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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제주도

파래 습격으로 난장판 된 신양섭지해수욕장

by 즐풍 2019. 10. 2.








2019.09.11. 수  오전에 잠깐 방문   점차 개임





섭지코지 입구인 신양섭지해수욕장에 도착했다.

벌써 9월 중순으로 접어들어 기온 상 해수욕을 즐길 사람은 없겠으나 광치기해변 보러 가는 길목이니 들린다.

머잖은 곳에 풍경 좋은 섭지코지는 이미 여러 차례 다녀왔기에 생략한다.


막상 해변에 내려서자 파도가 밀려오는 곳엔 잔디인듯 푸른색이 해안선을 따라 수평을 이루며 길게 퍼졌다.

웬일인가싶어 가까이 다가가니 파래가 밀려와 백사장을 뒤덮은 것이다.

이젠 해수욕철도 아니니 이 파래는 내년 해수욕장 개설할 때까지 방치될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파래 반 물 반인 제주해변은 이들 구멍갈파래와 괭생이모자반 등 밀려드는 해조류로 골머리를 앓는다고 한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비릿하고 쿰쿰한 냄새가 올라와 해수욕이나 바다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발걸음 돌리기 예사다.

제주도에서도 동부지역엔 해변을 점령한 파래 등으로 올여름 장사를 망쳤겠다.


며칠전 바람을 몰고 온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더 많은 파래가 해수욕장을 덮쳤을 것이다.

제주도는 1999년부터 20년째 갈파래와 모자반 수거를 되풀이한다고...

이를 수거·처리하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만 매년 10억원이 드는 만큼 재정 부담도 큰데, 이를 어쩐담...



더 이상 해변을 즐기는 사람이 없으니 해수욕장 행정봉사실은 개점 휴업 상태다.





신양섭지해수욕장


섭지코지 2km 전 오른편에 자리한 신양섭지해수욕장을 만나는데, 신양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린다.
섭지코지 곶부리 안쪽에 자리해 해안선이 넓은 반달 모양이다.
파도가 바다로부터 직접 들어오지 않아 잔잔한 편이다.
수심이 낮고 모래가 고아서 아이들과 놀기에도 좋다.

해수욕장 반대쪽에서는 바다와 성산일출봉, 유채꽃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할 수도 있다.
또한 국제윈드서핑대회가 개최됐던 곳으로 윈드서핑을 즐기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주변 관광지로 섭지코지, 아쿠아플라넷, 성산일출봉, 온평리 혼인지 등이 있다. (비짓제주))





신양섭지해수욕장은 바닷물색을 알 수 있듯 바다가 낮아 제법 깊은 곳까지 모래사장이 보일 정도다.

파래만 없다면 아이들 천국이겠다.








이 많은 파래를 어찌할꼬...




발밑엔 오래 전에 밀려온 파래가 허옇게 시들어 말라죽고 파도 타고 밀려온 파란 파래도 곧 같은 운명을 맞겠다.

시간이 지나면 이들은 수분을 머금은 채 부패하며 악취를 풍길 것이다.




뭉친 곳은 발목을 덮을만큼의 두께다.












파래로 폐허가 된 신양섭지해수욕장을 뒤로 하고 길 건너편 해변으로 이동한다.












노인이 고개를 숙인 형상이다.




거북이 모양의 바위




도로를 건너자마자 성산일출봉이 마주보이는 이름없는 해변이 나타난다.

신양섭지해수욕장과는 도로 하나 건너에 있다.

신양리설촌 백주년 기념탑이 있다.

신양리설촌이 무슨 뜻일까?

작은 글씨 가득한 표석에 그 내용이 기재되어 있겠으나 확대하기 전까지 내용 파악이 어렵다.

설촌은 한자로 設村이라 쓰며 마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며 마을이 생긴 때를 말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 어로와 해조류 채취를 위하여 고성리에서 정(鄭)씨, 김(金)씨 등이 이주해 살기 시작한 것이 설촌의 시작이다.
이후 바다 농사에 필요한 비료인 둠북, 감태 등 해조류가 많이 생산되고 어업에 종사하기 편리하여 이주하는 주민이 많아졌다.
1915년 도제가 실시되어 제주도 정의면 고성리에 합병되었다.
1951년 4월 마을이 고성리에서 완전 분리되면서 신양리라 칭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신양리 홈페이지 편집)


5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육지는 제주처럼 설촌의 유래를 찾기 어렵다.








도로 하나 차이인데도 이쪽 바다는 깨끗하다.

성산일출봉까지 조망돼 풍경도 제법 괜찮다.








신양섭지해수욕장이 파래로 초토화된 반면 이쪽은 깨끗해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대이동이 예상된다.












물이 들어찬 해변은 거의 암반으로 된 바닥이라 아이들 놀기는 마땅치 않겠다.

그러나 바닥이 얕아 어느 정도 분별이 가능한 아이들은 해수욕 즐기기에 부담없겠다. 




잠깐 물이 빠진 암반엔 파란 이끼가 살짝 껴 잠시 후 보게 될 광치기해변을 닮아간다.




바닥 암변 클로즈업
















당겨 본 성산일출봉




바닷물 출렁임 따라 물결 모양을 이룬 모래




이곳이 신양리이므로 신양해수욕장이란 이름이 잘 어울리겠다.

신양해수욕장...




바닷물결 모양 그대로...




웬 곤충을 집을 만들며 모래가 쏟아져 들어오지 않을 각도를 계산해 원추형으로 언덕을 만들었다.




해변을 조금 올라온 곳엔 파래 대신 파란 잔디가 뒤덮고...












해변의 한 때를 즐기는 가족



이렇게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파래가 밀려와 부패하기 시작한 신양섭지해수욕장과

이름 없으나 깨끗한 해수욕장을 동시에 탐방했다.

제주에 마을이 형선된 시기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설촌마을의 유래도 알게 됐다.

여행은 관광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도 배울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