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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성과 읍성 탐방/산성·읍성·진·보·돈대

강화도 관광여행

by 즐풍 2019. 5. 9.

 

 

 

탐방일자 2016.6.25.토   날씨: 맑고 시원함

 

 

지난 6년의 산행을 살펴보면 늘 정해진 궤도만 도는 인공위성이나 다를 바 없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산행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주말은 늘 산행이다.

작심삼일인 사람들에겐 세 달도 아니고 육 년을 이어온 산행이라면 제법 대단해 보일 수 있겠다.

꽃 피는 봄과 단풍 든 가을이야 날씨도 좋고 어딜 가든 풍광이 수려하니 누구든 산행에 나서기 쉽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이나 살을 에이는 겨울엔 현관을 나서는 자체가 큰 용기다.

이렇게 집을 나섰다고 해도 어느 산으로 갈 건지 고민에 빠진다.

 

가까운 북한산은 벌써 200번을 넘게 다녔고, 대중 교통으로 다녀올 수 있는 근교 산도 거의 다 다녔다.

그렇다고 새로움을 얻기 위해 지방의 산만 고집할 수도 없다.

일산에서 출발하는 친목 산악회는 산행 중 쉬는 시간이 많아 코스를 다 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여 서울 신사역에서 출발하는 안내 산악회를 많이 이용한다.

그러자니 버스 출발지까지 가는데 대략 5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 된다.

여유있게 가자면 대략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이 더 소요되는 셈이다.

안내 산악회는 등산코스 안내를 듣고 정해진 시간에 산행을 마치면 된다.

등로를 이탈해 내가 원하는 곳으로 돌아도 제 시간에 들어오면 되니 안내 산악회의 장점이다.

 

오늘은 이런 산행지 선택의 번거로움을 떠나 결혼 이후 30년이나 계속돼 온 부부 모임에 참석한다.

모처럼 1박2일 일정으로 강화도에서 만난다.

지난 3월 19일 창덕궁과 낙선재 관람 등 서울의 만남 이후 다시 만나는 것이다.

어쩌다 아내가 부부 모임의 회장을 맡게 돼 시간적 여유가 있는 내가 일정을 짜게 됐다.

함허동천으로 마니산을 오르면 좋겠지만, 무릎수술을 한 분이 있어 당분간은 산행을 자제해야 한다.

 

강화도는 작은 섬이지만, 고려 말 몽고의 침공 이후 한 때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도로 옮겼던 적이 있다.

이후 강화도는 근현대는 물론 현재까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충지다.

병인양요 때는 한강을 통해 서울로 들어오려던 프랑스군과 격전을 치뤘고,

신미양요 때는 미군과 전투를 벌여 미군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곳이다.

요즘엔 이곳과 멀지 않은 한강하구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 퇴거작전에 북한측이 괜한 반발을 하기도 한다.

강 건너 북한 개풍군이 손에 잡힐듯 가깝고 양안은 철책으로 막혀 휴전 상태임을 되뇌이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강화도의 1박2일 첫 번째 코스는 전쟁박물관과 갑곶돈대를 먼저 도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갑곶돈대 성벽은 현대적 기술로 벽돌을 쌓았으니 마지못해 돈으로 복원한 느낌이다.

 

유적과는 상관없이 그냥 팔각정에 지나지 않고...

 

이어서 성공회강화성당을 찾아본다.

이후 월곶돈대와 연미정을 볼 생각이었지만, 강화평화전망대로 가 분단의 비극을 보자는 의견이 모아져 전망대로 이동한다.

 

강화평화전망대는 군부대로 들어가야 하기에 입구에서 군인에게 신분증을 제시하고,

인적사항을 기재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보는 북한지역 개풍지역으로 멀리 송악산도 보이지만, 구별하기 힘들다.

말 없이 흐르는 한강 건너 짧은 곳은 불과 1.8km로 망원경으로 보면 사람들 행동까지 보이기도 한다.

 

평소 북한 관련 뉴스를 들을 땐 먼나라 얘기 같지만, 서울과 지척에 이런 분단과 긴장의 현장을 볼 수 있다는게 놀랍다.

 

평화전망대를 나서며 차량을 회수하기 위해 전쟁박물관으로 간다는 게 내비를 잘못 찍어 강화역사박물관에 도착했다.

역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이 거의 붙어있어 자연사박물과부터 들린다.

강화도는 어딜가나 입장료가 있어 맘이 불편한데, 이곳 입장료도 3천원씩이나 해 비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번째 전시관인 곤충표본전시관엔 박제원(1965-2005)이란 분이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곤충 표본 1천 여 종을 전시하고 있다.

이 곤충전시관 하나만으로도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데,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광물까지 전시되어 있어 꼭 들려야 하는 필수 코스다.

 

얼마 전 운석이 떨어진 걸 주운 사람의 가격이 몇 억이라고 해 깜짝 놀랐는데, 이곳에 전시된 많은 운석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곳 곤충을 아이폰으로 담아본다. 확대하다 보니 전체적인 모습이 없는게 아쉽다.

 

 

 

물고기 화석

 

자연사박물관과 역사박물관을 뒤로 하고 광성보에 도착해 돈대 안에 전시된 홍이포와 불랑기를 본다.

저기서 대포와 사정거리를 소재로 한 야그로 배꼽을 쥔다.

 

광성보의 안해루

 

광성보에서 소나무숲길을 따라 가면 해안과 접한 곳에 용두돈대가 있다.

용두돈대에서 일행과 헤어져 이 포대로 난 길을 따라 가면 도로와 만나겠거니 했는데,

좀 가다가 이정표를 보니 초지진까지 1시간 40분이 걸린다길래 그냥 되돌아가 일행과 만난다.

 

포대 위 둔덕에서 바라보는 용두돈대와 해안 절경

 

일찌감치 숙소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노래방에 들린 후 잠자리에 든게 01:30이 넘었는데, 코골이 때문에 뜬 눈으로 새우다시피 한다.

게다가 옆엔 냉장고가 밤새 돌아가니 여름밤은 이래저래 짧기만 하다.

 

숙소에서 아침까지 먹고 점심 먹을 장소와 가까운 전등사 남문에 주차하고 남문을 통해 전등사로 들어간다.

 

 

 

 

 

 

 

정족사고

 

어제 모임에 이어 오늘은 숙소와 가까운 전등사를 관람하고, 전등사를 둘러싼 정족산성을 한바퀴 돌 생각이다.

하지만, 회원들은 차 한 잔 마시며 담소를 나누더니 도도체 일어날 생각들이 없다.

어제만 해도 바람이 시원했으나 오늘은 바람도 없어 날씨는 후텁지근한데다,

어제 시멘트 바닥을 걸은게 은근히 압박이 오는가보다.

결국 혼자 산성을 돌려고 일어나니 아내가 따라 일어선다.

 

정족산성 둘레를 돌며 보니 가까이 바다가 조망되기도 한다.

 

 

 

아내는 등산화가 아니다보니 하산 코스에서 맥을 못춘다.

스틱을 줘보지만 전등사 정문과 연결된 곳에서 더 이상 산성길을 포기한다기에 혼자 남문까지 걷고 나도 포기한다.

 

 

 

이후 숙소에세 제공한 쿠폰을 갖고 삼랑정에서 점심을 먹고 갈길 먼 원주팀은 네 분은 먼저 고향으로 출발한다.

뒤이어 미숙씨도 강화에 계신다는 언니를 만나러 떠나고, 남은 네 명이 초지대교를 건너 김포에 있는 덕포진으로 간다.

 

불과 세 달만에 다시 만났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같은 추억을 공유하며 우의를 다진 멋진 모임이었다.

벌써 부부동반 모임이 내년에 30주년이 된다고 해외여행을 가자는데, 여하히 잘 추진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