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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제주도

천혜의 원시림을 자랑하는 강정천과 고지천_2부

by 즐풍 2020.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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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8. (일) 07:35~15:55(8시간 20분 탐방, 1시간 8분 휴식, 전체 거리 14.1km, 평속 1.8km/h)  맑음

 

 

강정천 1부는 바다와 만나는 하류부터 시작해 강정동 담팔수, 냇길이소를 통과하며 계곡미의 극치를 보았다.

강바닥까지 투명하게 보이는 1급 청정수인 에메랄드 빛은 여느 계곡에선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이후 상류로 갈수록 바위가 많아지며 거친 일면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제주도 용암계곡의 특징이 강정천에서 계속될 것인가?

 

먼저 끝낸 1부가 궁금하면

 

냇길이소가 멋진 강정천은 풍부한 수량에 1급 청정수네_1부

2020_98A 2020.11.8. (일) 07:35~15:55(8시간 20분 탐방, 1시간 8분 휴식, 전체 거리 14.1km, 평속 1.8km/h) 맑음 강정마을을 지나는 강정천은 수량이 제법 많다. 바다와 만나는 하류에 오면 강정천이나 악근천..

blog.daum.net

 

 

 

강정천 1부가 냇길이소를 중심으로 1급 청정수 계곡의 진수를 보여줬다면,

이번 2부에서는 활엽수림 속 계곡의 거친 면을 보게 될 것이다.

유수천은 끝나고 이제부터는 건천이 시작된다.

위로 도순교가 지난다.

 

 

 

순식간에 계곡은 건천으로 변하고 바닥은 암반 계곡이다.

 

계곡 옆으로 울창한 숲이 다른 세계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너는 어디서 굴러먹다 이리 굴러 박힌 바위가 됐냐?

한 덩치 해도 물살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로구나.

 

양동이 대야만큼 작은 물 웅덩이 

 

계곡이 좁아지며 양쪽 계곡을 가득 채운 상록수가 계곡 천장을 맞닿았다.

무수천 하류 협곡이 이렇더니 강정천도 이런 계곡이 있구나.

 

 

 

여기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계곡의 진수를 보게 된다.

오른쪽 햇빛에 너무 노출돼 잘 안 보이지만, 무지개다리가 놓여 양쪽을 구분한 허공 다리다.

 

좀 전에 왼쪽 폭포는 보았고, 이번엔 오른쪽 폭포다.

 

그 중간을 이렇게 무지개다리가 놓였다.

 

옆에서 보면 거대한 공룡의 등뼈만 남은 모습이다.

영겁의 세월 동안 이 계곡의 다리로 남아 옆으로 하나둘 떨어져 나가는 바위는 버리고

오직 이 등뼈만 남아 또 몇 백 년 잘 버틸 것이다.

 

이 등뼈가 얼마나 든든한지 살짝 올라가 건너본다.

 

등판은 이렇게 제법 넓은 형태로 트럭이 지나가도 끄떡없을 정도로 단단하다.

 

이번엔 반대편으로 넘어와 보는 무지개다리다.

 

상류로 갈수록 바위는 더 크고 다이내믹하다.

 

 

 

크고 작은 돌이 가득한 계곡이다.

작은놈들이 가벼우니 떠나기 쉽고, 큰 놈은 아주 센 물벼락이 아니면 좀체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가볍게 떠나느냐, 그대로 눌러앉느냐는 무게가 말해준다.

 

또 만나는 바위 턱인 폭포 

물이 흐른다면 천지가 들썩거리도록 아우성치며 떨어질 폭포가 연상된다.

 

폭포 한쪽엔 작은 굴도 생겼다.

이 굴이 깊이가 더해져 바위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때 결국 무너지리라.

 

 

 

 

 

폭포는 이렇게 그림자에 가려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이 바위에 빠진 돌은 뱅글뱅글 돌기를 수억 번 거친 후 주먹만큼 작아져야 겨우 빠져나가겠다.

 

 

 

좀 전 폭포 상단인데 사진에 입체감이 없어 아무렇지도 않게 보인다.

 

지도를 보면 이즈음부터 강정천의 이름을 버리고 고지천으로 명칭이 바뀐다.

한강의 발원지가 수없이 많은 데, 그중에 태백산 검룡소에서 흐르는 물줄기는 514km를 달리며

지역마다 여러 이름을 바뀌며 한강을 거쳐 서해로 빠진다.

한라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도 지역마다 불리는 이름이 다른 경우가 많다. 

 

이렇게 걷다 보면 딱히 어디부터 고지천인지 알 수 없다.

 

 

 

대명천지에 갑자기 밤거리를 만나게 되다니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앞당긴 느낌이다.

이런 게 제주 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특징이다.

 

그늘 사이로 드러난 계곡미가 아름답다.

 

계곡 바위에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 씌우고 말리는 느낌이다.

 

언젠가 다시 오기 전에는 다시 못 볼 비경이다.

 

 

 

강정천이라도 좋고 고지천이라 해도 좋다.

즐풍이 지금 이곳에 있다.

 

당겨 본 출구

 

한결 밝아진 계곡 출구다.

 

 

 

 

 

 

 

광명을 찾았나 싶었는데, 이내 숲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폭포가 만든 단층은 늘 이런 웅덩이가 생긴다.

물살이 세게 떨어지며 아래쪽 돌과 흙을 밀어낸 결과다.

 

 

 

 

 

 

 

 

 

위에서 떨어진 바위가 굴로 들어가 메꾸기 위해 순서를 기다린다.

 

 

 

늘 이렇게 크고 작은 폭포를 만난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비경을 보려면 비 온 뒤가 좋은 데, 이땐 물에 들어갈 수 없는 단점도 있다.

 

 

 

다시 시작된 밤거리 

 

 

 

 

 

폭포 상단에 바라본 물 떨어지는 마지막 지점

 

 

 

 

 

제주 여행이 끝나면 이젠 계곡이 눈에 어른거려 한동안 힘들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며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게 때론 좋은 점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조금 더 올라가 별로 볼 게 없다고 생각해 탈출한다.

이번에도 귤 농장으로 탈출해 다음 일정인 도순천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