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5. 금 09:12~16:23(전체 시간 07:11, 전체 거리 11.2km, 평균 속도 1.6km/h) 맑음
여기 와 보아라!
여기 와 불 타듯 핏빛 붉은 나를 보아라!
하고 말하는 것처럼 모든 산은 방금 뿜어져 나오는 핏빛 같은 단풍, 갈색과 황색의 단풍들이
서로 어우러져 한 해를 완성하는 색채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이런 단풍의 환상적인 색채가 있는 가을이기에 정치가 양극단으로 치달으며 신물이 나도 산에 오면 모든 걸 잊을 수 있다.
붉은 단풍, 노란 단풍, 갈색 단풍들이 서로 어울려 등산객의 탄성을 일으키는 찬란한 자연의 축제다.
다시 태어난다면 주능선의 소나무로 살아가고 싶다.
소나무로 몇 백 년 살아가며 북한산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사랑하며 즐기고 싶다.
온몸이 꽁꽁 어는 겨울바람에 거죽이 터져 바람에 날려도
따듯한 봄날은 언제가 올 테니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몇 달 가뭄에 가지가 바짝 말라가며 번개에 피부가 탈 듯 화끈거려도
곧이어 태풍에 온몸이 흠뻑 젖을 날도 있을 것이다.
추위와 더위 끝에 가장 찬란한 단풍으로 온 천하를 붉게 불태우리라.
이런 고통과 환희를 몇백 년 넘기고 내 생명 다하면 장엄한 줄기만으로 또 몇백 년을 지키리라.
오늘같이 붉은 단풍이 사람들의 탄성에 묻혀 내가 보이지 않아도 좋다.
북한산 등산코스
목우가 휴가를 냈다기에 혼자 놀게 할 수 없어 나도 휴가 냈다.
때는 바야흐로 단풍철이라 같이 북한산 단풍을 보러 간다.
노적봉을 대동사 앞 개울을 건너 올라가려고 했으나 단풍과 어울리는 산영루를 보기 위해 계획을 변경했다.
중성문까지 단풍이 그렇게 많지 않으나 올라갈수록 단풍색이 짙어진다.
북한산성(사적 제 162호)
지정면적: 494.516㎡
소재지: 경기 고양 덕양 북한동 산 1-1(임야)
북한산성은 북한산의 여러 봉우리를 돌로 쌓은 성이다.
길이는 11.6km이며 내부 면적은 5.3㎢에 달한다.
북한산성은 축성 후 한 번도 전쟁을 겪지 않고 현재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북한산성을 쌓는 것에 대한 논의는 일찍부터 있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한양 도성의 배후에 산성을 쌓아 국난을 대비하지는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당시에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실제 축성은 1711년(숙종37)에 이우러졌다.
논의 과정은 길었으나 성벽을 쌓는 데에는 단 6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성벽은 평지·산지·봉우리 등 지형에 따라 높이를 달리하여 쌓았다.
축성 방법은 계곡은 온전한 높이로 쌓았고, 지형이 가파른 곳은 그보다 낮게 쌓거나 여장(女墻)을 올린 곳도 있다.
봉우리 정상부는 성벽을 쌓지 않았는데, 그 길이는 3km이다.
특히, 성벽의 높이를 지형에 따라 달리한 점, 성문의 여장을 한 장의 돌로 만든점. 웅성과 포루를 설치하지 읺은 점,
성을 이중으로 쌓은 점 등은 다른 산성과 구별되는 북한산성의 특징이다.
주요 출입 시설로 대문 6곳, 보조 출입 시설로 암문 8곳, 수문 2곳을 두었다.
성곽 지대에는 병사들이 머무는 초소인 성랑 143곳이 있었다.
성 내부 시설로는 임금이 머무는 행궁, 북한산성 수비를 맡았던 삼군문(훈련도감, 금위영, 어영청)의
주둔부대가 있던 유영(留營) 3곳, 유영의 군사 지휘소인 장대 3곳을 두었다.
또한 군량을 비축하였던 창고 7곳, 승병이 주둔하였던 승병 사찰 13곳이 있었다. (안내문)
중성문과 노적봉, 더 멀리 백운대
중성문에서 내려다 본 팥배나무 열매
중성문에서 바라본 노적봉
노적사와 팔각정 쉼터를 지나명서부터 본격적인 단풍이 시작된다.
이곳은 3~4일 지나야 붉게 변하겠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산영루는 단풍에 휩싸였다.
좀 더 왼쪽으로 건너가 찍었어야 했는데...
용학사 대웅전 옆 바위를 타고 올라가 돌탑을 보기로 한다.
가파른 바위를 보더니 목우는 겁을 내며 올라갈 수 없다고 한다.
내가 먼저 갈을 내며 시범을 보이자 어렵지 않게 따라 오른다.
나도 이 돌탑은 처음 본다.
돌탑과 노적봉이 잘 어울린다.
돌탑에서 보는 건너편 계곡은 단풍이 가득 들었다.
노적봉과 만경대, 용암봉
노적봉으로 가는 길에 보는 용암봉
드디어 노적봉에 올랐다.
염초봉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다.
하산할 땐 왼쪽 절벽의 서벽밴드로 내려설 예정이다. .
노적서봉으로 올라가 자일을 내려줬으나 목우가 처음 시도할 땐 손에 힘이 없어 오르지 못했다.
다시 요령을 알려준 다음 겨우 오를 수 있었다.
노적동봉엔 몇 명의 등산객이 여러 포즈를 취하며 사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노적서봉의 나폴레옹 모자
노적동봉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다 내려가고 이제 두 명만 남았다.
만경대와 노적동봉
드디어 노적동봉으로 올라와 좀 더 가까이서 만경대를 조망한다.
정상 부근엔 단풍이 절정이다.
만경대 허릿길을 지나며 좀 전에 올랐던 노적봉을 바라본다.
노적봉을 내려와 용암봉을 가려고 하니 목우가 힘들다며 바로 백운대로 가자고 한다.
사실, 나도 별로 내키지 않아 바로 백운대로 이동한다.
염초봉과 노적봉
오늘의 최종 목표인 백운대다.
계속 지방 산행하다보니 북한산에 오르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앞으로 은퇴하고 나면 자주 찾게 될 산이다.
백운대에 오르긴 했으나 평일인데도 정상엔 등산객이 많아 광장 옆에 있는 작은 봉우리에서 백운대를 잡는다.
이젠 북한산에도 많은 외국인이 찾는다.
오늘은 약 20여 명의 중장년층 여성인데 영어권이 아닌 생소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다.
몸집이 큰 만큼 히프도 커 둔해 보이는데 걸음마저 늦어 결국 추월해야 했다.
대체로 눈이 크고 예뻐 보이긴 하지만, 날렵하고 적당한 체구인 우리나라 사람이 더 좋다.
백운봉암문
북한산 주봉인 백운대(약 836m)와 만경대 사이에 위치한 성문이다.
북한산성 성문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1711년(숙종37) 북한산성 성곽을 축조하면서 설치한 8개 암문 중 하나인데, 일제 강점기부터 위문으로 불렸다.
암문은 비상시에 병기나 식량을 반입하는 통로이자 때로는 구원병의 출입구인 일종의 비상출입구다.
산성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적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잇는 고갯마루나 능선에 설치했다.
백운봉암문은 여느 암문과 마찬가지로 성문 상부에 문루는 마련하지 않았다.
성문 양쪽은 장대석으로 쌓고 그 위 천장 부분은 장대석 여러 매를 걸쳐 만들었다.
이런 양식의 성문을 아치 모양의 홍예식과 구분하여 평거식이라 부른다.
원래 문짝이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졌다.
문짝을 달았던 원형의 지도릿돌과 일반문의 빗장에 해당하는 장군복을 걸었던 방형 구멍이 남아있다. (안내문)
백운봉암문
큰바위얼굴
신랑신부바위
백운대 오르내리며 보는 만경대
오리바위
인수봉
하산하며 올려다 본 정상 방향
상운사계곡으로 하산하며 목우에게 서벽밴드를 타자고 하니 사양한다.
언젠가 한 번 서벽밴드를 데리고 갔는데, 겨우 건너기는 했으나 많이 두려웠나보다.
서벽밴드를 지나면 여우굴로 가는 구간에도 단풍나무가 많아 제법 보기좋을 텐데, 혼자 보게 생겼다.
서벽밴드로 가는 길의 단풍나무다.
서벽밴드로 가며 보는 만경대의 단풍
만경대 당겨보기
서벽밴드로 이동하며 바라보는 염초봉과 원효봉
서벽밴드 건너 약수암릿지
염초봉도 여기서 보니 어마무시한 첨봉인데, 막상 오르면 몇 군데 난코스만 주의하면 무난히 오를 수 있다.
사실 나도 이 서벽밴드의 얇은 자일을 잡고 건널 때 좀 켕긴다.
손에 온 힘을 집중하고 발은 바위를 단단히 딛으며 한발한발 이동할 때 긴장이 온몸을 감는다.
이런 긴장을 즐겨야 하는 곳이 서벽밴드다.
약수암릿지와 소나무
까딱 잘못했다간 천길 낭떠리지라 비명횡사할 수 있다.
마른폭포 위 여우굴 가는 구간의 단풍이 이처럼 예쁘다.
살 떨리는 긴장감 뒤에 보는 단풍이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목우와 약수암 쉼터에서 만나 같이 하산한다.
백운대에서 인수암 방향으로 하산해 인수암에서 서북쪽으로 내려가는 V계곡으로 하산할 생각이었다.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상운사계곡으로 하산했다.
주말을 맞아 지금껏 해왔던 지방산행을 포기하고 하루 먼저 북한산 단풍을 감상했다.
내일은 파주 자운서원과 벽초지나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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