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_172
2022.9.21 (수) 06:50~07:40, 50분간 탐방
어젯밤 언양에 들어오면서 울주 언양읍성(이하 작성 편의상 '언양읍성'이라 한다)을 봤다.
언젠가 전국 읍성을 검색하며 '언양읍성'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는 걸 알고 기회가 오길 바랬다.
우연찮게 영알 9봉 인증을 위해 언양 숙소로 들어오며 기회를 잡은 것이다.
언양의 이른 아침은 햇살도 좋고, 날씨마저 좋으니 읍성을 관찰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이다.
□ 울주 언양읍성 (蔚州 彦陽邑城)
예부터 경주·울산·밀양·양산과의 교통 중심지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던 옛 언양 고을의 읍성이다.
읍성이란 군이나 현의 주민을 보호하고, 군사적·행정적인 기능을 함께 하는 성을 말한다.
처음에는 흙으로 성을 쌓았던 것을 연산군 6년(1500)에 현감 이담룡이 확장하여 돌로 다시 쌓았다.
평지에 네모꼴로 만들어진 보기 드문 평지성으로, 원래는 둘레가 약 1,000m, 높이가 4m나 되었다.
성안에는 4개의 우물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성을 쌓았던 큰 돌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성벽은 조선 전기 읍성 축조의 일반적인 방식이 반영되었다.
큰 돌을 대충 갈아 쌓은 후 빈 공간에 잔돌을 채워 성벽을 튼튼하게 하였다.
울주 언양읍성은 전국의 중요 읍성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던 14∼15세기의 축조방법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고려 말기부터 조선 초기에 나타나는 축성법 변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언양읍성 → 울주 언양읍성)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2011.07.28 고시)
(출처_문화재청)
먼저 '언양읍성'의 지도부터 보는 게 도움이 될 거 같다.
북쪽은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고, 동쪽과 서쪽의 절반인 북쪽 상태도 좋다.
남쪽의 타원형 노란 선 안에 남문인 영화루와 좌우로 일직선인 흰색의 성벽,
그리고 반원 형태의 체성만이 온전한 모습이고, 나머지 부분은 주택이 들어선 모습이다.
남쪽 우측에 아파트 2동과 경기장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보이지만 지금은 복원 공사 중이라
담장이 높게 설치되어 실상이 어떤지는 알지 못한다.
나머지 구간은 전부 농경지로 경작 중인 걸 확인했다.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이 남문과 연결되는 성벽이다.
성벽에서 보면 성벽을 중심으로 우측에 영화루가 복원되었고, 왼쪽 옹성은 체성과 여장이 온전한 상태로 남았다.
체성과 여장은 다음 안내문을 참고하고, 옹성은 성문밖에 반원형 또는 ㄷ자 모양으로 쌓은 성벽이다.
위 안내문으로 근총안과 원총안을 찾아보자.
밖은 온전히 석성이라 대포로 쏘기 전에는 무너질 염려가 없고, 안쪽은 토성이라 수시로 점검이 필요하다.
사실, 이 성벽은 원래 길게 연결된 것이나 도시화 과정에서 주택이 들어서며 사라지자
복원 과정에서 이렇게 뭉뚱 거려 막아 놓아 안타까운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언양읍성'을 온전히 복원하려면 성벽을 침범한 주택을 보상하고 땅을 사야 하는 불편과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옹성과 영화루
영화루로 들어가는 성벽도 사실 연결된 것인데, 주민들이 길을 내며 지금은 도로가 생겨 이렇게 끊어진 것이다.
남한에 자료로 밝혀진 읍성은 109개 지금 대부분의 읍성은 일제 강점기에 고의로 훼손되거나
도시화 과정에서 대부분 사라졌고, 남천 제방공사를 위해 빼다 쓰기도 했다.
그나마 이 정도로 상태가 양호한 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판이다.
* 남천 제방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에 축조된 것으로 그들이 고의로 언양읍성을 훼손할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옹성을 통해 들어가는 문
옹성 안에서 보는 영화루
옹성과 영화루를 위한 이해도
이 원형 옹성을 보며 로마가 세운 반원형 경기장을 밖에서 보는 듯한 착각에 사로 잡힌다.
로마가 자랑하는 다듬고 조각하기 쉬운 재질의 대리석이 아니라, 끌만 갖다 대면 깨지기 쉬운 화강암으로 만든 성벽이다.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다.
옹성 위에서 보는 영화루
성벽은 이렇게 완벽한 짜임새로 지어져 지금까지 굳건히 버티고 있는 것이다.
거의 수직으로 쌓아 올린 데다 돌 사이로 틈이 없어 맨손으로 돌을 잡고 오를 수 없는 구조다.
이 안내문을 보면 발굴 조사할 때도 옹성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남아 있다.
영화루는 복원했고, 영화루와 연결된 성벽도 도로를 위해 끊어서 마감하는 형식으로 변한 걸 알 수 있다.
성벽에서 보는 영화루
안에서 보는 옹성의 반원형 라운드
안타깝게도 남쪽 성벽은 바로 코앞에서 끝난다.
무단으로 점령한 주택과 상가가 이젠 주인인양 버티고 있으니 복원하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하다.
영화루와 성벽 사이를 가르고 지나가는 도로로 이렇게 뭉뚱그리며 복원해야 했다.
'언양읍성'에도 해자가 있었다고 한다.
중국 장안문의 해자는 말이 힘껏 달려도 해자를 넘지 못한 정도로 멀고 연못도 깊다.
우리나라는 말이 그렇게 흔치 않아 사람이 건너뛸 수 없는 정도의 너비에 깊이도 그리 깊지 않을 걸 알 수 있다.
유사시에는 해자 안에 대나무 창이라도 꽂았을지 모를 일이다.
남쪽의 성벽이 끝나는 지점
남쪽 성벽은 현재 1/3 정도만 남은 상태다.
영화루 안쪽에서 보는 서쪽 방향의 성벽
옹벽의 한편에서 보는 남쪽 성벽
남문인 영화루를 떠나기 전 안쪽에서 영화루를 한 번 더 본다.
이번에는 자리를 옮겨 언양읍행정복지센터 길 건너편으로 이동했다.
이곳 성벽은 가슴 높이의 비교적 낮은 성벽이다.
낮은 성벽도 잠씨뿐 이곳 밖은 석성이고 안쪽은 토성으로 앞서 본 남쪽과 같은 형식이다.
성벽 위쪽은 비교적 흰색이 많은 것으로 보아 최근에 가지런히 정리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곳은 동쪽 성벽이다.
동쪽 성벽과 북쪽 성벽의 경계선에 돌출되게 치성을 설치했다.
지금까지 본 여느 읍성에서는 보지 못한 색다른 구조다.
이곳 북쪽 성벽에는 일직선 상태의 성벽에 한쪽으로 돌출되게 치성을 쌓았다.
이렇게 돌출되게 치성을 설치함으로써 양쪽의 적을 갈라놓기도 하고 공격과 방어에 유리하기도 하다.
이곳 높이는 약 4~5m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이다.
멀리서 보는 성벽이지만 적당한 크기부터 바위까지 함께 쌓은 걸 볼 수 있다.
바위는 평면을 잘 다듬어 성벽과 평면이 되게 쌓아 잡고 오를 수 없게 만들었다.
성 안쪽엔 농경지가 있고, 멀리 남문인 영화루가 보인다.
북쪽 성벽은 이렇게 높이가 다른 구조도 보인다.
성벽 밖에서 보는 치성의 높이와 규모
성벽에 있는 이 열매는 뭐지?
찾아보니 하눌타리다.
전국 각지에서 자란다고 하지만, 보기는 이번이 처음인 식물이다.
북쪽 성벽의 이 치성에도 엄청난 크기의 바위를 깎아 세웠다.
웬만한 공격에 쉽게 무너지지 않게 견고한 성벽이다.
동쪽과 북쪽의 경계선에 있는 치성의 모습
다음 자료는 울주군 언양읍성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이니 참고하시길,...
처음 그려진 「해동지도」에는 남문만 누각으로 지어지고 동문, 서문, 북문이 초가지붕인 것을 확인할 수 있으나,
조선 후기 「지승」에는 기와지붕으로 변경되었고 「경주도회 좌통지도」에는 북문을 제외한 동문과 서문에 누각이 지어졌으며,
「여지도」이후의 지도에서는 모든 성의 문이 누각으로 지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임진왜란을 거친 후 150년간의 어려운 고을 사정을 알 수 있는 요소가 되며,
점점 읍성이 완성되어가는 단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양군지도」에는 북문 인근의 취락지구, 남문 인근의 관아 건물들, 4대문, 읍성의 윤곽 및 여장 등성 내시설이 표현되어
현재의 상황과도 많은 부분이 일치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형옥이 표현된 위치와 현재 추정위치가 동일한 서성벽 인근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읍성 밖은 남문 앞의 홍살문과 관아 건물들, 대숲과 노거수, 북문의 대숲 등이 그려져 있어
당시 남문 밖으로 관아 건물들이 위치하고 있었으며 진입부가 대숲으로 이루어져 있었음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북측의 화장산과 남측의 남천, 향고 등 당시 주변의 모습들도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출처_울주군 언양읍성 홈피)
읍성은 알면 알수록 새로운 것이 많다.
'언양읍성'은 다른 읍성에서 보기 힘든 치성을 쌓은 게 특징이다.
도심 가운데 있어서 유사시 읍면을 훌륭하게 보호할 수 있는 좋은 성으로 보인다.
읍성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 읍성이나 근대화 과정에서 민가가 점령하는 불상사를 막아내지 못한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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