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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제주도

월평해안경승지의 여러 비경 탐방

by 즐풍 2020. 12. 16.

2020_90

 

 

 

 

 

 

 

2020.11.7. (토)  14"00~16:46 (7.5km 탐방(선궷내 포함), 2시간 45분 탐방, 7분 휴식, 평속 2.8km/h) 맑음

 

 

제주 올레길이 대체로 해안을 따라 일주하는 코스다.

해안에 그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반증이다.

올레길을 필두로 해안 둘레길인 탐모라질과 해안누리길이 있는가 하면 한라산 둘레길,

절로 가는 길, 환상 자전거길, 그 외에도 크고 작은 탐방로나 생태로 등 수없이 많다.

 

해안가 어딘가 걷다 보면 만나는 게 대체로 올레길 시그널이다.

오늘은 올레길이 아니라 즐풍이 바람결에 머리를 빗으며 걷는 즐풍길을 만든다.

그 길은 즐풍이 지나가면 바람이 지나간 듯 자취도 없이 사라질 1회성 단발로 끝난다.

누군가 만든 길이 아니라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는, 그래서 온전히 자연적인 길 말이다.

 

 

동회수천이 어느새 선궷내로 이름이 바뀌며 해안에 도착하기 전 못내 아쉬워 마지막 눈물을 흘리는 계류다.

 

선궷내를 지나 시원한 바다와 마주한다.

이 해안선 따라 걸을 수 있는 데까지 걷다 못 걷겠으면 어디든 길 따라 걸을 생각이다.

그런 길도 없으면 바위를 넘고 숲을 헤쳐나가야지.

 

 

 

호랑이 목구멍 같은 작은 굴이 송곳니 두 개를 드러낸 채 포효하는 느낌이다.

바람아, 더 크게 불어라... 내 포효가 메아리치게...

 

선바위 

 

 

 

이 낚시꾼 한참을 조망하다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

저 자리는 잠시 후 즐풍이 교대한다.

 

이곳은 알작지해변이 아니라 알크지해변이다.

동글동글한 몽돌이 왜 이리 크더냐...

 

제주에서 이 정도 주상절리는 너무 흔하다.

다만, 큰 파도가 여기까지 나른 나뭇가지가 더 궁금하다.

 

뱀 대가리 같은 모습이니 사두암이라 할까?

아니, 제주에선 더 정겨운 제주말로 지은 이름이 있을 거다.

 

네 이름이 콧구멍바위지? 

 

 

 

이 바위도 아래쪽에 오른쪽 콧구멍이 보인다.

 

네가 왼쪽 콧구멍이냐?

어쨌든 아슬아슬하게 바위를 타고 뱀 대가리 같은 바위로 올라왔다.

 

 

 

좀 전에 사두암에서 서성거리던 낚시꾼이 저 바위로 자리를 옮겨 낚싯대를 풀었다.

 

해안을 예측할 수 없는 바위 형상이 많다.

모두가 찍으면 그림이 된다.

 

이 바위 우측에 작은 굴이 있다.

 

뾰족하게만 보이던 암봉도 이렇게 평평한 암반이다.

 

 

 

작은 굴에 들어와 밖을 본다.

 

 

 

좀 전에 이 해변을 따라 이 바위까지 올라온 것이다.

 

뱀의 오른쪽 콧구멍 같다던 작은 굴도 위에서 보면 이렇게 물이 담겼다.

워낙 낮은 곳이라 파도 한 번 들이치면 바로 넘칠 만큼 물이 담길 텐데, 지금은 하늘까지 담겼다.

 

올라가며 다시 보는 암봉 

 

 

 

 

 

즐풍도 이 낚시꾼이 있는 곳까지 내려가려고 했는데, 거의 직각인 벼랑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그럴 용기가 없어 포기한다.

누군가를 위해, 아니면 무료한 시간을 낚으려면 바위에 목숨을 걸기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낚시꾼이 대단해 보이기는 처음이다.

많이 잡으시기 바랍니다.

 

낚시꾼이 다니는 길이다.

 

 

 

어딘지 모르지만, 작은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니 이런 작은 개울도 만난다.

 

 

 

육지는 이미 대부분 활엽수가 다 떨어졌을 텐데, 이곳은 막 봄인 듯 보이는 신비로움이 있다.

 

곧 숲 터널을 지나게 된다.

 

또 다른 오솔길을 통해 낚시꾼이 가는 길로 들어선다.

자신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지게 모양의 井자 계단을 만들었다.

낚시는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한 게 아니라 어느 정도 활기차게 풍요한 먹거리를 위한 것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로 들어가는 길은 잡초로 우거져 이번에도 들어갈 용기가 안 난다.

 

대신 여기까지 온 노력으로 사진 두 장을 얻는다.

 

바다를 향한 그리움이 가득한 낙락장송

 

이 해안은 배를 타지 않는 한 오직 눈으로만 감상해야 하는 해안이다.

 

제주의 어느 명승지보다 더 뛰어난 절경을 가졌으나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토요일에 이곳을 탐방하는 데도 탐방객을 거의 만나지 못했다.

즐풍의 길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인가? 

 

 

 

이 콧구멍 굴에도 볕 들 시간이 있다. 

왼쪽 구멍에 방대 방향으로 뚫린 구멍을 통해 햇볕이 들어왔다.

 

 

 

좀 전에 본 암봉 위 새끼 소나무보다 이 소나무가 정만 낙락장송이다.

바닷가에 있으니 소나무라기보다 해송 또는 곰솔이라는 말이 맞겠다.

 

억새와 소나무, 그리고 바다 위 하얀 구름...

 

저 바위 전망대 아래 월평포구가 있다.

 

와우~

여기서 보니 더 멋진 그림이다.

 

푸른 바다에 등껍질이 벗겨질 만큼 강한 햇볕도, 

수없이 많은 파도에 씻겨져 내려가도 색 바래지 않고 여전히 검은 현무암 바위다.

푸른 바다와 초록 풀잎과 잘 어울리는 현무암 바위

 

 

 

 

□ 은은한 달빛을 품은 작고 아름다운 포구

 월평포구는 달빛을 품은 작고 아름다운 포구이다.
1980년대에까지만 해도 태우와 풍선이 있었으며 마을 사람들은 동물개, 동물포구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월평마을에 위치한 작고 아름다운 이 월평포구는
제주 올레길 7코스인 외돌개와 월평마을의 후반부인 동시에 8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올레길 7코스는 외돌개를 출발하여 법환포구를 지나 월평포구까지 이어지는 해안 올레로

많은 탐방객이 사랑하는 올레길로 유명하다.
월평포구 또한 오목하게 들어온 작은 연못 같은 포구로 올레꾼들이 사랑하는 장소 중에 하나이다. (비짓 제주)

 

 

월평포구는 이 협곡을 방파제 삼은 작은 포구다.

큰 배는 아예 들어올 생각도 못하니 이곳에선 작은 배가 골목대장이다.

객지 사람에겐 차라리 이런 작은 포구가 정겹다. 

 

올레길 7코스란 말이군...

 

누군지 그림 같은 집에 사는군...

 

 

 

쏜살같이 미끄러지듯 포구로 들어가는 배 

 

 

 

제주에 살면 낚시는 필수로 배워야겠다.

 

멀리 구름 사이로 한라산 남벽이 보인다.

 

차도 다니지 않는 이런 고즈넉한 길이 너무 좋다.

 

어때 한 번 걷고 싶지 않아요?

 

낭만 도보 탐방객들...

지금 막 선녀코지를 지나는 중이다.

 

 

 

강정마을인 걸 이 둥근 쳇바퀴가 알려준다.

 

배 주인이 장기 휴가라도 간 걸까?

아니면 더 이상 배를 운행하지 못할 사유가 있는 걸까?

 

아이는 엄마 손을 잡고 콧노래를 부른다.

제일 좋을 때다.

 

한 때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강정마을 인근의 강정 포구다.

강정포구는 해군기지와 연결되어 있다.

 

서귀포 강정 크루즈 터미널

 

정박 중인 해군 군함

 

 

 

제주의 바다는 나와 함께 하리라.

열상기상 11장 38인가? 집에 있는 딸의 성경을 잠깐 넘겨 본다.

천주교와 불교가 서로 이웃인 걸 알겠다.

옛날이야기가 됐지만 20세기 초 제국주의 프랑스를 등에 업고 천주교인 제주에서 부린 행패도

이재수의 난을 촉발시킨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옛날 상처를 끄집어내기엔 이미 오랜 세월이 지났다.

이제는 진정으로 속죄하고 화해해야 한다.

 

 

 

늘 많이 걷는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하루 종일 걷는다.

가장 천천히 여행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월평해안경승지를 천천히 음미하며 걸은 멋진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