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_82 C
2020.11.3. (화) 13:14~17:55 (네 시간 40분 탐방, 25분 휴식, 전체 거리 8.7km, 평속 1.9km/h) 맑음
오전엔 학림천에서 상류로 이동하며 탐방하고 내려올 땐 고살리 탐방로를 이용해 왕복했다.
오후엔 반대로 학림천에서 효돈중학교까지 계곡을 탐방하며 내려가는 편도가 8.7km에 이른다.
오전 탐방 거리의 두 배를 훨씬 초과하니 볼거리가 그만큼 많다.
지금 생각하면 처음부터 쇠소깍에 내쳐 상류로 탐방하는 게 나을 뻔했다.
사실, 학림교에서 상류로 오르는 계곡을 학림천으로 알았기에 효돈천과 다른 줄 알았다.
현지인은 학림천이라 부르기도 하겠지만, 카카오 맵에선 지천인 영천을 분류할 뿐 내내 효돈천으로 표기한다.
학림천이든 효돈천이든 불구하고 즐풍이 그 계곡을 온전히 탐방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영천을 탐방할 기회도 마련해야겠다.
하류로 진행하다 보니 계곡은 크던 작던 폭포를 만나게 되고 아래 고인 소도 보게 된다.
이렇게 소가 큰 경우엔 폭포가 있다는 걸 금방 알아차리지만,
물이 없다면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폭포에서 떨어질 수 있다.
폭포가 낮으면 경상, 높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니 늘 조심스럽다.
즐풍이 급류가 되어 이 계곡을 빠르게 통과하는 느낌을 가져본다.
아프다, 많이...
같은 계곡이라도 낮과 밤을 달리는 기분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순식간에 이동하는 느낌이다.
아니, 웬 꺽다리야...
설마 저 굴로 물이 빠져나가는 건 아니겠지.
굴에 들어가 볼 걸 그랬나.
역시 하류로 갈수록 계곡은 더 다이내믹해진다.
바위는 크고 높고 거칠다.
계곡은 연신 지그재그라 자주 막다른 벽을 만나게 된다.
이런 벽을 만나며 속도는 다소 줄어들겠다.
급류는 또 저 벽에 부딪치리라.
쾅쾅쾅, 여기저기서 물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계곡을 이렇게 상류에서 하류로 탐방하는 게 더 동화되는 느낌이다.
물길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는 기분이다.
물은 한없이 약해 보여도 쎈놈이 지나가면 이렇게 바위를 파헤치며 조금씩 갉아먹는다.
창과 방패의 대결구도 같다.
나가면 막아서고, 또 방향을 비틀어 나가면 늘 벽에 막힌다.
그럼에도 방패는 쉽게 뚫린다.
무슨 용암이 이런 모습을 보일까?
제법 반질반질한 바닥을 보인다.
많은 돌과 자갈이 흘러가며 흉악한 타제석기를 마제석기로 만들었다.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온 이후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문다.
물결 모양의 바위도 있다.
물은 다시 광장으로 흐르며 잠깐이지만 넓은 세상을 맛본다.
신기한 물결 모양인 이 바위는 마제석기를 넘어 청동기시대인가?
좁게 소용돌이치던 물결도 전방위적으로 확 퍼지며 잔잔한 흐름을 갖겠다.
평온한 느낌이 보인다.
하류로 갈수록 소는 점점 더 커진다.
이게 자연의 섭리다.
넘지 못하여 여기 잠긴 물은 게을러서가 아니다.
긴 계곡을 이리저리 휘둘리며 온몸에 타박상에 찰과상을 입고 잠시 쉰다는 게 이렇게 장기간 머물게 된다.
이 소를 바로 오지 못해 바위를 올라가 돌아왔다.
계곡은 늘 이렇게 탐방객을 어렵게 한다.
이런 소를 자주 만나야 그림이 보다 풍부해진다.
오후에 내려온 구간 어딘가에 내창트레킹이라고 하례리 생태마을에서 운영하는 계곡 탐방 프로그램이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된 상태다.
매주 주말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20명 한도로 실시한다.
나중에 프로그램이 다시 진행될 때 한 번 가보시라.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 지역별 탐방 > 제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귀포 효돈천의 비경 굉장하지? ⑥ (0) | 2020.12.16 |
---|---|
가는 곳마다 비경인 효돈천 ⑤ (0) | 2020.12.16 |
국가명승지인 쇠소깍과 상류 효돈천의 비경 ④ (0) | 2020.12.16 |
계속되는 효돈천 눈부신 비경 ② (0) | 2020.12.16 |
제주 계곡탐방 첫 일정을 효돈천에서 시작한다 ① (0) | 2020.12.16 |
새연교 건너 새섬을 완벽하게 탐구한다 (0) | 2020.12.16 |
입장료 없이 천지연폭포 볼 수 있는 서귀포 칠십리공원 (0) | 2020.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