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길이소가 멋진 강정천은 풍부한 수량에 1급 청정수네_1부

2020_91A

 

 

 

 

2020.11.8. (일) 07:35~15:55(8시간 20분 탐방, 1시간 8분 휴식, 전체 거리 14.1km, 평속 1.8km/h)  맑음

 

 

강정마을을 지나는 강정천은 수량이 제법 많다.

바다와 만나는 하류에 오면 강정천이나 악근천은 늘 계곡이 우렁차게 흐른다.

서귀포 지역에서 쓰는 상수도는 강정천의 물을 이용한다.

10여 년 전 이곳 바닷가 켄싱턴 리조트에서 교육을 받았기에 잘 안다.

주차장이 제법 넓은 데다 특별히 차량 관리를 하지 않아 이곳에 주차한다.

사실, 낮엔 투숙객도 각자의 일정대로 차를 끌고 나갈 테니 주차 단속을 할 필요도 없다.

 

켄싱턴 리조트 산책로에서 보는 악근천 하류

 

켄싱턴 리조트

 

악근천은 강정천보다 수량이 더 많다.

 

바다와 만나는 악근천 하류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악근천도 탐방하며 비경을 파헤쳐 볼 생각이다.

 

 

 

한 때 세상을 뒤흔들던 강정천 앞바다의 해군항으로 쓸 항구가 바로 코앞이다.

 

악근천과 채 100m 거리도 안 되는 곳에 강정천이 흐른다.

 

 

 

폭포로 가려면 켄싱턴 리조트를 들어가야 하므로 이 바위 가운데로 이동한다.

 

먼길 흘러 흘러온 강정천은 직탕폭포로 뛰어들며 바다의 품에 안긴다.

너희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 하던 바다에 안기냐 좋으냐?

 

강정천 하류는 이렇게 평탄한 암반으로 흐르는 물도 쉬어가기 좋다.

 

 

 

강정천으로 로으다 보니 취수원인 보에 막혔다.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없어 차도를 나가 빙 둘러간다.

 

강정천을 지키겠다는 농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열기는 식었어도 농성을 며칠째 이어간다는 날짜가 매일 바뀐다.

 

자광사로 들어오면 강정천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으리란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다시 밖으로 나가 트랭글 지도를 보면서 냇길이소 방향을 찾아간다.

 

마을에서 보는 한라산 남벽 방향 

 

 

제주 강정동 담팔수(천연기념물 제544호)

 

강정동 담팔수는 강정천 수원인 '냇길이소' 서남쪽 50m 지점 하천에 있는 '냇길이소당'이라는 당의 신목이다.

약 5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이 담팔수는 높이 11.5m,뿌리 둘레 10.5m, 굵기 6.4m, 수관 폭 15.1m이다.

제주에서 자생하는 담팔수 가운데 가장 크며, 나무 모양도 매우 독특해 생물학적 가치가 높다.

난대성 상록활엽수인 담팔수는 제주도 남부 지역에서만 자생한다.

잎은 자라면서 점차 붉은색을 붉은빛이 섞이게 된다.

7월 전후로 흰색꽃이 피며, 겨울에 검푸른색 열매가 익는다. (안내문) 

 

강정천으로 들어가기 전 거쳐야 할 통과의례가 있다.

지역주민이나 굿당에서 신성시하는 이 500여 년 된 담팔수 나무다.

작년 이곳에서 모기 센놈에게 물려 고생했던 곳이기도 하다.

서귀포가 따듯하다고 해도 벌써 11월이니 모기 코가 삐뚤어지고 꺾였는지 이번엔 물리지 않았다.

상록수라 사시사철 푸른 네 잎이 아름답구나.

 

냇길이소를 보려면 담팔수 나무도 함께 보아야 한다.

다행히 전에 있던 철책이 사라져 쉽게 들어올 수 있었다.

지난 여름 폭우가 이 계곡을 휩쓸며 철책 일부를 무너뜨려 철거된 상태라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강정천 입구에서 이곳까지 3km를 마을길로 이동한 셈이다. 

 

이 나무는 강정천으로 들어가며 보는 물가에 있는 나무다.

물이 할퀴고 가며 드러난 뿌리 사이에 둥근 자갈이 박히고, 뿌리 사이로 새로운 나무가 솟아나고 있다.

자연의 힘은 이렇게 위대하다.

 

주상절리면이 발달한 냇가의 절벽 

 

멀리 냇길이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다른 계곡은 거의 다 건천인데, 이곳은 여전히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유수천이다.

그러기에 강정천이 서귀포 지역의 상수도 취수원이 되는 까닭이다.

 

1년 전인 2019.9.9.의 냇길이소 폭포의 장관을 보려면

강정동 담팔수와 냇길이소

 

 

 

작년에 왔을 땐 비 온 뒤라 바위가 미끄러워 내려갈 수 없었다.

혼자라면 어떻게라도 내려가겠지만, 목우와 함께 왔으니 안전이 우선이었다.

 

 

 

해군기지가 들어서기 전 강정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건 구럼비 바위였다.

구럼비 바위는 강정해안에 약 1.2km 길이에 폭은 200~500m 정도 되는 하나의 너럭 통바위였다고 한다.

그런 거대한 바위는 제주 사람들에겐 토템의 신앙적 바위였음이 틀림없다.

이제 구럼비 바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 냇길이소가 그들의 마음을 달랜다.

 

 

 

냇길이소를 올라와 상류로 가는 지점의 암반에 생긴 소천지

 

이곳은 현지인이나 제주도 구석구석을 여행다니는 몇몇 탐방객만 안다는 숨은 명소다.

맑은 냇물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절벽이 장관을 이룬다. 

누구라도 이곳에 들면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할 것이다.
백두산 천지를 닮은 소천지는 다양한 생물들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맑은 수질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토록 보고 싶던 냇길이소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감개무량하다.

비가 내린 뒤엔 더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이런 풍경만으로도 감사하다.

 

이게 정말 냇길이소다.

검푸른 물이 그 깊이조차 가늠할 수 없다.

 

마지막 물이 떨어지는 지점엔 이렇게 물이 한 바퀴 돌며 한 박자 쉬고 낙하하게 된다.

 

냇길이소로 떨어지기 전 순서를 기다리며 대기하는 장소인 셈이다.

 

이런 작은 계류가 마지막엔 더 높이 뛰어놀라야 한다.

 

아래쪽 작게 보이는 곳이 냇길이소다.

 

 

 

 

 

 

 

 

 

군데군데 바위가 자연스럽게 물길을 막아 제법 많은 물이 고여있다.

계곡은 이렇게 물이 고이며 흐르는 게 보기 좋다.

 

 

 

어렵게 다리를 내려서서 이 둔덕으로 이용해 진행하려 했는데, 중간에 길이 끊겼다.

되돌아가 건너편으로 이동한다.

 

보를 막지 않았어도 물이 고인 게 비취색 고운 에메랄드 빛이다.

이렇게 맑은 물을 보기도 힘든 최상급이다.

이렇게 수질이 깨끗하니 서귀포 상수도로 샤워할 땐 미끌미끌한 게 너무 좋다.

 

 

 

 

 

 

 

 

 

제주도 계곡엔 이렇게 맑은 물이 넘친다.

그래서일까 제주의 삼다수 물맛을 따라갈 물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

 

이곳 역시 보를 막은 것도 아닌 데 자연적으로 평탄한 곳이라 이렇게 물이 고여 있다

이런 비경은 즐풍의 포스팅이 아니면 어디서도 볼 수 없다.

 

물과 절벽과 나무의 3박자 조화가 잘 맞아떨어진다.

 

이런 데선 손도 담그면 안 된다.

이 지역 취수원이기 때문이다.

 

 

 

이 절벽 틈새로 샘물이 흐른다.

강정해안에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고 미군기지를 만들며 물길이 바뀌었는지 전과 달리 강정천 물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서귀포 지역의 인구는 점점 느는 데, 물이 줄어든다니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겠다.

 

생명수가 절벽을 뚫고 이렇게 흘러내린다.

 

 

 

상류로 갈수록 폭은 좁아지고 바위는 점점 거칠어진다.

 

이 앞에 바위는 네가 낳은 바위냐?

 

 

 

지금까지 이 포스팅을 따라오며 바위에 일정한 높이로 하얀 줄이 그어진 걸 보며 왜 그럴까 궁금했을 것이다.

이 계곡은 깨끗한 물이 많다 보니 새들 천국이다.

새의 분변은 인간과 달리 흰색이다.

그 분변이 폭우를 만나면 일정 시간이 지나며 뿔은 게 물 위에 떠 흐르며 바위에 붙어 착색된 결과다.

 

믿지 못하겠다면 이 떡이 된 새들의 분변이 증거가 된다.

그러니 계곡물이 아무리 깨끗하다고 해도 비 온 뒤 상류에서 각종 동물,

심지어 사람의 분변까지 쓸려가니 2~3일이 지날 때까지는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

 

 

 

위쪽 도순교는 서귀포 지역과 중문지구를 연결하는 다리다.

강정천 1부는 여기서 끝내고 곧이어 2부로 넘긴다.

 

그토록 원했던 강정천 냇길이소의 숨어 있는 비경을 들춰봤다.

뿐만 아니라 상류로 올라가며 최상급의 계곡 물과 비경을 보았으니 운수대통 한 날이다.

제주 사람 몇몇만 아니 이런 곳을 즐풍도 탐방했다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