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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북한산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로보트바위

by 즐풍 2019. 6. 12.






2019.04.27. 토  10:01~15:11(전체 시간 05:10, 전체 거리 8.12km, 휴식 시간 51분, 평균 속도 1.8km/h)  맑음



누구나 무슨 일을 할 때 오래된 습관이나 징크스가 있을 것이다.

내게 등산도 그렇다.

가급적 등산 전날 배낭을 꾸리는데, 당일에 챙기면 간혹 용품을 놓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챙겨야 할 품목은 스틱, 햇 모자, 버프, 수낭, 장갑이다.

무릎관절이 안 좋아 스틱 없인 산행을 생각할 수 없으니 먼저 챙겨야 할 등산용품이다.

스틱처럼 충격 흡수를 위한 깔창은 등산화에 장착돼 있어 등산화만 신고 현관을 나서면 된다.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영감이 쓰던 모자인 [Watership]의 빈야드 헤이븐 햇은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오래된 모자다.

이 모자는 배의 돛을 만드는 데 쓰이는 두꺼운 천에 왁스로 방수 처리한 데다 창이 넓어 목덜미까지 햇빛을 가릴 수 있다.

여기에 버프까지 쓰면 햇빛은 완벽히 차단된다.


수낭은 물주머니에 호스가 달려 언제 어떤 경우든 배낭을 벗지 않고 바이트만 입에 물면 물을 마실 수 있다.

누군가 물이 떨어져 죽을 맛이라도 내가 빨던 물을 달라고 할 수 없으니 언제든 든든한 내 전용 수낭이다.

2ℓ와 3ℓ 수낭을 갖고 있어 더운 여름 장거리 산행도 다 커버할 수 있는 용량이다.


스틱의 손목 스트랩을 감거나 바위를 오르려면 여름에도 반장갑은 필수다.

여름을 지나면 장갑 낀 손등은 하얀데, 노출된 손가락만 검게 그을려 등산가의 면모가 유감없이 나타난다.

산행은 늘 좌충우돌하다 보니 한여름에도 긴팔과 긴바지로 온몸을 가리고 버프까지 더해 보는 사람이 더 더운 모양이다.


이렇게 바위를 만나거나 물을 건널 때조차 스틱을 사용함으로써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었다.

수낭 사용으로 배낭 벗는 시간을 줄이며 갈증을 즉시 해결하기도 한다.

썬크림의 끈적거림은 버프가 해결하고, 긴팔이나 긴바지는 풀잎이나 나뭇가지에 긁히는 걸 방지한다.


그러나 클립렌즈가 들어간 루디프로젝트 2개에 오클리 선글라스 분실 후 더 이상 이 필수품을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한여름이나 눈이 많을 땐 필요한 줄 알면서도 너무 자주 분실해 더 이상 거금을 투자할 형편도 안 된다.

올여름엔 불편하더라도 홈쇼핑에서 구입한 저가 고글을 이용해야겠다.




북한산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등산코스




이쪽 길은 입구부터 이렇게 예쁜꽃이 길맞이를 해주니 발걸음도 상쾌하다.



단풍철엔 빨간 단풍이 환영해 줄 테고...







오늘은 지방 산행을 가기 애매해 남양주 천마산에서 시작해 철마산, 주금산까지 약 22km를 걸을 생각이었다.

천마산까지 가는 교통편과 주금산 하산 후 베어스타운에서 귀가하는 대중교통을 다 확인하는 과정에 문자가 왔다.

일요일 대야산 회비가 안 들어왔다고 좋은사람들에서 온 문자다.

제법 오래 전에 신청해 산행 시작하는 수요일 정도에 입금했어야 했는데, 신청한 것조차 잊을 만큼 오래됐다.


고향에서 고구마 심는다고 해 점심 때 형에게 전화하니 안 받아 세 시간 뒤에 다시 전화해도 안 받는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는지 오후 4시에 통화하며 5월 11~12일에 심기로 해 오늘과 내일은 시간이 자유로워 대야산 회비를 입금했다.

대야산을 가려면 오늘 22km를 걸으면 안 되겠기에 가깝고 만만한 북한산행을 결정한다.

북한산에서도 비교적 쉬운 족두리봉을 시작으로 서너 시간 정도 짧게 탈 생각으로 구기터널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북한산을 그렇게 많이 다녔어도 이 코스는 처음이다.

족두리봉까지 그리 긴 코스가 아니니 짧게 끝나지만, 첫 입구부터 꽃길을 걸은데다 이런 바위까지 반겨주니 제법 좋다.



건너편 대호아파트에서 올라가는 코스



지금 오른 코스가 족두리봉에 가장 쉽게 도착하는 코스다.

족두리봉 오르는 구간



족두리봉 정상



족두리봉으로 오르는 옆 코스



족두리봉 뒷편에서 보는 정상 바위



족두리봉 관리 초소



족두리봉에서 바라보는 향로봉과 비봉






향로봉 가는 길에 뒤돌아 본 족두리봉



선림릿지 방향



족두리봉에서 향로봉으로 직접 갈 수 있으나 이 차마고도길이 좋아 조금 돌더라도 이 길로 돌아간다.



이 길을 걸을 때마다 드는 의문은 이 길을 내기 위해 바위를 깎았다는 생각도 들고

바위를 깎을 만큼 공력을 들일 필요가 없으므로 원래 이런 길이란 생각도 든다.

다시 생각해보면 이 길을 돌면 바로 탕춘대능선의 성벽이 있으므로 이 바위에서 돌을 채취해 길도 내며 성벽을 쌓았겠단 생각에 미친다.



이쪽에서 시작되는 향로봉은 막혀 있어 오른쪽으로 한참 돌아 올라갈 예정이다.  



좀 전의 향로봉을 우측으로 돌아가며 다시 보면 이런 능선이다.



드디어 중간에서 치고 올라온 향로봉 중간 구간이다.









저 아래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기 귀찮아 생략하고 바로 올라간다.






건너편 향로봉으로 오르는 길



방금 지나온 구간

이렇게 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지만 중간에 푹 떨어졌다가 바위 기둥을 잡고 올라야 하는 제법 난이도가 있는 구간이다.



앞으로 가야 할 비봉과 잉어바위



향로봉

저 사람들이 있는 곳에 출입금지란 팻말이 있으나 공단 직원이 없으니 자유롭게 통행한다.






지나온 구간



관봉은 생략하고 바로 비봉으로 이동한다.



가까워진 비봉과 잉어바위



드디어 올라온 비봉



비봉 오른쪽 바위가 실질적인 정상이다.



비봉에서 내려다 본 잉어바위와 멀리 로보트바위



비봉 입구를 막은 코뿔소바위



비봉을 마지막으로 로보트바위로 하산길을 잡는다.



로보트바위 정상에 한 사람이 서있다.

저 로보트바위까지 갔을 때 이 사람은 그제사 내려오기 시작하는 데, 로프 없이 맨몸으로 내려온다.

올라갈 때야 로프 없이 오를 수 있어도 내려오기는 힘든 데도 로프 없이 제법 잘 내려오니 고수다.



로보트바위 앞에서 본 비봉



로보트바위 아래쪽에 난 이 바위틈으로 돌아 하산 코스를 잡는다.



이런 길을 통과해 로보트바위 허리를 돌아간다.



건너편 저 암봉을 끝으로 금선사로 하산해 목정굴을 볼 생각이다.



방금 돌아온 로보트바위 뒷모습



마지막 암봉에서 로보트바위와 비봉이 함께 잡힌다.



왼쪽 715봉과 문수봉, 오른쪽 보현봉과 사자봉



금선사 입구



아래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목정굴이 시작된다.



굴 속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제법 잘 들릴 만큼 바닥으로 물이 흐른다.



이런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목정굴을 나서면 이런 도화가 반긴다.



금선사에서 바로 하산했으면 편했을 걸 이북5도청에서 버스 정유장까지 제법 긴 아스팔트를 걷기 싫어 다시 위로 올라간다.

건너편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안 보여 한참을 오른 후 겨우 찾아서 구기동으로 내려가는 길에 다시 보는 로보트바위와 마지막 암봉






구기동으로 내려가는 길에 다시 보는 비봉과 잉어바위는 늘 보던 풍경이 아닌 생경한 모습이다.



왼쪽 로보트바위 뒷모습과 오른쪽은 이름 없는 암봉



한참을 돌고돌아 다시 구기동으로 내려서서 결국 아스팔트 길을 걷는다.



금선사에서 바로 내려왔으면 진작에 끝냈을 산행이 돌고돌아 한참이나 걸렸다.

오늘 다섯 시간 10분 동안 8.2km 밖에 안 걸었으나 바위가 많고 경사가 심한 곳이 많아 의외로 고된 산행이었다.

내일 가야 할 대야산도 쉬운 산이 아닌데 잘 다녀올 수 있을까 걱정된다.

산에선 늘 욕심이 앞서는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