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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산성·고인돌·고분 등

거문오름과 사려니숲

by 즐풍 2019. 4. 5.

 

 

 

탐방일자 2016.4.1. 금  오전 11:30~14:50(세시간 20분 탐방, 이동거리 3.4km)   날씨: 박무

 

 

거문오름을 가려면 예약을 해야한다.

당초 예약한 '16.3.31. 목요일은 비가 온다기에 취소하고 다음날인 4.1. 금요일로 예약을 변경했다.

예약은 09:00~13:00까지 30분 단위로 30명까지 선착순 예약인데, 하루 전까지만 예약이 가능하다.

예약을 하기 때문일까?

희소가치가 있어보인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해 매표를 하니 혹여 안 온 사람이 있을지 모르니 10:55분경에 미리 와 보라고 했지만,

모두 참석해 결국 예약된 시간에 입장한다.

 

당연히 숲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탐방을 시작한다.

해설사는 58년생으로 벌써 8년 정도 근무하셨다고 한다.

나름대로 많은 것을 알고 계시니 탐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제주도가 몽고의 지배에 들어간 이후 제주 목마장이 생기고 중산간지대에 말들을 방목하게 된다.

이후 봄이 되기 전에 병충해 피해를 막기 위해 산불을 놓는다고 한다.

말하자면 살인진드기나 말을 괴롭히는 여러 해충이 이 불로 타죽게 되는 것이다.

살충제가 없는 당시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이 전통은 1960년대까지 이어져 해설사도 어린 시절 제주 산이 벌겋게 불타오르는 장관을 매년 목격했다고 한다.  

불과 40여년 전까지 이런 전통은 계속 이어졌으니 800여 년이나 계속된 셈이다.

그 바람에 제주의 숲은 대부분 소실된 셈이다.

지금이야 몇몇 수목원과 사려니숲, 비자림 등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 점 매우 안타깝기도 하다.

러니 완산한 오름은 나무보다 억새가 더 많은 초원으로 변했다.

 

거문오름이 시작되는 입구

 

 

 

거문오름이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임을 알리는 표식

 

 

 

탐방로, 오늘 저 구간을 다 돌아본다.

 

 

 

거문오름은 몇 백년 계속된 불놓기로 민둥산이 된 걸 새마을운동 당시 삼나무를 조림했다.

삼나무는 일본계 나무로 너무 밀식을 해 뽀다구 없이 위로 자라기만 했다.

지금은 이런 획일된 조림은 지양하고 자연스런 식목에 더 관심이 많다고 하니 그 결과는 또 한참 후에나 나올 것이다.

교육사업이 백년대계인 것처럼 식목사업도 장기 비젼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

 

 

 

또한 태평양전쟁 당신 일본군은 이 거문오름 뿐만 아니라 제주 전역에 수많은 군사시설을 만들었다.

현재까지 제조도 내 370여개 오름(소형화산체) 가운데 일본군 갱도진지 등 군사시설이 구축된 곳은 120여 개다.

거문오름엔 이런 갱도가 10여개 있다.

 

 

 

 

거문오름 정상임을 알리는 방위표식, 높이 456m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형성과정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분출된 많은 양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지표를 따라 해안까지

흘러가는 동안 형성된 일련의 용암동굴 무리를 말한다.

거문오름은 만들어진 초기에 용암이 폭발적을 뿜어져 나오는 화산분출이 일어나 높이 456m의 화산체 모양을 만들었다.

그러나 화산폭발의 세기가 점차 줄어 많은 양의 용암이 흘러나와 벵뒤굴, 김녕굴, 만장굴, 용천굴 등 동굴이 생겼다. 

 

 

 

화산이 여러 차례 분출되어 바다로 빠지는 과정을 증명할 바위 단면  

 

 

 

수직으로 뻗은 나무의 위용

 

 

 

이곳도 여전히 계속되는 침식 작용을 볼 수 있다.

 

 

 

나무는 바위를 뚫고 자라기도 하니 그 생명력이 경이롭기만 하다.

이런 풍경이 도처에 널려있다.

 

 

 

좀 전에 지나온 1코스로 정상의 능선이다.

 

 

 

숯가마터

제주 지방엔 구한말(1900-1910년 전후) 시기를 전후해 활발하게 숯을 만들기 시작하다 그 후에 쇠퇴하여 170년대에는 거의 사라졌다.

이러한 숯가마는 해안이나 중산간지대에는 남아있지 않고 한라산 고지대에서만 드물게 볼 수 있다.

이 숯가마는 현무암을 둥글게 쌓아올려 전체적으로 아치형으로 만든 형태다.

가마 뒤쪽으로타원형의 숨구멍이 나있다.

 

 

 

 

풍혈

연중 15℃ 전후의 바람이 바위 틈새로 나온다니 겨울엔 따듯하게, 여름에 시원하게 느껴진다.  

 

 

 

용암함몰구 

용암동굴이 붕괴되면서 만들어진 용암함몰구는 습도가 높고 암석이 많아 양치식물이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이곳 함몰구에 서식하고 있는 주걱일엽, 좀고사리는 한라산 해발 800m 이상의 계곡 일대에서만 서식하는 종이다. 

 

 

 

 

2코스가 거의 끝나는 지점에 거문오름 수직굴이 있다.

이 수직동굴은 일반적인 동굴이 수평으로 발달하는 것과 달리 항아리 모양을 하고 있는 독특한 용암동굴이다.

동굴 깊이는 35m이며, 2층 굴의 천장이 무너지면서 형성된 것이다.

 

(이 수직동굴은 위험하여 철망이 씌워져 있다. 너무 가까이 있어 사진은 찍지 않았다.)


4.3사건 때 마을 이장을 이 수직동굴로 밀어 죽인 사람이 죽음을 2년 앞두고

그 자식에게 너의 아버지 주검이 수직동굴에 있다고 고백한 일대 사건이 있었다.

이 수직동굴 사건과 관련하여 제주도 태생인 오성찬이 4․3항쟁만을 쓴 중․단편만으로 엮은 작품집인 <단추와 허리띠>를 간행하였다.

현재 절판되어 국회도서관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고 한다.

 

수직동굴을 나오면 2코스와 3코스의 갈림길이다.

나를 포함한 몇 명은 3코스로 진행하고 일부는 이미 1코스에서 돌아간 람이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2코스에서 돌아간다.  

 

봄볕이 따듯한 쪽엔 새싹이 싱그럽게 피어난다.

 

 

 

 

 

 

 

목하, 거문오름 핵심구간 경계공사 진행 중

 

 

 

마지막 오름을 앞두고 사슴 한 마리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얼른 앉은 자세에서 두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줌 기능이 좋지 않아 크게 잡을 수 없다.

다행이도 사진을 다 찍을 때까지 포즈를 취한채 꼼짝도 않더니 내가 일어나니 그때서야 멀리 달아난다.

 

 

 

하산길의 우거진 삼나무숲은 진한 그림자를 남기며 깊은 숲임을 알게 한다.

 

 

 

거문오름 사무실 인근의 덧나무  

 

 

 

거문오름 관리사무실 안에 있는 돌하르방

 

 

 

거문오름을 마치고 사려니숲으로 가는 길에 만난 까마귀떼

무리지은 까마귀떼가 하늘에서 원을 돌며 회전하는 이채로운 광경이다.

 

 

 

사려니숲길을 가자면 4.3평화공원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타야한다.

버스에서 내리면 세상에 이런 숲이 있나싶을 정도로 삼나무가 양 옆으로 도열해 맞아준다.

 

 

 

 

 

 

 

도착했을 때가 오후 다섯시경, 너무 늦은 시간이라 다섯시 50분까지 나오라고 한다.

혹여 내가 멀리까지 가는 줄 알고 끝까지 길을 따라가면 15km가 넘는다며 겁을 준다.

 

 

 

시간이 없으니 간단하게 타원형으로 짧게 돌고 나올 생각이다.

 

 

 

숲은 나무가 우거졌지만, 아직 새싹이 돋지 않아 숲속의 어두운 느낌은 없다.

 

 

 

 

 

 

 

이 나무는 소나무와 다른 종류의 나무가 서로 붙어서 자라는 연리목이다.

길 옆에 있는데 연리목에 대한 안내문이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연리목인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나올 때 이 사실을 사무실에 알리긴 했는데, 나중이라도 안내문 설치라도 해주면 좋겠다.

 

 

 

다른 위치에서 잡은 사진

 

 

 

시간이 없어 금새 작은 원으로로 돌고 나왔다.

지난 해 아내가 이 코스를 돌고 너무 예쁘다고 했는데, 그 구간을 돌지 못한게 너무 아쉽다.

 

 

 

 

 

 

 

처음에 들어갈 때 우려했던 분들이 내가 나오자 멀리가지 않아 반가웠던 모양이다.

금새 나왔다며 좋아한다.

오늘이 아니면 다음이라도 기회가 있으니 다시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