해진다. (안내문)


몇 년 전 용두암에 도착했을 땐 중국인으로 넘쳤는데, 이번엔 한국인과 가끔 일본어가 들린다.

어느 민족 보다 용에 대한 동경이 많아 늘 넘쳐나던 중국인이 별로 보이지 않으니 한가한 느낌조차 든다.




이 용두암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서쪽으로 100m 쯤 떨어진 곳이 적당하며, 바다가 잔잔한 날보다 파도가 심하게 몰아치는 날이 좋다.

마치 천지개벽이 이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신의 노여움 속에 용이 '으르르' 울부짖으며 바다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듯 하기도 하다.

붉은 해가 떠오를 때 용두암 뒤로 비치는 붉은색 또한 일품이다.



용두암을 다녀가는 일군의 한국 관광객









렌트카는 용두암 주차장에 세워둔 채 용연으로 이동한다.

용연을 지나는 흔들다리를 건너려다 다리 아래쪽으로 이동해 용연을 살펴본다.









작은 쇠소깍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자칫 밋밋할뻔한 용연에 붉은 정자를 지어놓아 포인트가 생겼다.






안쪽 개울이 끝나는 곳



출렁다리를 기준으로 왼쪽엔 바로 바다와 연결되고 상류는 개천이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비 온 뒤 개천만 따라 걷는 트래킹도 하고 싶다.



용연은 제주시 용담동에 위치한 계곡의 물이 유입되는 호수로,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물이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용연은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아 이곳에 살고 있는 용이 승천하여 비를 내리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선인들이 풍류를 즐긴 장소로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용연 구름다리는 용연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하며, 붉은빛이 감도는 정자와 에메랄드빛 계곡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진 경관이다. 

용연구름다리는 야경이 멋진 곳으로, 저녁 산책코스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비짓 제주)




이 위로 개천이 흐르나 평소엔 거의 건천이다.




옛날에 크게 가물어 목사가 걱정하여 몇 번 기우제를 지내도 비는 오지 않았다. 

이때 무근성에 유명한 고씨 심방이 주막에 앉았다가 지나가는 소리로 “용소(용연)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올 것을...” 하고 말했다. 

이 말이 목사의 귀에 들어가 고씨 심방은 동헌에 불려갔다.
“네말이 사실이면 곧 기우제를 해서 비가 오도록 해라. 비가 안 오면 너는 각오해야 하느니라.”
고씨 심방은 이레 동안 목욕재계하여 몸 정성하고 쉰댓 자 용을 짚으로 만들어 용소 바로 옆 밭에 제단을 꾸몄다.

쉰댓 자 용의 꼬리는 용소 물에 담그고 머리는 제단 위에 걸쳐 놓아 이레 동안의 굿을 시작하고는 천상천하의 모든 신들을 청해 들이고

이레 동안 단비를 내려 주도록 빌었다.

하지만 하늘은 쾌청하게 맑아 비는 내릴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모든 신들은 상을 받고 고이 돌아서가니 이내 몸은 오늘 동헌마당에 가면 목이 베어 죽게 됩니다. 명천 같은 하늘이여 이리 무심하옵니까?”
고씨 심방은 눈물을 흘리며 신들을 돌려보내었다.

이때, 동쪽 사라봉 위로 주먹만 한 검은 구름이 보이더니, 이 구름이 삽시에 하늘을 덮어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고씨 심방 이하 굿을 하던 심방들은 환성을 올렸다.

쉰댓 자 용을 어깨에 메고 비를 맞아가며 성 안으로 들어갔다.

일행이 동헌 마당에 들어가니 목사 이하 이방, 형방 등 모든 관속들이 나와 용에게 절을 네 번하고 백성들과 더불어 큰 놀이를 베풀었다.

그로부터 용소는 기우제에 효험이 있다 하여, 가물 적마다 여기에서 기우제를 지내게 되었다.  (제주 비짓)





위로 더 가봐야 별로 볼게 없어 삼성혈로 이동한다.

제주의 첫 여행지는 이렇게 짧은 용두암과 용연을 보는 것으로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