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_79
2020.11.1. (일) 13:59~16:20(2시간 22분 탐방, 전체 거리 5.5km, 10분 휴식, 평속 2.5km/h) 맑음
머체왓 소롱콧 숲길이란 전혀 뜻을 예측할 수 없는 외계어를 가진 숲길을 탐방하러 들어섰다.
끝에 숲길이란 말이 이번 탐방은 크게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앞으로 계곡 탐방이 주로 이어질 테니 쉬운 코스도 즐겨야 한다.
크지 않은 주차장은 거의 다 찼고 매점 앞은 조금 북적거리는 느낌이다.
□ 머체왓 숲길
‘머체왓’이란 단어는 제주도민에게도 낯설다.
‘머체’는 돌이 쌓이고 잡목이 우거진 곳, ‘왓’은 제주어로 ‘밭’을 의미한다.
따라서 머체왓 숲길이란 ‘돌과 나무가 한껏 우거진 숲길’이란 뜻이다.
언뜻 봐서는 사람 다닐 길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원시림을 간직한 머체왓 숲은
산 중턱 목장과 제주에서 세 번째로 긴 서중천 계곡을 따라 두 개의 탐방코스로 나뉜다.
주차장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에서 소롱콧길(6.3km, 2시간 20분)과
머체왓 숲길(6.7km, 2시간 30분) 코스를 확인할 수 있다.
머체왓 숲길 코스 중간 즈음에는 제방남기원쉼터, 전망대에서는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망원경도 있다.
소롱콧길 코스 삼나무 숲에는 40~50년 전 주민들이 실제 거주했던 머쳇골 옛집터를 볼 수 있고,
코스 초입에 펼쳐진 꽃밭에는 한라산을 바라보고 선 커다란 느티나무에 포토존이 탐방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비짓 제주)
소롱콧 유래
한남리 서중천과 소하천 가운데 형성된 지역으로
편백나무, 삼나무, 소나무, 잡목 등이 우거져 있는 숲으로
그 지형 형세가 마치 작은 용(龍)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안내문)
머체왓과 소롱콧 숲길로 간다는 문을 통과했으나 시간 상 머체왓 숲길만 걷게 될 것이다.
문을 들어서니 메밀밭에 소금을 부린 듯 메밀꽃이 하얗게 피었다.
웨딩촬영을 하는 젊은이의 마음이 즐풍도 한 번 가졌다.
이 고장 사람일까?
메밀꽃처럼 눈부신 앞날이 펼쳐지길 바란다.
산담
이쪽은 도 다른 팀이고 보면 메밀꽃 밭의 추억을 공유할 신혼부부가 많겠다.
메밀밭을 지나자 이내 숲길이 시작된다.
개인이든 법인이든 누군가 이곳을 운영하면 입장료를 받을 만 한데, 아직은 무료로 운영 중이다.
이곳은 민가의 흔적이 보인다.
돌담을 따라 삼나무 숲이 울창하게 잘 자란다.
돌탑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모른다.
옆 돌담엔 새똥이 하얗게 분칠 된 걸 보면 이곳엔 제법 큰 새가 산다는 얘기다.
돌탑은 위험스러워 보여 안 앉았을까?
한쪽이 트인 이 좁은 돌담의 용도는 무엇일까?
머체왓 숲에는 건강 약재(꾸지뽕나무, 황칠나무, 청미래덩굴, 예덕나무, 편백나무 열매, 계피, 감초, 진피)가 많다.
코스를 한 바퀴 시원하게 완주한 탐방객을 위해 머체왓 숲길 건강체험장에서는 직접 건조하고 우려낸
건강 약재 차, 귤 효소차와 함께 편백 족욕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창밖의 하늘 바라보며 지친 발을 씻고 약재에 구운 달걀까지 한입 먹고 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유받은 기분에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 (비짓 제주)
□ 중잣성
조선시대 10 소장은 세종 11년 8월에 착수되어 다음에 2월에 개축되었다.
경계로 돌담을 쌓았는데 이를 '작' 또는 '잣성'이라 불렀다.
잣성은 등고선 상으로 해발 150m 일대를 하잣성(약 43,000m), 해발 350~400m 일대에 중잣성(13,400m),
해발 500~600m 일대에 상잣성(3,200m)이 환상으로 위치하여 중산간 지역을 3 등분하는 역할을 했다.
중잣성은 목장 지대를 농경지와 목장지로 구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잣성과 상잣성에 비해 형성 시기가 비교적 늦다.
잣성은 단순한 돌담이 아니라 제주도민의 피와 땀이 서려있는 석성이다.
조선시대 중산간 지형의 대표적인 토지이용 형태인 목축 활동을 입증하는 유물 경관이다.
또한 제주도의 전통적인 목축문화를 상징하는 인공조형물로써의 가치를 지닌다. (안내문)
줄기는 반듯하게 올라갔어도 뿌리는 어지럽게 흩어지며 바람에 날아가거나 뽑히지 않게
온 힘을 다해 흙을 움켜쥔 모습이다.
입구로부터 되돌아올 때까지 약 2시간 코스
짧지도 지루하지도 않은 시간 동안 머체왓 숲은 ‘말없이 살아 있다’는 교감 신호를 보낸다.
편백나무·황칠나무·동백나무·삼나무가 번갈아 군락을 이루며 향기를 선물하고,
푸르름이 절정에 오른 잎사귀들은 뜨거운 태양빛을 가려준다.
어느 방향인지 알 수 없으나 산새들은 탐방로 내내 말을 건넨다.
기괴하게 얽히고설킨 나뭇가지는 갤러리인 듯 예술품 감상의 시간을 제공하고
또 어떤 나무는 생 뿌리를 드러내어 자연 계단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비짓 제주)
황토와 초록 나무들, 녹음이 울창한 숲길을 걸으면 왜 기분이 좋아질까?
가만히 눈을 감는다.
이름 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에 막힌 귀가 뚫린다.
두 팔 벌려 ‘후우~웃’ 큰 숨을 들이켰다.
나무 틈에서 뛰쳐나온 피톤치드 알갱이가 폐부 깊숙이 붙은 불순물을 하나씩 떼어내는 느낌이다.
현장에서 직접 호흡해보지 않고선 설명할 길 없는 상쾌감
사람 손 타지 않은 청정 숲이라면 그 신선함의 레벨도 다를 터,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머체왓 숲길은 이런 힐링과 치유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날것 그대로의 포레스트다.
(비짓 제주)
여기까지 올라온 김에 잠시 의자에 앉아 쉰다.
이때 반대편에서 편한 복장으로 오는 사람이 보여 인사를 나누니 남원읍 위미리에서 귤 농장을 하는 주민이다.
주머니를 부스럭거리더니 비닐봉지에서 귤 두 개를 꺼내 하나를 준다.
먹어보니 달달하니 맛있는 데, 영업을 알게 모르게 잘한다.
이 방사탑은 앞에 큰 산담(산소를 에워싼 담)으로 묘를 이장하며 남은 것으로 이렇게 탑을 쌓았다고 한다.
방사탑은 기운이 허한 곳에 세워 기운을 보충하는 게 일반적인 데, 이곳은 흉하게 남은 산담을 멋지게 재활용한 것이다.
이 나무가 삼나무인지 편백나무인 지 사실 잘 모르겠다.
이렇게 가지런히 잘 자라니 보기 좋다.
돌아오는 길에 잠깐 서중천 상류를 만난다.
늘 계곡에 관심이 많으니 일단 들어가 본다.
상류에 속하는 서중천은 나중에 보게 되는 여느 계곡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계곡이 갑자기 깊어져 숲길로 오른다.
예상치도 못한 서중천 상류를 이렇게 보니 깜짝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균형 잡기 힘든 둥글둥글한 돌로 돌탑을 잘 쌓았다.
계곡 한가운데서 돌확을 보는 느낌이다.
여기도 돌확의 형태를 보이는 바위가 있다.
앞으로 11일간 탐방하게 될 계곡을 그 맛보기로 처음 경험하였다.
잠깐이라도 이렇게 멋진 계곡을 경험하게 되니 앞으로 만나게 될 계곡의 비경이 점점 선명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늘어진 가지엔 그늘도 달려 아이들이 있으면 즐거워하겠다.
서중천 생태문화 탐방로도 있다니 걸을만하겠다.
이번 여행에서 아쉽게도 서중천 계곡은 탐방하지 못했다.
다음엔 서중 2교에서 시작해 남원 앞바다까지 약 9.5km 구간을 걸어봐야 하겠다.
다시 머체왓 숲길 처음 시작하던 곳으로 들어서며 숲길 탐방을 마친다.
이런 숲길은 어렵지 않은 코스라 여유롭게 걸으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곳이다.
또 하천도 있으니 빗물이 흐를 때 방문 하면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을 즐기게 될 것이다.
이곳은 2018년 '제1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한 곳이라고 한다.
초원지대 목장과 연결된 숲은 동백나무숲, 편백숲, 삼나무숲 등으로 이루어진 원시 자연적 숲이다.
이곳에서 제주 숲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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