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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성과 읍성 탐방/산성·읍성·진·보·돈대

조령산_새도 쉬어가며 넘는다는

by 즐풍 2019. 5. 1.

 

 

 

 

산행일자  2013.05.11.토 09:40-18:40(놀며 쉬며, 9시간)           날씨 : 쾌청

 

 

어제 비가 내렸으니 오전엔 안개가 스멀거리며 올라와 운무가 많을까 걱정했지만 이화령에 도착했을 땐 벌써 9시 반이나 되어 

이미 아침 햇살에 안개는 사라져버린 뒤라 산뜻한 산행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오늘 회원님의 자녀가 결혼식이 있어 회

장을 비롯한 일부 회원은 산행을 포기하고 결혼식에 참석하는 바람에 30명이 조금 넘게 참가하여 옆자리가 비는 바람에 오가는

길이 편안할 수 있었다.

 

이화령에 도착할 무렵에 대장의 길안내가 시작되면서 이화령을 막 지나치는 바람에 버스를 돌려 다시 이화령에 도착했을 땐 앞

보았던 이화령이 아니라 구길의 이화령이다. 이화령 고개를 터널로 복원하여 백두대간을 잇는 한편, 동물들의 이동통로도 만

들었단 뉴스가 생각났다. 멀리 일제시대에 이화령으로 도로가 지나며 끊긴 백두대간의 혈맥이 이제야 복원되었다. 산맥을 가로

지르며 뚫린 도로로 야생동물들의 이동통로가 끊기는 바람에 수없이 많은 동물들이 road kill을 당하며 시체가 널브러져 있는 모

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는 데 이제야 복원되었으니 다행이다.

 

당초, 신선암봉을 지난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빠져 조령2관문으로 하산하여 KBS촬영장세트를 관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철

대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물어 능선을 계속 직진하여 조령산을 온전히 탐방하고 조령3관문으로 하산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산을 시작하여 얼마간 나가고 있는 데 뒤에서 반대로 간다하고 대장은 갈 길이 맞다고 하지만 몇몇은 아니라고 우긴다. 좀 전에

차량을 돌려 다른 구 이화령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방향이 180도 틀어져 문경을 반대 방향으로 착각해 일어났던 해프닝이다.

 

능선을 따라 오르며 건너편을 보니 2011.11.12일 주흘산을 탐방했던 능선이 보여 반갑다. 그때도 간단치 않은 산행이었지만 오

산행도 엎다운이 심한 데다 로프를 잡는 암봉이 많다보니 산에서 지체되고 쉬는 시간이 많다. 보통 여섯 시간이면 끝날 산행을 

여덟 시간만에 끝내고  근 한시간을 걸어 주차장에 도착했으니 아홉 시간 걸린 산행인 셈이다.

 

 

조령산 산행지도  

 

 

 

이화령 터널을 복원한 기념식수와 안내 표지석

 

 

산행을 시작하며

 

 

헬기장 같이 너른 공간이 나오면 선두는 일단 숨을 돌리며 후미와 연결한다

 

 

비슬산 같은 웅장한 암괴류는 아니어도 자잘한 암괴류가 보인다

 

 

두 나무가 하나로 연결된 연리지인데, 아래로 연결된 가지는 이미 죽은 상태다

 

 

아래 밑둥지는 뻥 뚫려 공허로움으로 채우고 있다

 

 

백두대간의 일부인 조령산 정상 표지석

 

 

앞으로 진행할 방향을 조령산 정상에서 본다

 

 

건너편이 주흘산인데 조령관문을 사이에 두고 조령산과 마주 달린다.

건너편 주흘산이 조령산 보다 높고 인기명산 순위에서도 몇 단계 앞서지만 백두대간은 문경에서 맥이 끊기므로

하늘대를 지나 내려오던 대간은 주흘산 부봉에서 마패령을 끼고 조령산을 넘어가니 형보다 나은 아우산이다. 

 

 

 

 

 

 

 

 

계곡을 지나 계속해 마주 달리는 건너편 주흘산

 

 

 

 

 

 

 

 

가운데 봉우리를 찍고 우측능선을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1,000m급 고지라 산정엔 때늦은 진달래가 간간히 반긴다

 

 

 

 

 

 

 

 

 

 

 

 

 

 

지나온 능선을 보면 숲속으로 난 길이 보이기도 한다

 

 

 

 

 

국토의 70%가 넘는 산림을 갖고 있다지만 갈수록 산행인구가 늘고 100대 명산, 200대, 300대 명산도 모자라 테마산행지까지 만들어 가며

전국민이 산행에 올인 하다시피 하니 산길은 등산화와 스틱자국에 파이고 쓸려나가며 골이지면 빗줄기에 터지고 곪아 훼손되는 건

불가피 한 데, 산행을 하면서 스틱까지 애용하니 지나는 산하에게 늘 미안하고 죄스럽다.

 

 

 

 

 

 

 

 

 

나뭇가지가 없다면 우뚝 솟은 선돌이 돋보일 텐데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자연적인 고인돌

 

 

 

 

 

 

 

 

 

 

 

로프가 연결돼 있어도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못가겠다며 두려워 하기도 하는 코스다

 

 

 

 

 

 

 

 

 

 

 

KBS드라마 촬영장인데, 사극은 대개 여기서 촬영하는 걸까?

 

 

 

 

 

 

 

 

 

 

 

 

 

 

 

 

 

험로가 있는 곳이면 돌아가기도 하고...

 

 

신선암봉에서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로프를 잡고 내려가는 코스라 지체되는 게 보여 난 슬랩을 타고 따로 내려가다 낙엽에 미끄러졌지만

다행히 든든한 나무를 잡고 있어서 굴러떨어지는 낭패는 면할 수 있었다  

 

 

 

 

 

지나온 능선

 

 

 

 

 

 

 

 

앞으로도 가야할 암봉들

 

 

 

 

 

포토존이 나오면 대장은 기꺼이 사진봉사를 해야하니 산행안내와 겸해 바쁘다, 바뻐!!

 

 

소나무만이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동거를 하는 데. 기후변화로 우리나라도 아열대에 들어서면 언젠가

이런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테니 우리 다음 세대에겐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바위 사이를 어렵게 통과하면 로프를 잡고 내려서자마자 곧바로 암봉을 타고 올라야 하는 난코스의 연속이다  

 

 

 

 

 

 

 

 

 

 

 

 

 

 

건너편 주흘산의 부봉쯤 되리라

 

 

지난 주 속리산 묘봉을 다녀올 때만 해도 나뭇잎 새순은 얼마 돋지 않았는 데

일주일이 지난 오늘은 연두색 나뭇잎과 연초록 나뭇잎이 교차해 보이는 시절이니 어느새 봄날은 간다.

 

 

산은 계곡을 만들며 길을 내고 물길은 산을 끼고 돌며 내를 만든다

 

 

 

 

 

 

 

 

저 바위를 올라가야 한다는...

 

 

 

 

 

 

 

 

 

 

 

 

 

 

 

 

 

돌아가거나 로프를 잡고 스릴을 즐기거나 둘 중 하나 택일

 

 

여자도 군대를 보내면 잘 하겠단 생각은 산에서 자주 갖는 생각 중 하나다

 

 

저 바위를 통과하면 낭떠러지기라는 데.... 이크~~

 

 

 

 

 

 

 

 

구름이 가린 그늘을 이불처럼 뒤집어 쓴 봉우리

 

 

 

 

 

지나온 봉우리가 앙증스런 모습이지만 저 봉을 하나씩 넘을 때마다 숨이 턱에 찼는 데...

 

 

 

 

 

백두대간은 주흘산의 저 부봉을 돌아 조령산으로 길을 돌린다

 

 

 

 

 

깃대봉을 올라왔으나 나무로 시야를 가려 조망은 별로 좋지 않지만 지나치기엔 아쉬운 깃대봉에 깃대는 없다  

 

 

조령산에도 산성이 있다

 

 

 

 

 

 

 

 

드디어 조령3관문이다

 

 

 

 

 

청운의 뜻을 품고 이 조령고개를 넘어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 그들의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조국, 아니면 가문의 영광? 그도 아니면 축재?  

 

 

 

 

 

 

 

 

 

 

 

조령3관문을 넘어 주차장 가는 길은 단풍나무 가로수라 가을의 정취가 곱겠다

 

 

 

 

 

마을에 자리잡은 느티나무가 그늘을 만드니 멋지게 평상도 꾸며놓아 더위도 식히며 많은 정담이 오가겠다

 

 

 

 

 

마을에서 보는 신선봉, 우리가 지나온 곳은 신선암봉(神仙巖峰)이다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인 소나무의 용트림한 자태가 멋지다

 

어쩌다 시골길을 지나다가 바위틈이나 벼랑 위에 서 있는 한 그루 소나무를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구불구불한 줄기와 뒤틀린 나뭇가지에서 우리는 한국인의 모습을 본다. 세상에 풍상을 겪지 않고 자라는 나무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척박한 땅에서 풍상과 싸워온 그 아픈 흔적을 소나무만큼 생생하게 보여주는 나무는 없다.

 

                                                                                                                          - 이어령의 소나무 텍스트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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