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_88
2020.11.6. (금) 14:25~17:30, 세 시간 5분 탐방, 잠깐 비 내림
몇 년 전 형제들과 돔베낭골으로 내려오긴 했는데, 바위가 많아 진행하지 못하고 잠시 쉬며 얘기만 나눴다.
그러니 돔베낭에 대한 기억도 별로 없어 긴가민가하며 주차장에 닿자 그제야 기억난다.
그때와 달리 이번엔 혼자라 어디든 갈 수 있어 그날의 한을 풀 기회다.
□ 푸른 바다를 향해 걷는 아름다운 해안산책, 돔베낭길
돔베낭길은 올레 7코스인 외돌개와 월평마을까지의 코스 중 시작점인 외돌개에서 2.6km 정도 되는 산책로이다.
길게 걸어야 하는 올레코스는 부담스럽지만 아름다운 절경을 보며 짧게나마 올레코스를 걷고 싶다면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보며 걷는 돔베낭길이 제격이다.
돔배낭길은 남원큰엉 산책로와 함께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 산책로로 꼽히는 길로
제주올레 이사장인 서명숙 씨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다.
돔베낭길은 원래 돔베낭골로 돔베낭이 많은 굴이라는 데서 붙인 것이다.
돔베낭은 동백나무를 이르는 제주어이고, 굴은 골짜기를 뜻하는 골[谷]이 변한 소리이다. (비짓 제주)
잠시 돔베낭길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돔베낭길은 이렇게 사유지를 통과하는 곳이다.
조용히 지나가라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어느 사유지에서 통과를 불허하여 우회하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되돌아가 돔베낭골로 들어간다.
제주 비짓에 안내된 돔베낭길을 보면
제주올레 이사장인 서명숙 씨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라고 표현했다는 길이다.
조금 더 진행했다면 그렇게 멋진 길을 만났을지도 모른다.
즐풍이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그 멋진 길을 놓쳤으니 다음 기회로 미룬다.
돔베낭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 돔베낭골
해안 절벽과 훤히 트인 바다의 경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해안이다.
돔베(도마)같이 넓은 나뭇잎이 많은 곳이라고 해서 돔베낭골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기묘한 모양의 절벽들과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으로 유명하다.
특히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는 맑고 깨끗하여 예전에는 마을의 중요한 식수원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비짓 제주)
돔베낭골로 들어섰으니 어디로 가든 굉장한 풍경이 즐풍을 기다릴 거란 예감이 든다.
잘려 떨어져 나간 주상절리가 반긴다.
해안 단애는 모두 주상절리로 이루어졌다.
그런 주상절리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도 많아 여느 주상절리와 다른 모습이다.
떨어져 나간 주상절리의 다양한 모습
그리스 아테네 신전을 보는 느낌이 든다.
동양은 단단한 화강암이 많아 가공하기 어려워 석조 건축물은 별로 없다.
중국 천안문 건물에 사용된 건축물 기단의 계단이나 석조물은 대부분 옥돌로 만들었다.
화강암보다 무르고 가공하기 쉽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왓의 그 많은 석조물도 사암이라는 가공하기 쉬운 돌이다.
서양은 동양에 별로 없는 대리석이란 독특한 돌이 많다.
대리석도 처음 채석했을 땐 가공하기 쉬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진다고 한다.
그러니 신전이나 월형 돔 경기장에 많이 사용되었을 것이다.
석물 가공이 얼마나 쉽냐에 따라 동서양의 건축양식이 이렇게 다르게 나타난다.
바다와 만나는 해변은 바위 투성이고 해안 절벽은 시커먼 현무암인데, 선명하지 못한 주상절리다.
그래도 이 정도 풍경이라면 즐기며 걸을만하다.
서쪽으로 걸을 수 있는 데까지 무조건 걷기로 한다.
크고 작은 바위를 오르내리며 걷고 또 걷는다.
이번 여행은 시종일관 혼자 걷는다.
용천수가 바위틈으로 기세 좋게 흐른다.
이런 샘물이 민가가 많은 마을에 생기면 천혜의 혜택이라고 고마워할 텐데, 바다로 떨어지니 아쉽다.
계곡을 포함해 이런 난코스는 혼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른 사람과 동행하면 개고생 시킨다고 투덜대며 진작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험한 구간은 단독 탐방이 제격이다.
멀리 보이는 곳이 법환포구와 마을이다.
신전이 너무 높았나?
쓰러진 기둥이 난무하다.
구멍이 숭숭 난 독특한 주상절리다.
스펀지를 확대한 모습처럼 보인다.
많이 낚았어요?
엊그젠가 새연교 지나 새섬 탐방할 때도 보았던 범섬이다.
돔베낭골도 거의 끝나간다.
판상 주상절리다.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잔뜩 찌푸렸다.
아주 작은 굴을 통과하는 길이다.
이런 굴이라도 있으니 탐방하는 재미가 커진다.
알고 보면 돔베낭골도 전엔 올레코스에 포함되었길래 이렇게 올레길 표시가 되어 있겠지.
언제부턴간 위험하고 낙상사고가 잦자 막아놓은 길이 되었다.
이 하늘색 점으로 이동 하란 이정표이다.
돔베낭골을 빠져나오니 올레길 구간이 아니란 푯말이 붙었다.
그래도 다닐 사람은 다 다닌다.
속골 다리다.
막 속골다리를 넘어 계곡으로 올라가는 데, 비가 내려 옆에 있는 정자로 들어가 쉰다.
쉬는 김에 우체통 밑에 준비된 엽서를 가져다 목우에게 편지를 쓴다.
1년 후에 배달된다니 그때 받는 기분은 어떨까?
비가 그칠 때까지 30여 분 잘 쉬었다.
비가 그치자 잠깐 계곡을 살피고 차량 회수를 위해 마을길을 걷는다.
마을길을 걸었으나 주차장으로 빠지는 길은 사유지에 건물이 들어서고 담장이 있어 나갈 수 없다.
트랭글 지도를 보니 한참 돌아가야 하기에 돔베낭골을 다시 걷기로 한다.
마을길에서 만난 어느 농장의 운치 있는 샘물과 주변 풍경이다.
해삼처럼 생긴 특이한 형태의 바위다.
별로 길지 않은 돔베낭골인데, 바위가 많아 천천히 걷고
중간에 비도 내려 쉬는 시간도 제법 길었다.
날씨만 좋았으면 사진 또한 그림 같았을 멋진 돔베낭골이다.
마지막 대미를 이렇게 멋진 석양을 내보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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