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8. 일 오전에 잠깐 방문 비가 오락가락 내림
예매한 9월 7일 제주행 06:25 발 아시아나항공이 태풍 링링으로 결항이라는 문자가 출발 전날 왔다.
딸에게 다음 항공편으로 갈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간으로 예약하라고 했더니 11:25 발 에어부산 항공편을 20,900원에 끊었다.
역대 최저가라고 좋아했는데,
아빠는 먼저 제주에 가 있다고 금요일 오후 8시경 결혼한 언니에게 가족 단톡방으로 톡을 보낸다.
저녁 먹다 말고 깜짝 놀라 아빠 지금 집에 있으니 얼른 같은 항공편에 추가 예매를 부탁했다.
난 여행 끝내고 1주일 교육이라 따로 귀가하는 걸 작은애가 먼저 간 거로 착각한 것이다.
오후 9시에 같은 항공편으로 예약하니 이번엔 113,000원으로 무려 다섯 배나 비싸다.
함께 예매했으면 상당한 이득이었을 텐데, 착각으로 결항된 항공편과 별 차이가 없다.
역대급 바람 폭탄을 동반한 초강력 태풍 '링링'이 7일 오전 제주 서북쪽으로 약 1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7㎞의 빠른 속도로 북진 중이다.
제주에 도착할 때 제주는 이미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겠지만, 김포공항은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뉴스를 주시하는데, 토요일 12:00까지 김포공항의 출발이 제한된다고 한다.
예약한 에어부산이 11:25 발이라 다소 불안한 느낌이다.
아침 식사 중에 에어항공에서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결항한다는 문자가 도착한다.
다시 아시아나항공으로 변경하여 토요일 14:55 발 비행기표를 이번엔 81,000원에 구매했다.
13:45경 김포공항으로 출발하려는 데, 이 또한 결항이라는 문자가 도착한다.
더 늦게 출발해봐야 해 질 녘인 데다 숙박료 부담만 커지기에 일요일 07:55 발 이스타나항공으로 변경한다.
토요일 숙소만 예약하지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추석을 앞둔 초가을에 뜻하지 않은 역대급 바람 폭탄을 몰고 온 링링으로 여행 첫날은 아예 사라졌다.
이런 우여곡절과 해프닝 속에 다음 날 아침 무사히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여전히 내리는 비로 도착하자마자 제주국립박물관을 먼저 둘러 보고 두 번째 코스로 가까운 방선문을 들린다.
방선문
푸른 절벽이 깎아지른 듯 서있는 한천계곡 한 가운데 마치 대문을 열어놓은 모양으로 지붕이 덮여있고 앞뒤로 트여있는 큰 바위가 있다.
예부터 이를 두고 '신선이 방문하는 문' 이라는 뜻인 방선문(訪仙門) 이라 불렀다.
신선이 사는 곳의 입구이니 그 경관의 빼어남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영주 12경 중 하나인 영구춘화(瀛邱春花)의 현장이 바로 이곳이다.
제주참꽃인 철쭉꽃이 절벽을 붉게 물들이며 맑은 계곡물에 비쳐 전체를 붉은 색으로 물들면 감탄이 절로 나올 만 하다.
이처럼 방선문은 신선세계로 통하는 문으로 신선세계와 인간세계의 경계선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방선문을 경계로 한라산 안과 밖이 나누어지는 것이다.
또한, 방선문 일대는 한국 고전문학 중 해학소설의 백미이자 판소리 열두마당의 하나인'배비장전'의 무대이기도 하다.
예부터 제주에 부임한 목사를 비롯한 지방관리뿐만 아니라 유배인까지 많은 선인들이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다.
방선문 곳곳에는 그들이 남긴 '訪仙門' ,'登瀛丘'등을 비롯해 50여 개의 마애명이 남아있다. (비짓제주)
전설
옛날 이 방선문계곡에는 중복날이면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이 곳에서 목욕을 하고 간다고 소문이 있었다.
어느 해 중복날 여러 선비들이 방선문에 가서 반석(먹돌판)위에 앉아 바둑시합을 마치고 친구들은 집으로 가는데
그 중 한 선비가 선녀를 한번 보았으면 하는 호기심에 혼자서 남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바위 틈에 숨어 있었다.
시간이 오래지나 저녁 될 무렵까지 기다렸지만 선녀들이 나타나지 않자 그만 가려고 하는 찰나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서는 옷을 벗어 놓고 목욕하기 시작했다.
숨어 훔쳐보던 선비는 아름다운 선녀들을 넋잃고 구경하다 한 선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 선녀는 깜짝 놀라서 같이 목욕하던 선녀들과 함께 황급히 옷을 입고 옥황으로 올라가 버렸다.
옥황상제는 목욕하러 인간세상으로 내려갔던 선녀들이 급히 올라와 버린 것이 이상하여 물어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다.
화가 난 옥황상제는 오방신장들을 시켜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그 선비를 잡아오도록 명하였다.
옥황상제는 벌로 선비를 백사슴으로 만든 후 한라산 백록담을 지키도록 명해 백록담에 살게 되었다. (비짓제주 편집)
왼쪽에 짧은 동굴로도 물이 흐르나 역광이라 검게 나왔다.
화감암 반석은 오랜 세월 물이 흐르며 반들반들하게 닳았다.
색깔도 물에 빠져 화강암처럼 거의 회색으로 변했다.
방선문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오래 전에 막았다.
그런데도 비짓제주엔 멋진 풍경으로 올려놓아 일부처 찾아왔다.
여전히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반들반들해진 암반이 미끄러워 들어갈 수 없다
보이는 대로 사진만 직고 아쉬움을 남긴 채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언젠가 맑은 날 다시 방문해 암반따라 좀 더 깊숙이 탐방하면 좋겠다.
방선문의 지질형태
방선문 계곡은 꿀처럼 점성이 높은 현무암질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두꺼운 용암지대에 하천이 침식해 형성된 지형이다.
방선문의 단면은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수직상의 주상절리와 수평의 판상절이가 잘 발달했다.
침식된 여러 단면에 마애명을 새겨놓았다.
판상절리의 용암류 하부는 물이 흐르며 차별침식을 받아 암반 하부에 발생한 통로다.
이곳의 규모는 내부 통로 높이가 5m, 길이는 15m, 폭은 15~20m이다.
방선문에 들어올 때 현대자동차에 내장된 내비를 이용했다.
경운기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길이 좁아 중간에 마주치는 차량이 있으면 낭패도 그런 낭패가 없겠다.
다행히 긴 구간을 지나는 동안 마주오는 차량은 없었다.
나갈 땐 카카오맵을 이용했더니 차량 두대가 너끈히 교행할 정도로 넓은 길을 안내한다.
네비도 누가 안내하느냐에 따라 길은 사못 다르다.
이렇게 방선문을 꿈에 본듯 탐방하고 다음 여정을 위해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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