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수 10:25-17:20(일곱 시간 산행) 날씨: 맑음(영하 8℃-영상1℃)
북한산 둘레길 제12구간인 충의길 입구는 이 계곡을 넘으면서 시작되는데,
개울엔 갈대로 서식하기 좋아 물고기가 살기 딱 좋겠다
새해 첫 날이다.
작년 새해엔 날씨가 춥지 않아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에 올라 소원을 빌었지만,
올핸 날씨가 추우니 일출산행은 포기한다.
느지막이 출발하여 들머리에 도착하니 10:20이다.
비포장도로 가운데 차량 한 대가 빠진 걸 보니 벌써 일출산행을 끝내고 하산한 모양이다.
그 자리에 주차를 하고 천천히 산을 오르는 데,
능선으로 접어드니 한기 강한 바람이 몰려와 옷을 하나 더 껴입는다.
둘레길에서 산행을 시작하지만, 막상 금을 넘으면 별로 알려진 코스가 아니다.
일곱 시간을 산행하는 동안 만난 사람은 단 한 사람에 불과할 정도로 무인지경이다.
그 사람도 복잡한 코스가 싫어 이 코스를 택했다며 의정부까지 넘어가야 하니 서두른다며 바람처럼 사라진다.
날은 춥지만 하늘은 맑고 푸르니 전망이 좋다.
올 한 해도 쾌청한 날씨처럼 내내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북한산 둘레길 제12구간인 충의길 입구는 이 계곡을 넘으면서 시작되는데,
개울엔 갈대로 서식하기 좋아 물고기가 살기 딱 좋겠다
어느 정도 능선으로 올라서자 2봉부터 4봉까지 보기 좋게 늘어서 있다.
폭 넓게 잡아보니 1봉부터 5봉까지 보기 좋게 늘어서 있다.
2봉은 두 번 올라가 한 번은 자일을 걸고 뒤로 넘어갔지만 위험한 구간이니 언제든 조심해야 한다.
건너편 도봉산은 여성봉부터 오봉과 자운봉 일원까지 한 눈에 조망되고, 한 칸 너머 사패산 정상이 보이기도 한다.
3봉에서 보는 2봉
바위 모양이 아주 특이하다
4봉은 오르기도 힘들고 하산코스엔 삭은 동아줄이 있어 위험하니 굳이 오른다면 자일 지참은 필수다.
강아지바위엔 눈이 있어 처음으로 바위 우측으로 돌아가는데 이 코스가 무난하고 쉽다.
왜 여태 몰랐을까?
내려온 3봉
북한산에서 제일 큰 소나무 중 하나
2, 3, 4봉 같이 보기
5봉부터는 헷갈리기 시작해 그냥 하나의 봉우리로만 이해한다.
오늘은 저 봉우리 뒤로 넘어가본다.
계곡으로 내려가며 다시 보는 4봉
처음엔 이 봉우리에서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었는지 몰랐지만, 눈에 난 발자국을 따라 새롭게 길을 따라 나선다.
여긴 사전예약을 받고 신분증을 제시해야 출입이 가능한 지역인데 어쩌다 스며들었다.
유격장을 지나 석굴암을 볼 수 있으나 큰 건물이 들어서며 예전의 작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사라져
멀리서 바라볼 뿐 오봉 쪽으로 넘어가는 지름길이 필요치 않다면 굳이 가 볼 필요는 없다.
가까이서 보는 도봉산 오봉
김신조 일당이 이 길을 거쳐 청와대 습격의 루트로 활용하여 그간 굳게 닫혔던 길로
저런 대전차방어벽을 설치했다는 사실에 아연질색한다.
낙엽이 다 진 겨울산에 아직도 끈질기게 남아 있는 단풍잎이 이채롭다.
길 없는 능선을 몇 개 넘고 넘으니 이런 토속신앙을 믿는 현재 진행형이 남아있다.
부처님 추우시다고 이불로 덮어 놓고 양초엔 불도 켜져 있으니 계속 관리 중이란 말씀
도봉산 우이남능선으로 암봉이 너무 멋지니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이 방향에서 올라가며 탐방을 해볼까?
계곡탐방을 끝내고 다시 능선으로 올라서니
지금까지 그렇게 다녔어도 보지 못한 풍경이 펼쳐지니 고생한 보람이 있다.
겨울이라 해가 짧아 산 그림자기 길게 늘어서 제 모습이 제대로 안 나온다.
길 없는 숲을 헤치고 올라서니 한 사람 발자국이 보여 따라간다.
처음엔 생소한 코스라 혼자 고생 좀 하겠거니 생각했는데, 다행히 먼저 길을 낸 사람이 있어 그를 믿고 따른다.
눈길에 그의 왼발에 나도 왼발을, 오른발에 내 오른발을 옮기며 그와 같이 호흡을 함께 한다.
산행하는 시간은 틀려도 그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 가는 길은 비록 혼자 걷는다 해도 결코 외롭지 않다.
인생 모든 게 그렇다.
처음이 어렵지 누군가 먼저 간 길을 따라 간다면 그 길은 편하고 쉬운 길이 된다.
북한산의 새로운 코스 탐방도 끝나가고...
산너머 서울 시내를 건너뛰면 불암산 정상이 보이니 언젠가 또 가보자.
오른쪽이 잠시 후 보게 될 마지막 봉우리인 9봉인데 이건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다.
도봉산 오봉과 자운봉, 우이남능선을 함께 본다.
좀 전 우회했던 암봉을 다른 위치에서 본다.
이건 자주 봤던 9봉의 모습으로 여기서 볼 때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건너편 능선 아래쪽이 코끼리바위로 기억된다.
8봉에서 보는 9봉은 날카로운 형태로 이쪽에서 올라갈 땐 후덜덜하다.
백운대와 인수봉은 역광이라 흐릿하다.
해 떨어지기 바쁘니 오전에 오던 길로 급히 하산을 서두른다.
오전에 본 소나무를 반대편에서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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