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_037
2023.4.17. (월) 12:09~15:25, 3시간 16분 산행, 6.1km 이동
3년 전 일산에 살 때만 해도 대부분은 가까운 북한산이나 도봉산 등 암릉산행을 좋아했다.
암릉 산행은 보기에 화려하고 스릴을 느낄 수 있는 데다 전신운동에 제격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변변한 산 하나 없는 평택으로 이사오며 사정은 달라졌다.
근교에 마땅히 갈 산이 없으니 대부분 원정 산행을 가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지방 산행을 가려면 기회가 많은 서울로 가야 하는데, 꼭두새벽부터 집을 나서기도 귀찮다.
그런 걸 보면 즐풍도 이젠 산행에 대한 열정이 식었나 보다.
죽고 못 산다는 남녀의 사랑도 한껏 길어야 18개월이라는 데, 산행을 15년 끌고 왔으면 제법 긴 세월이다.
살아있는 동안 산행으로 다리 근육을 적절히 유지해야 그런대로 건강할 테니 산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ㅁ 보문산(寶文山)
높이는 457.6m이고, 주봉은 시루봉이다.
시 중심부 남쪽에 솟은 산으로, 보물이 묻혀 있다 하여 보물산이라고 불리다가 보문산이 되었다거나,
나무꾼이 죽어가는 물고기를 살려준 은혜를 갚는 보물주머니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산 정상부에는 삼국시대의 석축산성인 보문산성(대전기념물 9)이 있으며 성 안에 있는 장대루에서는
시가지가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보문산성 동쪽 등산로 오른편 길가에는 높이 6m, 너비 6m 정도 되는 바위 하단 중간에
마애여래좌상(대전유형문화재 19)이 새겨져 있다.
그밖에 고려시대의 절터인 보문사지에는 대전시 문화재로 지정된 보문사지 석조(石槽)가 있다.
산 서쪽 안영동 유등천변에는 성씨별 시조의 유래를 알 수 있는 뿌리공원이 있다.
보문산 등산 코스
마을에서 잠깐 오르니 임도를 만난다.
임도에서 보이는 이정표를 따라 보문산 마애여래좌상부터 볼 생각으로 발길을 잡는다.
평택보다 남쪽이라 이제 막 피어난 싱그러운 나뭇잎이 더 많이 자랐다.
새로운 희망과 기운을 주는 이런 봄기운이 좋다.
이 마애여래좌상은 대전시에 하나밖에 없는 마애여래상이라고 한다.
ㅁ 보문산 마애여래좌상 (寶文山 磨崖如來坐像)
복전암(福田庵)에서 보문산성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 1㎞쯤 올라간 곳에 위치한
높이 약 6m의 바위 남쪽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은 일명 '장수부처'라고 불린다.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지니고 연화대좌 위에 앉은 부처를 얕은 부조(浮彫)와 선각(線刻)으로 새겼는데,
얼굴과 어깨 부분은 얕은 부조기법으로 입체감을 살렸다.
그 아래 부분은 선각에 가깝게 처리하여 마치 바위에 그림을 그린 것 같다.
불상의 머리 위쪽의 바위가 균열되면서 머리의 오른쪽(향좌) 나발(螺髮)이 일부 떨어져 나간 것을 제외하고는
보존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이목구비는 큼직한 편으로, 깊게 파인 눈썹에서 코로 이어지는 선이 날카롭고 분명하다.
눈은 가늘고 길게 뜨고 있는데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콧잔등은 평평하고 입술은 두툼하면서도 입꼬리가 살짝 아래로 쳐져있어 다소 침울한 느낌을 준다.
귀는 큼직하고 귓불이 길게 늘어져 어깨까지 닿았으며 목에는 두툼한 삼도(三道)가 두 줄만 표현되었는데,
마치 목걸이를 두른 것처럼 아래로 쳐져있다.
착의법은 오른쪽 어깨 부분이 마멸되어 분명하지 않으나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로 승각기를 입고
양 어깨에 걸쳐 통견으로 입었는데 가느다란 옷주름을 따라 붉은 칠을 했던 흔적이 보인다.
오른발을 왼발 위에 올린 길상좌(吉祥坐)를 하였으며 수인(手印)은 오른손은 가슴 앞에 들었고
왼손은 배 위에 얹었으나 마멸이 심하여 뚜렷하지 않다.
간략하면서도 단순화된 조형감각, 토속적인 상호표현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고려후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출처_문화재청)
보문산성은 보문산의 남쪽 해발 406m 정상부에 자리한다.
정상부를 마치 테를 두르듯 휘감은 전형적인 테뫼식 산성이다.
마침 즐풍이 방문했을 때 철쭉이 만개하여 절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보문산성은 가을의 단풍보다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철이 더 멋지겠단 생각이 든다.
이렇게 철쭉꽃이 화려한 오늘 오길 참 잘했다.
ㅁ 보문산성 (寶文山城)
대전광역시 중구 대사동 보문산(해발 406m) 정상 부분의 산세를 이용하여 쌓은 성으로, 둘레는 300m이다.
성벽은 자연지형에 따라 간단하게 다듬은 네모난 돌을 이용하여 쌓았으며,
성벽 바깥면은 조금씩 안쪽으로 둘러쌓아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하였다.
암반으로 형성된 동쪽과 북쪽의 급경사면에는 별도로 성벽을 쌓지 않았다.
발굴조사 결과 남문터가 확인되었고,
현재 통행로로 사용되는 북문을 통해 고려시대에는 성문폭을 좁혀서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동쪽 성벽 아래에서는 청동기시대 후기의 주거지 유적과 민무늬토기, 덧띠무늬토기 등이 발견되었다.
이 성은 백제 말에 신라와의 전투가 치열하던 때에 만들어진 것으로,
인근에 있는 산성들과 쉽게 연락을 취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출처_문화재청)
장대루를 눈앞에 둔 북문 입구의 모서리를 부드럽게 처리하여 더 강하게 쌓았다.
물론 최근에 복원한 것이다.
이런 철쭉 꽃밭 사이로 올라온 북문 구간
정면에서 보는 장대루
장대루에서 바라보는 아래 풍경
한밭 체육관 방향
저 능선 제일 높은 곳이 보문산 정상인 시루봉이다.
보문산상 탐방을 끝내고 시루봉을 거쳐 하산하게 된다.
당겨본 보문산 정상의 시루봉에 있는 보문정이다.
정상인 시루봉에 산성을 쌓지 않고 이곳에 성을 쌓았다는 건 이쪽이 방어에 더 유리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장대루를 내려와 보문산성을 한 바퀴 돌아볼 생각이다.
Welcome-Fly 님의 보문산성 유튜브 화면 캡처
이제 막 새순이 돋은 나무도 있고, 아닌 나무도 있다.
그 와중에 철쭉꽃이 만발해 봄의 정취를 한껏 높인다.
장대루를 뒤로 돌아 보문산성을 한 바퀴 돌며 자세히 살펴본다.
대전시에는 약 40여 개의 산성이 있는 만큼 대전은 산성의 도시이다.
그 대부분은 무너지고 거의 사라져 산성의 흔적을 별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보문산성은 백제산성으로는 최초로 1992년 경 대전시에서 복원한 것이다.
벌써 30년을 지나며 복원 당시 심었을 철쭉나무가 꽃을 피우며 만개해 성벽과 잘 어울린다.
즐풍은 이런 멋진 장관을 보기 위해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나 보다.
처음 성을 쌓을 때 뭔가 좀 부족했나 보다.
장대루 뒤로 일부 구간은 허물어졌고, 이곳도 왼쪽으로 새로 쌓은 게 보인다.
겨우 30여 년에 이렇게 허물어져 보수해야 한다는 건 옛날 기술만 못하는 증거다.
보문산성은 305m 밖에 안 되는 작은 테뫼식 산성이다.
그동안 즐풍이 세 번 소개한 평택 농성과 거의 비슷한 크기다.
평택 농성은 평지에 있는 토성이지만, 보문산성은 산 위에 있어 수고를 해야 볼 수 있다.
평택 농성이 궁금하면...
보문산성에는 두 개의 출입구가 있다.
특별한 명칭은 없지만, 남쪽에 있으니 남문이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백제가 쌓은 성을 1,500여 년이 지나 1992년에 전체를 새로 쌓았다.
통일신라 이후 이곳에서 큰 전투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305m 밖에 안 되는 조그만 성이라 한 바퀴 도는 데 잠깐이면 된다.
작은 성이지만,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 탐방하게 돼 가장 아름다운 산성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엔 성 밖으로 나가본다.
끝 부분에 흰색 성벽이 보이는 건 최근에 무너져 다시 복원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눈길 한 번 더 주고 보문산성을 떠나 시루봉으로 이동한다.
시루봉 정상의 보문정에 잠시 올라가 휴식을 취한다.
사방이 트인 정상이라 바람은 막힘없이 통하고 시야는 좋다.
오전에 다녀온 식장산 정상
낮은 언덕 앞에 과례정이란 정자를 지어 1층은 도로를 따라 걷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1층은 언덕 위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2층짜리 정자로 실용성이 좋다.
배꽃은 거의 졌는데, 무슨 꽃일까?
서대전역으로 이동하며 보는 서대전공원의 왕버들 나무다.
1990년 보호수로 지정될 때 150년 된 수령이라 했으니 이제 180이 넘어 200년을 바라본다.
수형이 참 멋지다.
철쭉꽃이 활짝 펴 보문산성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찾아왔다.
대전에는 문헌이나 사적으로 확인된 산성이 4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성곽으로 나라」라고 하더니 그 중심에 대전이 있다.
짧은 산행으로 훌륭한 보문산성을 봤으니 알차게 보낸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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