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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덕유산

적상산 단풍이 그렇게 유명해?

by 즐풍 2019. 11. 1.











2018.11.27. 토  11:06~17:56(전체 시간 05:50, 전체 거리 13,92km, 휴식 시간 00:43, 평균 속도 2.7km)  흐리고 가끔 빗방울



여느 땐 별 의미 없던 산이 가을만 되면 북적이는 산 중에 대표적인 게 적상산이다.

그 적상산 단풍이 이번 주말이 절정이라기에 기대를 하고 숨이 꼴깍 넘어갈 만큼 클라이막스를 즐기러 간다.

단풍이 내장산 만큼 붉어 숨이 꼴깍 넘어갈 만 한 오르가슴을 즐길 수 있을는지 두고 볼 일이다.


"적상산을 형성하는 암석은 백악기(白堊紀)의 신라통(新羅統) 하부에 속하는 퇴적암류로 적색역암(赤色礫岩)과 적색셰일·응회암 등이다.

이 신라통 특유의 적색 계통의 퇴적암이 높이 400m의 절벽으로 산의 중턱에 노출된 게 마치 치마를 두른 것 같다 하여 적상산이라 하였을 것이다.

더구나 가을에 단풍이 들면 적색은 더욱 강화된다."


또 다른 적상산의 유래를 살펴보면,

"적상산(1,034m)은 사방이 깎아지른 듯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절벽 주변에 유난히도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서 가을철이면 마치 온 산이 빨간 치마를 입은 듯하다고 지어진 이름이다."고 한다.


암벽이 붉은색 계통의 퇴적암 때문이든 아니면 그 주변에 핀 붉은 단풍 때문이든 가을엔 붉기 마련인데, 이곳의 단풍은 더 유난한가 보다.

가을이면 억새 산행이나 단풍산행을 가기 마련이니 손님처럼 금방 가버릴 단풍을 오지게 즐겨야 한다.

낼은 절정인 북한산 단풍을 마지막으로 보고 보내야 하는데, 또 비가 온다니 이를 어쩐담...


어느 곳엔 적상산 높이를 1,029m로 표시하고, 또 어떤 곳엔 1,032m, 1,034m로 표시한 곳도 있다.

덕유산국립공원과 무주군청에선 1,034로 안내하여 이를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확인하니 1,030.60m이다.

제각각 표기하던 높이를 국토지리정보원의 공신력을 믿고 정상 높이를 변경하는 게 타당하겠다.



산 하나를 두고 여러 지도에서 그 높이가 서로 다르니 일반 국민의 한 사람인 나만도 못하다.

심지어 덕유산국립공원마저 안내지도와 이정표가 따로 놀고 있으니 한심하기도 하다.

국토지리정보원은 높이와 X좌표, Y좌표, 경위도까지 측정 발표하는 국가 기관이니 이곳을 따르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적상산 등산코스




산행은 서창마을에서 시작한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장지현 묘소 둔덕의 소나무



마을에서 보는 적상산 자락은 단풍이 곱게 물들었는데, 정상 쪽엔 이미 낙엽이 다 진 모습이다.

블로그를 통해 확인한 지난 주말의 적상호수 주변의 단풍이  일품이었는데, 호수는 제법 높은 곳이라 단풍이 지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여성을 상징하는 돌







장도(長刀)바위

고려 말 최영 장군이 민란을 평정하고 개선하던 중 이곳에 이르러 산 전체의 붉은 단풍과 깎아 세운 듯한 암벽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산에 오르게 되었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은 곳에 절벽 같은 바위가 길을 막고 있어 더 산을 오르지 못하게 되자 최영 장군이 장도를 뽑아 바위를 힘껏 내리쳤다.

그 순간 바위가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길이 열렸다하여 장도바위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안내문)



적상산성 서문

서문은 일명 용담문이라고도 하였으며, "적상산성조진성책"의 기록에 의하면 2층 3칸의 문루가 있었다고 한다.




적상산성







적상산성 서문에서 점심 먹을 때 빗방울이 떨어지다 말다 한다.

덧옷을 입었으나 춥고 손도 시려 우비를 둘러쓰고 점심을 먹었다.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반장갑 낀 손이 시리니 다음 산행부터는 긴장갑을 준비해야겠다.



향로봉이다.

이곳까지 올라오는데, 숲이 우거져 조망이 없었으나 이제야 조망이 트인다.



건너편 산에도 단풍이 화려하게 들었으나 날씨가 흐려 그 색감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비록 날씨가 흐리다 해도 눈으로 봤을 때 제법 화려해 몇몇 사람의 감탄을 새어나오나 사진은 눈을 따라가지 못한다.



안렴대에서 조망하는 계곡



안렴대 주변의 등산로




안렴대(按廉臺)

적상산 남쪽 층암절벽 위에 위치한 안렴대는 사방이 낭떠러지다.

고려 시대 거란이 침입했을 때 삼도 안렴사가 군령을 이끌고 이곳으로 들어와 진을 치고 난을 피한 곳이라 하여 안렴대라 불린다.

병자호란(1636~1637년) 때는 적상산 사고 실록을 안렴대 바위 밑에 있는 석실로 옮겨 난을 피했다고 한다. (안내문)






드디어 안국사 경내로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화려한 단풍에 도취된다.

적상산 단풍의 절경이 비로소 시작되는 순간이다.




안국사


안국사는 고려 충렬왕 3년(1227년)에 월인화상이 창건했다.

광해군 6년(1614년)에 조선왕조실록 봉안을 위한 적상산 사고를 설치하려고 이 절을 증축하며 사고를 지키는 수직(守直) 승의 기도처로 삼았다.

그 뒤 영조 47년(1771년)에 법당을 다시 지었고, 나라를 평안하게 해주는 사찰이라 하여 절 이름을 안국사(安國寺)로 고쳤다.


1910년 적상산 사고가 폐지될 때까지 호국의 도량 역할을 하였다.

1989년 적상산 양수발전소 위쪽 댐 건설로 절이 수몰 지역에 포함되자 원행 스님은 호국사지였던 현재 자리로 안국사를 이전했다.

성보박물관에는 세계 각국의 불상과 탱화, 불교 유물, 도자기 등 500여 점 이상을 전시하고 있다.





법당인 극락전



안국사 앞을 지나는 적상산성



적상호수가 생기는 바람에 그 보다 더 높은 해발 960m인 안국사까지 도로가 생겨 차량이 들어온다.

그 길을 따라 단풍이 곱게 잘 피었다.




적상산 사고


조선 시대 조선왕조실록과 왕실의 족보를 보관하던 사고가 있다.

광해군 6년(1614년) 실록각을 짓고, 4년 뒤(1618년)에 선조실록을 봉안하였다.

인조 12년(1634)에는 평안도 묘향산에 있던 조선왕조실록 일부분을 이곳으로 이안했다.

인조 19년(1641) 선원각을 건립하고 선원록을 봉안하였다.


사고 내에는 승장청, 군기고, 화약고, 수사당 문루 등이 있으며, 조선왕조실록과 선원록, 의궤 등을 보관하였다.

1910년 일제에 병탄 된 뒤 조선왕조실록 등이 서울 장서각으로 이전되어 사고는 황폐화되었다.

사고가 있던 본래 자리도 1992년 양수발전소 댐 축조로 물에 잠기게 되어 현재 위치로 이전하였다.

1997년 선원각 복원으로 시작으로 1998년 실록각 등이 각각 복원되었다.


서원각



실록각




적상산 양수 발전사업 소개 및 특징


무주양수발전처는 총 3000억원의 공사비로 1988년 5월에 착공하여 1995년에 준공한 순양수식발전소이다.
양수발전은 수력발전의 일종으로 전력요금이 저렴한 심야에 하부저수지의 물을 해발 860m의 상부저수지로 끌어올려 저장하였다가,

전력수요가 많은 시간에 물을 하부저수지로 낙하시켜 발전하는 방식이다.
지하발전소는 해발 최저 200m에 위치하고 있으며, 30평 아파트 약 400세대가 들어설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갖고 있다.


무주양수발전처에는 전력에 대한 홍보를 할 수 있는 전력홍보관이 있어 국민여러분께 휴일에도 개방 및 안내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아래 홈페이지를 참조하여 관람신청을 하면 된다.
전력홍보관에서는 전기 기초원리의 학습은 물론 전기놀이 등을 통해 전기의 모든 것에 대한 현장체험을 할 수 있으며,

무주구천동과 연계한 관광코스로서 연간 3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가고 있는 관광명소이다.  (무주군청 안내문)



물이 제법 빠진 적상호수



적상사고를 나오며 눈 앞에 펼쳐진 적상호수 주변의 단풍나무 숲의 단풍에 화들짝 놀란다.

호수 변을 빙 두른 단풍나무가 새빨갛거나 노란 단풍이 봄꽃보다 더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적상호수까지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 보니 단풍철을 맞은 나들이객들로 차량은 쉴 새 없이 이동한다.

버스 주차장과 승용차 주차장도 넘쳐나는 차량으로 북새통이 따로 없다. 



지난주 적상호수의 단풍이 절정인 데다 날씨까지 좋아 단풍놀이하기엔 최상이었다.

오늘은 날씨가 끄물끄물한 데다 간혹 빗방울도 떨어지고 어느새 단풍잎도 많이 떨어졌다.

산행하며 날씨를 제대로 맞힌다는 게 참 어렵다.



바닥에 핀 단풍꽃



적상산에서 가장 멋진 단풍터널이다.

날씨만 좋다면 내장산 내장사 입구 보다 더 멋질 것을...



길 옆 단풍터널도 이제 절반은 낙엽이 진 상태로 이번 주중 이후 끝물일 테니 보려면 서둘러야 하겠다.






적상산 적상호수 주변의 단풍이 가장 아름다울 때 내가 여기 있었다.



떠나기 싫을 정도로 아름답다.



적상호 끝머리에 물탱크가 있다.

그 물탱크 정상에 오르면 적상호 일대가 다 보일 만큼 조망이 좋다.

가봐야 별거 있겠냐는 생각에 갈까 말까 고민하다 뒤돌아선 순간 안 가면 후회할 지 모른단 생각에 결국 발길을 돌려 가고 만다.



아래쪽 무주호

이 호수의 물을 전력이 싼 밤에 상부 호수로 끌어올려 전력수요가 많은 시간에 물을 하부 저수지로 낙하시켜 발전을 얻는다.

꽃 피는 봄이나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에 많은 사람이 찾는다. 



아름다운 적상산과 호수 등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적상산 전망대는 무주양수발전소의 발전설비인 조압수조 옥상이다.

조압수조는 상부저수지(적상호), 지하발전소, 하부저수조(무주호)를 연결하는 수로의 상단이다.

발전기 급정지시 수로 압력의 급상승을 완화시켜 준다. (안내문)


양수를 위한 인공호수가 생기면서 건설된 지그재그 산길






적상산 전망대에서 다시 뒤돌아 나가는 길에...



올가을 단풍산행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화려함의 극치다.

처음 산을 오를 때 우려했던 낙엽도 일부 지긴 했으나 여전히 단풍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적상호는 양쪽 산줄기를 가로막은 보를 한바퀴 돌면 쉬울 걸 보는 출입금지 구역이라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들어가면 반대로 다시 돌아야 한다.

다시 돌아 나오며 반대편 승용차 주차장의 단풍 풍경을 본다.



승용차 주차장까지 가지 않고 버스 주차장까지만 와 주변의 단풍을 찍는다.

가로수 단풍은 건너편 전망대 가는 길이 가장 아름답고, 이곳 버스 주차장은 단풍 군락이 가장 아름답다.

단풍철을 맞아 전국에서 모인 차량이 이곳 적상호 주차장까지 빽빽하다.

산악회 버스도 이곳까지 올라온 후 나가는 길에 아래쪽 무주호의 단풍까지 겸해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 온 행락객이 주차장에 있던 공단 여직원에게 이곳 주차장의 높이를 묻자 대략 1,000m 정도라고 대답한다.

내가 즉시 등산앱을 보고 주차장은 해발 870m라고 정확히 알려주자 두 사람 모두 고맙다고 한다.

 



단풍나무 한 칸 위 참나무는 벌써 낙엽이 다 진 상태다.

단풍은 설악산을 시작으로 벌써 전북인 이곳 적상산을 한껏 물들이고 있다.

다음 주면 더 남쪽에 있는 주왕산이나 내장산의 단풍이 가장 화려할 시기다.




적상호를 양쪽으로 도는 데 3.3km에 꼭 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버스 주차장에서 공단 직원 두 명에게 산행 종료 지점인 치목마을까지 걸리는 시간을 물어보니 한 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단다.

산행 마감시간까지 대략 두 시간 정도 남았으니 충분하지만, 그래도 쉬지 않고 서둘러 하산한다.



송대

적상산 남쪽 계곡의 급경사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높은 암벽을 뛰어넘어 울창한 송림 사이의 층층바위로 쏟아지며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하산하는 길도 단풍과 어우러져 아름다우나 깔끔한 블로그를 위해 모두 생략했다.

주택 처마에 걸린 단감이 바람에 마르며 반건시가 될지 호랑이도 무서워한다는 곶감이 될지는 주인의 맘이다.

지금 하나 빼 먹어도 제법 달곰한 게 맞있겠다.  




날씨가 흐리단 예보에 별로 내키지 않는 길을 떠난 적상산에서 올들어 최고의 단풍을 보았다.

사실, 오늘은 설악산 망군대를 갈 생각이었는데 이번에도 성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주 금요일 무박으로 월출산, 월각산을 다녀올 생각인데, 산행이 또 무산되면 남해 금산으로 간다.

금산은 몇 년 전 12월에 다녀오긴 했으나 미진했기에 이번에 다시 가는데 단풍이 다소 이르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가을에 많으면 두 번 아니면 한 번 더 단풍을 볼 수 있겠다.

아름다운 시절이 이렇게 가며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