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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등등/해외 여행

킬링필드 상흔과 앙코르 여행의 단편들

by 즐풍 2018. 8. 2.



/킬링필드의 슬픈 상흔/



왓투마이 인근에 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기초공사를 하던 중 킬링필드 대학살에 희생된 다량의 유골이 수습되었다.

이 유골 처리에 부심할 때 왓투마이 사원에서 안치하겠다고 나서 현재 상태로 안치되고 있다.

사원은 작으나 킬링필드의 아픈 참상을 보기 위한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왓투마이 사원의 유골 안치소





 

 

폴 포트가 일으킨 킬링필드 학살사건은 연구 결과에 따라 최소 15만 명에서 최대 200만 명이 학살된 것으로 파악된다.
200만 명은 당시 캄보디아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수치다.

무지몽매한 옛날도 아니고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인 폴 포트가 유학 중에 공산주의에 빠져 이런 학살을 일으킨 주역이 되었다.

킬링필드는 1975.4월부터 불과 3년 8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자행된 만행이다.

 

캄보디아 곳곳에는 이렇게 킬링필드 현장이 관광지로 운영되고 있다.

이 유골도 인근에 주택단지가 들어서며 지반공사를 할 때 발굴된 유골을 이 사원에 안치한 것이다.

대표적인 집단매장지 중 하나인 쯔응아익 대량 학살 센터에는 17층 높이로 쌓아 올린 유골 위령탑이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집단 매장지가 전국적으로 약 2만여 곳에 달한다고 하는 데, 앞으로 얼마나 더 발견될지 모른다.

더 큰 문제는 폴 포트 정권 시절에 뿌려진 지뢰가 2011년 기준 400만~600만 개가 깔렸다고 하니 앞으로도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와트마이 사원에 안치된 이 유골엔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백색 유골뿐만 아니라 붉은 색 유골도 있다.

이는 출산한 여성이 아이에게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골다공증이 발생해 이 틈을 캄보디아의 황토가 스며들어 붉은색으로 변한 것이다.

죄 없이 죽어간 이 불쌍한 영혼들이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기를 염원한다.  

 


 

여러 학살 단계에서 고문할 때 누구와 함께했는지 물으면 대부분 죄 없는 가족이나 친구를 불었다고 한다.

이렇게 죄 없는 사람을 연쇄적으로 물고 들어가 죄 없는 많은 사람이 영문도 모른 채 희생되었다.

이런 킬링필드 사건으로 캄보디아엔 '나만 아니면 돼, 나만 살면 돼.'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고 한다.

혹여 자신이 잘못했어도 사과하지 않는 풍습도 이때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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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캄보디아 여행에서 미처 언급하지 않았던 단편들을 모아본다.


캄보디아를 단기간에 다녀오려면 오후 늦게 도착하여 호텔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부터 여행을 나서는 게 이상적이다.

그러면 온전히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지만, 호텔 숙박료 하루 치를 더 계산해야 하므로 요금이 추가된다.

우리팀은 한국 시각 새벽 6:30에 출발하여 현지 시각으로 11:00에 도착했다.

입국 절차를 밟고 짐 찾는 데까지 대략 한 시간 소요, 그러므로 하루 중 반나절만 여행한 셈이다. 


 


/난 맛사지가 안 맞아/

 

여행 중에 마사지가 두 번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캄보디아 마사지를 경험했으나 나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았다.

옆 사람들은 시원하다며 더 세게 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난 계속 더 약하게를 외쳐야 했다.

캄보디아 마사지는 사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맨발로 다니는 스님의 발에 생긴 피로와 노고를 풀어드리려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보통 마사지를 한 번 받는 데 거의 두 시간이 소요된다.

처음에 발끝부터 시작해 다리와 등을 지나 머리에서 끝난다.

비용은 함께 지급되었기에 팁을 2불 지급하면 되지만 맘에 들면 3불 정도 지급해도 된다고 한다.

매형이 바로 옆에서 같이 마사지를 받았는데, 마사지한 여성이 옆 사람이 5달러를 줬다고 하자

미처 그만한 돈을 준비하지 못한 매형이 만원을 꺼내 준다.

적정 가격을 지급하지 않은 매형이나 돈만 밝히는 그녀가 참 얄밉다.

그러면 다음부터 더 큰 돈을 요구할 게 뻔하니 못된 사람 하나가 상도를 더럽히는 셈이다.


여행 경비 중에 비자 발급 비용과 가이드 비용은 현지에서 지급한다.

경비를 현지에서 지급하게 함으로써 경비가 싸 보이게 하여 더욱 저렴한 가격에 다녀온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일까?


(이곳은 단체로 마사지를 받기에 길쭉한 룸 가운데는 통로로 연결되고 양쪽으로 무릎 높이의 바닥이다.

 옛날 군대처럼 일렬로 적당한 간격을 두고 각자 깔린 매트리스에 누워 마사지를 받는다.  

 커튼이 가려진 건너편에선 여성이 같은 자세로 마사지를 받는다.)

 

 


/앙코드 패스카드는 하이패스카드/ 

 

아래 보이는 앙코르 패스 카드는 10일 범위에서 3일간 쓸 수 있다.

전엔 사진 없이 카드만 판매했는데, 중국인과 유럽 거지들이 카드를 돌려가며 썼다고 한다.

이후 사진이 들어가고 뒷면 가장자리 네 면을 1일부터 31일까지 동그란 번호를 부여했다.

사원에 들어갈 때마다 사진을 대조하거나 펀치로 해당 날짜에 구멍을 내 재사용할 수 없게 하는 아이디어가 좋다.

이 비용은 계약금에 포함되어 있어서 우린 사진만 찍고 바로 발급받았다. 

비용은 62달러

 


 


 

/뮤지컬, Smile of Angkor/

 





낮에 앙코르의 유적을 본다면 밤엔 스펙타클한 뮤지컬로 앙코르 왕국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

뷔페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후 같은 건물에 있는 500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들어가면 된다.

이 뮤지컬은 캄보디아 역사와 앙코르 유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풀어내는 대서사극으로

'Smile of Angkor'란 이름으로 공연된다.

 

장이모 감독이 연출하고 이후 몇 번의 수정을 거치면서 계속 열연 되고 있다.

장이모 감독은 '붉은 수수밭', '패왕별희', '영웅' 등으로 잘 알려진 감독이다.

2008년 북경올림픽 개막식을 보았다면 그 스케일과 구성에 놀랐을 것이다.

다음 올림픽 예정지이던 런던시장은 북경올림픽 개막식을 보고 우린 이렇게 훌륭하게 치러낼 수 없다며 감탄했던 개막식이다.

얼마나 멋졌던지 올림픽이 매번 중국에서 열리면 좋겠단 생각을 했을 정도다.

그 개막식과 여러 영화를 만들었던 장이모 감독이 연출한 '스마일 오브 앙코르'이니 작품성은 따질 필요도 없다.

 




우리 좌석은 맨 앞에서 두 번째 좌석이므로 여행사에서 좌석은 참 잘 잡은 셈이다.

가까이서 보니 그들의 숨소리가 들리고 땀방울까지 볼 수 있었다.

가사가 없는 대신 전광판 자막에 한글,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내용을 알려준다.

어느 나라나 서사적 전설은 있기 마련이지만, 앙코르 유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뮤지컬로 각색해 잘 보여주고 있다.

놓치면 후회할 작품이다. 러링 타임 약 70분

 

중간에 폰으로 사진을 찍는 데, 이놈이 주책없이 자동으로 플레쉬를 터트린다.

당연히 사진 찍지 말라는 제지를 받아 더 사진을 찍지 않았다.

스마일오브앙코르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 몇 장으로 대신한다.

 

 

 

 



/숙소는 퍼시픽 호텔/






숙소인 퍼시픽호텔은 이런 복도를 따라 양쪽으로 숙소가 있으며 ㄷ자 형태로 빙 둘러 배치된다.

밖엔 수영장이 있고, 1층엔 뷔페 식당과 선물용 매장이 있다.

이번 여행 중 입이 짧은 나도 큰 애로 없이 식사를 마칠 만큼 음식은 무난하다.

물론, 대부분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이용한 결과다. 하여 준비한 누룽지는 그대로 갖고 왔다.



 

 

수영장이 깊은 덴 머리가 빠질 만큼 깊다. 열대지역이니 물은 수영하기 딱 좋을 정도로 미지근한 편이다.


 

 

 

/폰으로 찍은 파노라마가 좋은데 화질이 구려/

 

피사체와 거리가 짧아 한 화면에 유적지가 다 안 들어올 때 파노라마 기능이 좋다.

사진처럼 한 화면에 같은 사람을 두 번이나 올리는 기능을 이번에 배웠는데, 참 재미있으나 화질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이번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앨범을 책으로 주문했는데, 몇 장은 폰 사진을 이용하기도 했으나 화질이 안 좋다는 글자가 뜨기도 한다.

폰 사진이 화면으로 볼 땐 좋아 보여도 용량에 한계가 있어 출력 결과물은 과히 좋지 않다.


 

 

 


/웨스트바레이(West Baray)/

 

서쪽에 있는 저수지다.

천여 년 전에 땅을 파지 않고 그냥 둑을 쌓아 만든 저수지로 너비 2km, 길이 8km 정도로 크다.

어느 시대이든 최고 통치자의 제일 목표는 국민이 굶지 않게 하는 것이다.

캄보디아도 마찬가지여서 여러 왕이 건기에 가뭄을 극복하고자 지금까지 약 700개의 저수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커다란 웨스트 바레이 안에 있는 작은 섬에 사원도 있다고 한다.

 

언젠가 프랑스 군용기가 이 지역을 엑스레이로 투시하여 국가 간 분쟁 조짐이 있었다고 한다.

아무리 강대국이라도 남의 나라를 레이더로 투시하다니...

마치, 내 아내 내 딸을 투시해 보는 느낌은 아니었을까?

그런데 레이더 투시 결과, 지하도시가 발견되어 양국이 발굴하기로 하면서 흐지부지 넘어갔다.

지하도시를 발굴하면 또 다른 관광수입원이 되기 때문이다. 

 

웨스트 바레이의 석양(폰 사진: 구글 어시스턴트)


 

 

 

◇ 여행을 마치며 ◇

 

여행은 짧게 끝났다.

우려했던 열대지방의 모기는 구경도 못 했고, 식사는 그런대로 할만했다.

날씨는 32~34도를 오르내렸지만, 긴 팔을 입고도 그럭저럭 견딜 만 했다.

시엠립에 산재한 앙코르 유적은 내 눈을 의심할 만큼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언젠가 혼자 천천히 전체 유적을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러자면 적어도 몇 달은 족히 걸리겠다.

이렇게 다른 세상에 한 발 내디디고 보니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그 전에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부터 진지하게 한 번 훑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