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_173
2023. 10. 13. 금요일 오후에 탐방
미루지돈대를 찾기 위해 카맵의 안내로 마을에 들어섰으나 이정표가 없다.
마침 어느 가공업체의 마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께 위치를 물으니 '저기 보이는 산 정상에 있다'라고 한다.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숲으로 들어갈 때 동네 분의 더 자세한 길 안내를 받아 산을 오른다.
밭을 지나 산으로 오르는 둑을 오르니 온통 밤송이 천지다.
주인이 밤 수확을 포기한 건지 알알이 든 밤송이에 밤이 그득하다.
즐풍은 이런 거에 전혀 관심이 없어 사진만 찍고 다시 이동한 끝에 미꾸라지처럼 숨은 미루지돈대를 찾았다.
미루지돈대의 성벽은 낮은 편이라 출입구를 통과하지 않아도 낮은 담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원형인 미루지돈대는 다소 의외의 장소에 있다.
돈대는 대개 해안과 접한 곳에 있어 바다로 침입하는 적을 섬멸할 목적으로 만드는 데, 산 위에 있다.
이런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려면 스카이뷰가 필요한데, 카맵에서는 접경지역이라 제공하지 않는다.
구글어스를 설치해 해안까지 거리를 측정하니 직선거리가 150m로 확인된다.
안내문에 있는 미루지돈대의 항공사진이다.
미루지돈대 뒤로 바다가 보이는 데, 이 돈대를 만들 때는 앞에 있는 나무를 벌목해야 바다를 볼 수 있다.
바다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당시 대포의 성능으로 보면 유효사거리가 좀 짧겠단 생각이 든다.
미루지돈대 彌樓只墩臺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40호, Incheon Monument No. 40
돈대는 적의 움직임을 살피거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 영토 내 접경지역이나 해안지역의 감시가 쉬운
곳에 설치하는 초소로, 대개 높은 평지에 쌓아두는데 밖은 성곽으로 높게 하고, 안은 낮게 하여 포를
설치해 두는 시설물이다.
이 돈대는 조선 숙종 5년(1679)에 강화유수 윤이제가 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함경•황해 • 강원 3도의
승군 8,000명과 어영군 4,300여 명을 동원해 80일 동안 쌓은 48개의 돈대 중 하나로 미곶돈대 •
미루돈대라고도 한다.
장곶보의 관할로, 성벽은 직사각형으로 다듬은 돌로 높이 2.16m, 둘레 128m 크기로 둥글게 축조했다.
여차리 해안 쪽을 향해 대포를 올려놓는 포좌를 4곳에 설치하였으며, 돈대 위에는 몸을 숨기고 적을
공격하기 위해 덧쌓은 낮은 담장을 두른 흔적이 남아 있다. 출입구는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이다.
Miruiidondae Outpost
An outpost, called dondae in Korean, was a small camp set up at a distance from a main military station.
It was used to monitor the enemies* movements and to stand guard against unauthorized intrusions
and surprise attacks.
In 1679, during the Joseon dynasty, 48 outposts were constructed in Ganghwado Island,
and a local magistrate, Yun I-je (1628-1701).
oversaw the construction. Six additional outposts were built later.
These outposts were constructed on the coastal upland of Ganghwado, with artillery emplacement s
urrounded by high stone walls.
Mirujidondae Outpost stands toward the coastal area of Yeocha-ri Village and was one of the outposts
of Janggotbo Fort. It has four artillery emplacements.
There are traces of low walls above the main structure which would have shielded the soldiers during battle.
This outpost features a very unique arch-shaped entrance.
(안내문)
미루지돈대는 원형이라 돌아간 끝이 안 보인다.
돈대에는 4개의 포좌가 설치되었으며, 돈대 안은 바위가 많은지 지형을 크게 손질하지 않은 상태이다.
포좌의 상태는 최근 복원될 걸 알 수 있다.
너희들은 철 모르고 피어난 불시개화냐?
이 계절에도 꽃을 볼 수 있다니 이상 기온 때문이겠다.
포좌가 놓은 곳이 해안 방향이다.
돈대 안 지형을 정리하지 않아 공사기간이 많이 단축되었겠다.
이제야 포좌 4개가 다 보인다.
한쪽이 홍예문인 출입구는 문을 닫을 수 있게 돌확석이 설치되었는데,
오른쪽 위에 있어야 할 돌확석은 떨어져 나간 듯 빈 공간이다.
밖에서 보는 돈대는 3단으로 기단을 쌓고 그 위에 돈대를 올렸다.
성문이나 돈대에 홍예문을 하나 설치할 때 대부분은 밖에서 보기 좋게 바깥에 설치한다.
북일곶돈대는 산줄기가 길게 뻗은 곳의 바닷가로 떨어진 곳이라 탐방을 포기할 생각이었다.
생략하고 이동하는 데 이정표가 보여 도망가다 걸린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정표를 따라간다.
차가 더 들어갈 수 없는 농로 끝에 주차하고 발걸음을 내딛는다.
마을에서 올라가는 길은 이런 폐타이어를 이용해 계단을 만든 걸 보면 군인들 초소로 가는 길이겠단 생각이 든다.
제법 길게 이어지는 폐타이어 계단길은 강화나들길이기도 하다.
제법 지루하다고 생각할 만큼 걸었으니 1km가 훨씬 넘는 길이다.
반대편에서 걸었으면 더 짧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걸었다.
해안가에서 산으로 방향을 틀어 조금 더 오른 뒤 만나는 북일곶돈대가 반갑다.
넌 왜 이렇게 멀리 있는 거니?
북일곶돈대 北一串墩臺 Bugilgotdondae Outpost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41호, Incheon Monument No. 41
돈대는 적의 움직임을 살피거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 접경지역이나 해안지역의 감시가 쉬운 곳에 설치하는
설치하는 초소로, 대개 높은 평지에 쌓을 때 밖은 성곽으로 높게 하고, 안은 낮게 하여 포를 설치해 두는 시설물이다.
조선 숙종 5년(1679)에 강화유수 윤이제가 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함경• 황해 • 강원 3도의 승군 8,000명과
어영군 4,300여 명을 동원해 80일 동안 쌓은 48개의 돈대 중 하나이다.
동쪽 미루지돈대까지 3,000m, 서쪽 장곶돈대까지 2,700m에 이르고 있으며, 장곶보의 관할 하에 있었다.
이 돈대는 높이 2.5m, 둘레 120m 규모의 직사각형 돈대로서 대포를 올려놓는 포좌 4문, 치첩 32개소가 있었다.
Bugilgotdondae Outpost
An outpost, called dondae in Korean, was a small camp set up at a distance from a main military station.
It was used to monitor the enemies* movements and to stand guard against unauthorized intrusions
and surprise attacks.
In 1679, during the Joseon dynasty, 48 outposts were constructed in Ganghwado Island,
and a local magistrate, Yun I-je (1628-1701), oversaw the construction.
Six additional outposts were built later.
These outposts were constructed on the coastal upland of Ganghwado, with artillery emplacement
surrounded by high stone walls.
Bugilgotdondae was one of the outposts of Janggotbo Fort.
Its stone walls form rectangular shape, measuring 2.5 m in height and 120 m in circumference.
It has four artillery emplacements and originally had a low wall with 32 battlements above
the main structure which shielded soldiers during battle, although it no longer remains.
(안내문)
앞서 온 탐방객이 돈대 위 적당한 위치에서 바다를 조망하니 그림이 좋다.
다시 작은 야구장의 홈에 선 느낌을 갖는다.
미군이 신미양요 때 된통 당한 후 이런 돈대를 보고 야구 경기를 만들며 수비와 공격 패턴을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에 미치자 야구의 발생지가 우리나라의 강화도란 느낌이 든다.
믿거나 말거나 즐풍의 생각이니 오해 없기 바란다.
바다 쪽으로 시선을 두면 포좌는 정면으로 2개 양쪽 사이드로 2개 등 모두 4개가 설치된 게 보인다.
포좌가 놓인 안쪽의 모습
빗물이 빠지는 수조 水槽
모서리를 보니 길이가 다른 장방형이다.
북일곶돈대를 끝내고 돌아가는 산자락 길을 다시 걷는 것보다 해안으로 내려가 물 빠진 바다를 걷고 싶었다.
아직도 남아 있는 해안 초소를 지키는 초병에게 양해를 구하고 어렵게 수풀을 헤치고 바다로 내려섰다.
밀물 때는 작은 섬으로 변할 바위섬
초소에 연결하는 전기선인가?
역시 강화도는 갯벌이 넓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만하다.
엊그제 파도가 밀고 가더니 그 힘에 맥없이 무너진 바위
이번에 만난 미루지돈대와 북일곶돈대는 어렵게 만났다.
장비도 변변히 없던 시절에 승군과 어영군 12,300여 명이 80일 간 48개의 돈대를 쌓았다고 하니
돌과 바위를 채취하여 깎고 다듬어 쌓는 동안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모두 인력으로 해야 하는데 음식도 변변치 않아 배는 쉽게 꺼져 늘 허기졌을 것이다.
이들의 피땀으로 이룬 나라를 우리가 물려받았으니 늘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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