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_78
2020.11.1. (일) 09:38~11:31(1시간 53분 탐방, 3.9km 탐방, 평속 2.1km/h) 맑음
제주 여행에서 다시 보고 싶은 명소는 참 많다.
그런 명소는 대부분 두세 번은 다녔으나 남원 큰엉해안은 지난해 9월 작은 딸과 왔을 때 웬일인지 못 갔다.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명소 위주로 탐방하다 보니 건너뛰었나 보다.
어제 한라산 종주할 때 한천계곡으로 하산하며 탈출한다고 힘들었으니 오늘은 쉬어 가는 의미에서 큰엉해안을 간다.
□ 남원 큰엉해안
엉이란 제주도 방언으로 '언덕'을 뜻하는데,
남원 큰엉은 큰 바위가 바다를 집어삼킬 듯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언덕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절벽 위는 평지로 부드러운 잔디가 깔려있다.
높이 30m, 길이 200m의 기암절벽이 오랜 세월 쉬지 않고 밀려오는 파도를 감싸 안는 풍경을 보노라면
때 묻지 않은 자연에 대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갯
바위 낚시터로, 조용한 휴식처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다. (비짓 제주)
금호리조트를 거쳐 남원 큰엉 해안 경승지에 도착했다.
시원한 바다를 보며 바닷바람 깊숙이 들어마시니 상쾌한 기분이다.
산책로를 따라 동쪽으로 마을이 시작되는 곳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며 본격적인 해안 탐방을 하게 된다.
큰엉은 여기 구럼비부터 서쪽(황토개)으로 길이 2.2km까지 해안가에 높이가 15~20m에 이르는
기암절벽이 성을 두르듯 서있고 중앙 부분에 있는 큰 바위 동굴을 말한다.
엉이라는 이름은 바닷가나 절벽 등에 뚫린 바위그늘(언덕)을 일컫는 제주 방언이다.
이곳으로부터 해안을 따라서 서쪽으로 1.5km에 이르는 곳은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산책로가 자리 잡고 있다.
남원관광지구로 지정된 이곳은 아열대 북방한계선으로 다양한 조류와 식물 등이 서식한다. (안내문)
금호리조트가 이렇게 멋진 큰엉해안 경승지를 바다 쪽 정원으로 두고 있어 영업이 잘 되겠다.
어촌계가 없는 해안이면 늘 낚시꾼이 보인다.
해안 절벽을 다닐 수 없으면 탐방로로 들어온다.
다이노 대발이 파크에 설치된 공룡 형상도 이곳 풍광 형성에 한몫한다.
호두암(虎頭岩), 즉 호랑이 머리 모양의 바위다.
물거품이 이는 쪽에 입을 벌린 호항이 형상이다.
아래쪽 흰 바위는 여성의 가슴 모양이라는 데, 다소 억지스럽다.
위험한 해안가라 가이드가 설치되어 있는데, 밖으로 나와야 조망이 좋다.
이곳저곳 바로를 향해 입을 벌리듯 크고 작은 굴은 많다.
이렇게 바다 쪽으로 입을 벌린 듯한 굴로 인해 큰엉해안이란 명칭이 붙었다.
쇠 떨어지는 고망(우렁굴)
옛말에 방목된 소가 큰엉 일대에서 풀을 뜯다가 더위를 피하려고 숲 속 그늘로 진입하다가
바위틈에 거대한 구멍으로 떨어져 죽었다고 하여 불려진 이름이다. (안내문)
사진은 평면적이라 높이 구분이 안 되는 데, 엄청 깊고 위험하다.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목책이라도 둘러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오랜 세월 바닷바람과 파도가 만들어 낸 인디언 추장의 얼굴이다.
이마와 코, 턱 선이 분명한 추장의 얼굴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세요.
조금만 사진 찍는 장소가 틀려도 인디언 추장은 변신에 능해 찾기 힘들다.
큰엉은 이곳에도 있다.
우연하게, 아주 우연하게도 한반도 지도가 만들어졌다.
푸른 바닷물이 개성쯤 위치하도록 찍었다면 일직선인 38선이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제주도와 독도가 있다면 아주 완벽한 지도인데, 이것으로도 만족해야 한다.
이 바위는 어떤 동물을 상상할 수 있을까?
작고 귀여운 강아지 얼굴이 나오긴 하는데...
검은 현무암도 시간이 지나며 바로 직사광선을 받는 상판은 희게 퇴색됐다.
지구가 생긴 시간만큼 긴 세월이 흐르면 화강암처럼 흰색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바다를 뚫고 솟아오른 용암은 이렇게 멋진 큰엉해안을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며 부서져 가라앉은 암석은 또 얼마나 많이 이 바닷속에 암초를 만들었을까?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탐방로를 따라 잘 이동한다.
그러자니 볼 수 있는 게 한정된다.
저기도 바다로 향한 큰 굴이 보인다.
제주에 3개월 살 기회가 있긴 한데, 경쟁률이 너무 세다.
되든 안 되는 내년에 한 번 신청해 보아야겠다.
보통 금호리조트가 남원 큰엉해안 탐방의 시작이거나 종착점이다.
이번엔 서쪽으로 갈 수 있는 데까지 가 볼 생각이다.
이런 데서 낚시하면 잡히든 안 잡히든 기분은 끝내주겠다.
웬 구멍이 얼게 많니?
금호리조트 입구라 탐방객이 제일 많은 곳이다.
작은 동산을 하나 넘어왔다.
이곳부터는 처음 보는 풍경이다.
갈 수 있는 모든 곳은 이 해안을 따라 이동한다.
남원포구에서 쇠소깍까지 올레 5코스에 해당한다.
당연히 남원 큰엉해안을 따라가는 길에 이곳에 포함된다.
바닷가 자갈길을 걸을 수 있게 잘 정렬된 이 길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즐기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몽돌도 분명히 현무암일 텐데, 둥글둥글 닳다 보니 검은색은 안 보이고 붉거나 희거나 회색이다.
아직은 모가 난 돌도 있으니 오랜 세월 더 부대끼며 살아야 원만한 형태를 갖추겠다.
이런 바위에 주기적으로 밀려와 부딪히는 파도 소리는 잔잔한 음악이 되어 가슴을 울린다.
걸음은 파도 소리에 맞춰 천천히 움직이며 일체의 상념도 사라진다.
마음이 평안하다 못해 고요해진다.
근심 걱정이 있거들랑 이런 바다에서 시원한 공기 마시며 훌훌 털어내 보자.
돌아가는 길도 여유롭고 아늑한 게 걷기 좋다.
남원 큰엉해안은 용암을 때리는 파도 소리가 고급진 곳이다.
제주다움을 느끼고 싶을 때,
제주에서도 혼잡을 피하면서도 명소를 찾고 싶을 때 큰엉해안을 찾으시라.
'■ 지역별 탐방 > 제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입장료 없이 천지연폭포 볼 수 있는 서귀포 칠십리공원 (0) | 2020.12.16 |
---|---|
거믄여해안 경승지와 서귀포 칼호텔 정원 (0) | 2020.12.16 |
메밀꽃 예쁜 머체왓 소롱콧 숲길과 서중천계곡 상류 (0) | 2020.12.16 |
우도 여행의 정수만 모아보기 (0) | 2020.01.23 |
비를 피해 들어간 비자림 (0) | 2020.01.23 |
아이폰으로 담은 오설록 티뮤지엄 (0) | 2020.01.19 |
우도의 섬 비양도 (0) | 2020.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