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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목우와 함께 백운대 정상 표지석 보러가기

by 즐풍 2019. 6. 12.

 

 

 

산행일자 2015.7.25.일. 12:40-19:20(6시간40분 산행)    날씨: 흐림

 

 

어제는 여름 계곡산행지로 인기 명산인 대야산을 가려고 했지만, 태풍 소식에 신청자가 적어 취소됐다. 낮에도 간간이

비가 내려 온종일 뒹굴뒹굴 거리며 무료하게 보냈다. 궂은 날이 계속되다 보니 습기도 많아 제습기엔 제법 많은 물이

찬다. 일기예보에 어젯밤 비가 그친 후 오늘은 흐리기만 한다기에 새벽 다섯 시 반에 알람을 맞춰놨는데, 일어나 보니

비가 제법 온다. 다시 잠자리에 들었지만 한 번 깬 잠은 깊이 들지 못하고 일어난다.

 

비가 그친 후 집을 나서 국사당에 도착하니 12시 40분이라 늦은 행을 시작한다. 목우가 보지 못한 북한산 백운대 정상

표지석을 보여줄 생각에 국사당을 들머리로 숨은벽능선을 오른다. 요 며칠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비가 제법 내렸으므로

밤골계곡에 있는 총각폭포와 처녀폭포를 통과하니 폭포의 위용이 제법 대단해 보인다. 서너 차례 계곡을 건널 때마다

대부분 사람들은 등산화를 벗고 건너가지만, 물 위에 드러난 돌을 징검다리로 아슬아슬 잘 건넜다.

 

한여름 산행은 고되다. 비로 인해 습기를 머금은 땅은  습기 가득한 후끈거리는 열기를 토해낸다. 차라리 얼굴이 떨어져

나갈 만큼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 산행이 낳겠단 생각이 들 만큼 힘들다. 그래 봐야 이제 7월 중순이니 9월 말까지는 이글

거리는 태양과 싸워야 한다. 비가 오고 더위 때문인지 등산객도 많이 준 느낌이다. 어쩌면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름 휴가

로 도시탈출이 시작되어 산보다는 계곡이나 바다로 나갔는지 모른다.

 

이 정부 들어 작년엔 세월호 침몰사고로 경제가 휘청거리더니 올핸 메르스로 작년보다 더한 내수침체가 이어진다. 모두

가 힘든 시기를 보낸다. 그러니 정부는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보내자는 공익광고를 내보내고, 공무원에게도 가급적 해외

로 나가지 말 것을 주문하지만, 그 효과를 제대로 보기나 할까?

외국에 나가 달러를 쓰기 보다는 국내 명소에서 휴가를 보내 내수경기를 다소라도 진작시키면 좋겠다.

 

 

 

 

첫 번째 만나는 폭포다. 늘 처녀폭포인지 총각폭포인지 헷갈린다.

 

위 폭포를 올라가며 옆에서 본 모습

 

 

아래 두 폭포보다 더 크지만 아직 이름 없는 폭포

 

이 폭포는 깊은 계곡에 숨겨져 있어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일부러 찾은 숨은벽능선의 숨은폭포.

 

드디어 모처럼 깊은 계곡을 서커스 단원처럼 아슬아슬하게 건너 해골바위 위 전망바위에 도착했다.

오전까지 내린 비로 숨은벽 위에 있는 백운대는 운무에 가려 짐작조차 할 수 없는게 다소 아쉽다.

 

해골바위는 두 눈에 눈물 가득 잠긴 슬픈 모습

 

숨은벽 가는 길의 아기고래바위가 있는 암봉이 시원한 단애를 보여준다

 

건너편 파랑새능선의 어금니바위

 

숨은벽은 오늘따라 안개에 숨어버려 그 끝을 알 수 없다

 

암벽타는 법을 배워야만 오를 수 있는 인수봉, 언제 인수봉을 오를꼬?  

 

비도 오고 습한 날씨인데다 늦게야 비가 그쳐 오늘은 비교적 한가한 백운대의 모습이다

 

늘 애정이 가는 오리바위

 

제법 구름이 벗겨지나 싶었는데, 바람이 또 한가득 구름을 몰고 나타난다

 

    드디어 오른 백운대, 정상표지석을 일주일만에 다시 본다

 

 

숨은벽 협곡을 지날 때만 해도 제 모습을 보여주던 인수봉은 운무에 가려 겨우 꼬리만 보여준다

 

만경대 허릿길을 지나며 보는 백운대

 

노적봉

 

생각 같아선 노적봉에 올라 한바퀴 돌며 일망무제로 펼쳐진 북한산을 조망하며 그 시원함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함께 한 목우가 서너번 신은 등산화가 불편하고 피곤하다며 하산을 독촉하는 바람에 상운사계곡의

너덜길을 피해 부드러운 능선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에 잠깐 고개를 내민 용암봉이 반갑다.

용암봉은 만경봉과 함께 사원하게 하늘로 치솟은 모습을 강북쪽에서 봐야 제맛이다.

 

작년에 복원한 비석거리에 있는 산영루, 잘 만들었으면 쉼터로 활용하면 좋을 걸 저리 막아놨나 모르겠다

 

안내문에 있는 산영루의 루는 樓자 이지만 중국에서 쓰는 간체자로 표기했다.

아는 사람이야 알겠지만 중고등학생은 많은 의문을 가질 수 있겠다.

한 칸 아래 문화재명에 있는 산영루지란 한자엔 또 제대로 표기하여 혼란을 준다. 

그래도 복원된 건물 현판은 제대로 썼으니 다행이다.

 

산영루 앞의 계류도 제법 볼만한 풍경을 만든다

 

 

북한산성 계곡에 있는 마지막 폭포의 모습도 역시 장관이다

 

 

비온 뒤라 덥기 보단 습도가 높아 끈적거리는 오후였다. 오전엔 비가 와 안 간다던 목우를 겨우 데리고 등산에 나섰는데,

습도가 높다보니 땀이 비오듯 흐른다. 얼굴로 뚝뚝 떨어지는 산행을 끝내고 집에 가니 딸들은 엄마 얼굴이 반쪽이 됐다며

좋아한다.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행을 감행한 목우님께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