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_95B
2020.11.14. (토) 08:03~16:40(탐방 거리 16.5km, 8시간 37분 탐방, 45분 휴식, 평속 1.9km/h) 맑음
앞서 본 안덕계곡 1부는 유순한 이름만큼이나 계곡도 대체로 쉽게 탐방할 수 있는 구간이다.
추사도 이 계곡이 좋아 마냥 거닐며 많은 명상에 잠겼을 곳이다.
그 계곡엔 S자도 아닌 V자를 눕혀 놓은 듯 코너링이 급한 협곡은 창고천 최고의 비경인 안덕계곡이다.
안덕계곡으로 이곳을 퉁치기엔 이름이 없는 게 너무 안타깝다.
추사 김정희도 이곳을 수없이 다녔을 텐데도 이름을 짓지 못한 것을 보면
잘못 지은 이름으로 계곡의 명성에 흠이 갈까 두려웠던 것일까?
제주도는 지금이라도 지명위원회를 열어 이곳의 비경에 합당한 이름을 지어주면 좋겠다.
앞서 본 안덕계곡의 비경
유순하다 싶던 창고천도 하류로 내려갈수록 계곡은 점점 거칠어진다.
용암이 흐르며 바다가 가까워지자 소용돌이를 더 심하게 치며 흐른 탓에 바위도 크고 거칠게 변한 것이다.
계곡은 갑자기 발 디딜 공간이 없어 귤 농장으로 탈출하여 다시 탐방로로 들어선다.
내려선 계곡은 언제 그랬냐는 듯 천연덕스럽다.
이 정도는 어렵지 않게 통과한다.
계곡은 역시 지그재그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잘도 돌아간다.
또 지뢰밭을 밟고 간다.
갑자기 나타난 난코스다.
등산화 물에 빠지지 않고 지나갈 수 있을까?
샘이 터지며 바위가 깨진 걸까,
아니면 깨진 바위틈으로 샘이 솟는 걸까?
다행히 어렵지 않게 깊은 물길 따라 옆으로 다닐 공간이 있었다.
굴어서 막 태어난 아기 나무가 앙증스럽게 서있다.
이곳에서 터진 샘은 왼쪽 작은 굴이 다 들이킬 셈이다.
이 굴 앞쪽은 물이 그득해 옆으로 난 작은 굴로 들어가 본다.
이쪽 작은 굴로 들어간다.
이렇게 두 개의 통로가 있다.
건너편에도 굴이 보인다.
자세히 보면 용암지대로 크고 작은 굴이 도처에 널렸다.
협곡 위쪽의 바위가 있는 곳은 진모르동산의 버섯바위다.
아래쪽엔 이 작은 발로 위쪽의 암봉을 다 받쳐내고 있다.
아킬레스건만 살짝 건드려도 무너지겠는데...
이 계곡은 위나 아래나 다 비경이다.
제주의 계곡에선 수없이 많은 이런 상추(?)를 본다.
차도 없는 계곡으로 사람도 드나들기 힘든 곳에 자라니 폭우 따라 떠내려온 열매가 발아한 것이겠다.
이곳에 산다면 채취해 음식을 만들고 싶을 정도로 신신한 유기농이다.
이 바위는 상단에 눈, 코, 입, 턱이 잘 갖춰진 바위라 주민들은 장군석이라고 부른다.
즐풍도 처음 이 바위를 보고 장군바위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이심전심이다.
지도엔 '올랭이소 정상'이라고 표시됐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올랭이소라면 바로 이곳이다.
보를 막아 잠긴 물이 제법 위에까지 올라왔다.
구멍 숭숭한 용암바위
저 보로 인해 소(보막은소)로 물이 많아 되돌아가며 울창한 숲을 겨우 뚫으며 탈출한다.
길도 없는 계곡의 나무를 헤치며 겨우 올라오니 어느 귤 농가에서 계곡 쪽으로 담장을 쌓았다.
사유지를 무단 침입한 셈이다.
이 돌담을 따라가며 탈출에 성공한다.
좀 전에 봤던 장군바위를 지나서 만난 바위엔 이렇게 담쟁이덩굴이 바위를 뒤덮었다.
즐풍이 어렵게 탈출했다고 안덕계곡이 만들어 준 개선문이다.
이곳에도 아래쪽에 깊은 소가 있어 탐방로로 진행한다.
본이 김해인 김광종 영세불망비다.
만화로 만든 해설서는 세월이 오래돼 색이 바랬다.
사비를 털어 10여 년 간 1,100m의 물길을 만들어 만여평의 밭으로 물을 끌어와 논농사를 짓게 했다니 대단한 분이다.
이곳은 "개끄리민소"이다.
창고천도 하류로 내려오면서 황개천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중류의 쇠머리동산 절벽 아래에 있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소(沼)의 암벽 아래를 깊숙이 밀고 들어가 있다.
세월과 침식작용으로 생긴 동굴형 돌개구멍이다.
멀리 산방산이다.
이무기가 숨어 있을 만한 굴에 물이 잠겼다.
양식장이라고 느낄 만큼 물고기가 많다.
얘, 넌 이름이 뭐니, 잡아서 회 쳐 먹고 싶다.
황개천 옆에 있는 월라봉 입구 주차장이다.
황게창
안덕계곡의 하류인 황게창이다.
빨간 게가 해면에 서식하고 있는 걸 보고 황게창이라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전산업개발 남제주사업소
물을 막은 거 같지 않은데, 많은 자갈이 보를 만들어 좀 전에 본 대로 제법 긴 상류까지 물이 그득하다.
김광종이 만들었다는 수로를 이용하기 위해 보를 만든 것일까?
안덕계곡에서 창고천을 따라 하류인 황게천 끝에서 바다를 만난다.
단언컨대 즐풍처럼 오로지 창고천을 이 뒤지듯 샅샅이 훑은 탐방객도 별로 없겠다.
안덕계곡의 비경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명소이다.
바다와 만나며 박수기정까지 해안을 따라 또 다른 탐방은 계속된다.
박수기정 해안이 궁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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