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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제주도

제주 계곡탐방 첫 일정을 효돈천에서 시작한다 ①

by 즐풍 2020. 12. 16.

2020_82 A 

 

 

 

 

2020.11.3. (화) 08:20~12:22 (전체 시간 04:02, 휴식 37분, 탐방 거리 6.4km, 평속 1.8km/h) 조금 흐림

 

 

제주에 들어와서 한라산 등산한다고 하루 쓰고, 다음날은 피곤하다고 큰엉해안과 머체왓 소롱콧길을 걸었다.

11월 2일은 아침에 조금 비가 내려 거믄해안경승지와 칠십리공원, 새섬, 서귀포 층 패류화석을 둘러보았다.

오늘부터 제주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계곡 중 효돈천을 시작으로 탐방을 이어갈 것이다.

계곡 첫 일정은 학림교에서 시작해 마을길을 따라 걷다가 계곡으로 들어서며 계곡의 진면목을 살피게 된다.

 

이렇게 효돈천 중간지점부터 제주 지역의 계곡을 처음 탐방하게 된다.

그런데도 계곡 첫 포스팅을 용연에서 시작하는 한천계곡부터 작성했다.

한천계곡이 아무래도 양이 적다고 생각해 시작했으나 세 편으로 끝냈으나 적지 않은 편이다.

계곡은 이렇게 작성할 양이 많은 데, 효돈천은 3일 동안 탐방을 이어 갔으니 몇 편으로 끝날지 모르겠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계곡도 저마다 특징이 있다.

한천은 용연에서 시작하는 협곡이 멋지다.

쇠소깍에서 시작하는 효돈천 역시 용연과 비슷한 느낌으로 시작한다.

지문이 비슷비슷해 보여도 궁상문, 제상문, 쌍기문, 와상문으로 크게 대별되듯 계곡도 각각 다른 모습을 보인다.

 

 

 

□ 효돈천 (유네스코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

 

생물권보전지역은 유네스코 MAB프로그램(인간과 환경의 관계 개선을 위해 혁신적인 접근법을

모색 ·실행하고 확산하는 국제사업)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장소로써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이용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지속 가능한 경제 ·사회적 발전 모델을 추구하는 곳이다. 


제주도는 2002년 12월에 제주도 면적의 약 45%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후,

2019년 6월에는 제주도 육상 전역과 해안선에서 5.5km 이내의 해양 구역까지 확대 지정되었다. 
효돈천은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구역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이다. 


효돈천은 백록담에서 발원하여 서귀포 쪽으로 나아가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쇠소깍으로 흐른다.

효돈천 계곡 주변에는 난대 상록활엽수림대, 온대 낙엽활엽수림대, 아고산 관목수림대 등

해발 고도에 따른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는데,

특히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한란, 으름난초, 솔잎란, 암매 등 희귀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안내문)

 

 

이곳은 여러 지역을 다니는 버스의 시발점이거나 종점으로 버스를 위한 주차장이다.

버스가 여기까지 들어오는 경우는 별로 없고 길 옆에 세워놓았다가 시간 되면 출발한다.

주차장이 넓어 먼저 와서 대는 사람이 임자다.

 

학림천을 지나 효돈천을 들어가야 하는 데, 담장이 높아 들어갈 수 없으므로 마을길을 따라 들어간다.

다리 위에서 찍은 효돈천 첫 비경이다.

 

이런 돌담길 따라 들어가는 마을길

 

콩짜개 덩굴이 나무에 기생하며 잘 자라고 있다.

 

마을길을 지나 이만큼에서 시작한다.

아래쪽에 학림교가 보이니 보이는 거리만큼 건너뛴 것이다.

 

계곡이 그리 넓지 않은 데다 양쪽 나무가 울창해 맞붙을 만큼 가까이 자란다.

나무 그림자로 계곡은 어둡기조차 하다.

 

 

 

이 많은 돌 중에 번개처럼 빠른 놈은 한라산 어느 귀퉁이에서 빠져나와 여기까지 굴러먹은 놈도 있겠다.

아무래도 칼 루이스처럼 다부지고 단단한 놈은 단거리에 적합하니 아직 상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에티오피아 선수들처럼 길어도 가느다란 돌이라야 여기까지 왔겠다.

 

여기선 물도 한 박자 쉬고 가야 하는데, 물길마저 끊겼으니 다음 비가 내릴 때 합류해야겠다.

 

 

 

옆에서 떨어진 바위냐, 아니면 굴러 먹은 바위냐?

 

물길은 바위가 약한 밑둥지부터 치고 나간다.

파이고 파여 나가다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 무너지면 다른 물길을 만들겠다.

 

 

□ 장냉이도

 

마을 고살리샘에서 북쪽 700m 지점에 위치한 냇가 길이다.

옛날에는 수목이 우거진 수풀이었다.

1688년 숙종 14년 동쪽 마을 예촌에서 양안방이란 사람이 죽었다.
그의 자손들은 지관을 데려다가 묏자리를 보니 상효동 허덕귀 지경에 묘를 쓰게 되었다.

그러나 예촌에서 그곳까지는 길이 없었다.

이에 그 자손들은 이곳 냇가에 나무를 잘라내고 길을 만들어 운구하였다.

그 후부터는 이곳을 영장을 넘긴 도(道)라고 하여 장냉이도(장넘긴도)라고 불리어진다.

앞에는 낭떨어지이고 우천 시 폭포를 이루어 항상 물이 고여 겨울철에는 원앙과 비오리가 쉬었다 가는 곳이기도 하다.

                                                                                                                                 (안내문) 

물은 이 바위 산을 넘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물길이 흐른다.

흐르는 물은 눈이 없어도 낮은 곳을 아니 제 갈길이 어딘지도 안다.

이곳이 장냉이도다.

비 온 뒤 물이 그득한 소가 제법 큰 곳인데, 건천이라 바닥에만 깔렸다.

 

장냉이도 바위가 높아 오르지 못하고 잠깐 고살이 탐방로로 올라왔다.

제주엔 올레길 말고도 걸어야 할 비경 그득한 길이 너무 많다.

제주는 한 달 살기로 부족한 곳이다.

 

고살리탐방로 시그널

 

이곳이 장냉이도 상단인가?

 

굴 천장에 구멍이 뚫려서 들어와 본다.

 

자세히 보면 구멍에 큰 바위가 박혔다.

달그림자가 태양을 집어삼키는 부분일식 같은 느낌이다.

 

바위는 이리저리 엿가락처럼 휘었다.

 

굴 안에서 본 바깥 풍경

 

좀 전 굴이 있던 바위 상단이다.

 

상단도 푹 파이며 물이 고였고, 주변 바위는 다양한 모양을 보인다.

 

 

 

이 돌들은 어디로 넘어온 걸까?

 

시간 상 먼저 이 사진이 올라왔어야 한다.

좀 전 굴이 있던 폭포 상단의 모습이다.

 

계곡 양쪽 나무가 얼마나 큰지 상단은 서로 연결되어 나무 터널을 지나는 셈이다.

 

 

 

 

 

이 사진이 이번 포스팅의 사진으로 선정되었다.

동해바다의 섬, 독도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나무로 커고 울창해 대낮에도 어둑어둑하니 뭐 하나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기기묘묘한 바위들

 

 

 

 

 

작은 웅덩이에 가득한 자갈들 

 

 

 

 

 

오랜 시간 그림자 진 바위에 습기가 많아 이끼가 꼈다.

 

 

 

 

 

 

 

 

 

드디어 속괴에 도착했다.

 

 

 

속괴는 음의 기운이 센 곳인지 촛불이 켜 있고 여러 신상이 보인다.

 

 

 

□ 속괴

 

고살리에서 700m 지점에 있는 장냉이도에서 300m 상류에 위치한 건천이긴 하지만, 사시사철 물이 고여 있다.

이곳은 토속신앙이 빈번하게 행하여지는 곳으로 비 올 때 폭포가 장관이다.

폭포 위쪽으로 네모난 바위 옆에 적송(황송)이 온갖 풍파와 엄청난 냇물에도 굴하지 않고

의연한 자세로 우뚝 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안내문)

 

속괴로 떨어지는 상단의 물길

 

ㅇ 바위 속으로도 물길이 흐른다.

구멍이 점점 커지면 언젠가 이 바위도 무너지며 새로운 계곡을 만들어 갈 것이다.

 

굴을 통과하며 흘러내린 작은 돌무더기

 

참으로 다양한 모습의 계곡을 보여준다.

 

 

 

□ 물고랑소(물고레소)

 

1960년대 말까지 이곳 냇가 입구에는 말 방앗간 두 군데가 있었다.

냇가 소에는 물이 사시사철 마르지 않으며 원지점에는 작은 폭포가 있는데,

여기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새벽녘 고요한 적막을 깨곤 하기 때문에

어떤 이는 여자의 슬픔을 표현하는 소리라고도 한다. 
말 방안에 있었던 관계로 물고랑소라고 불려지고 있다. (안내문)

 

폭우가 내리면 물이 차 바위 아래 작은 굴은 다 감춰지겠다.

 

아무리 거센 물살도 바위를 어쩌지 못하니 옆으로 물길을 내며 물고랑을 만든다.

 

이곳에도 왼쪽엔 촛대가 놓여있다.

이 계곡을 오르며 당집 두어 군데를 지난다.

 

 

 

 

 

 

 

 

 

다리를 만나며 큰길로 올라온다.

건너편에는 선덕사라는 큰 절이 있어 차량을 회수해 오후엔 선덕사에서 2차 효돈천 탐방에 나선다.

지금까지 올라온 효돈천을 따라 고살리탐방로가 나란히 생겼다.

이 고살리 탐방로를 이용해 차량을 회수한다.

 

 

□ 고살리 탐방로

 

고살리는 계곡에 샘을 이룬 터와 주변을 말한다.

연중 물이 고이는 곳으로써 하례 2리 마을의 상징이기도 하다.

제주도 남단에 위치한 남원읍 하례 2리는 지난 2013년 환경부 지정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추가 지정된 곳이다. 
자연환경과 생태가 잘 보전된 곳임을 입증하였고 이를 인정받은 것이다.

한라산 남쪽의 첫 마을인 이 마을에는 학림교를 지나는 냇가를 따라 원시적 수림과 계곡이 잘 발달되었다. 
바로 이 계곡에 고살리라 부르는 샘이 있으며 이곳을 중심으로 생태 하천 옆을 지나는 자연탐방로가 만들어졌다. 
고살리는 한라산 암반 아래를 거쳐 흐르던 지하수가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용천수와

많은 비가 내릴 때 물이 넘치는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내문)

 

고살리 입구에서 돈내코 계곡까지 3.5km 거리다.

나중에 돈내코 원앙폭포에서 계곡을 따라 상류로 이동하기도 했다.

 

숲길도 고즈넉하니 걷기 좋은 곳이다.

 

간혹 이런 잣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 어웍도

 

두수오름 북쪽으로 500m쯤 올라가면 옛날에 사람이 살던 집터가 몇 군데 남아 있다.

지금은 하례리 공동목장으로 바뀌었지만, 옛날 집터에는 몇백 년 묵은 산 귤나무가 있다고 한다.

이곳은 옛날에 나무와 촐, 새(어억새 포함) 등 마을 사람들의 삶과 연관되어 쇠 달구지가 왕래하던 곳이다.

이곳은 쉼팡(지친 몸을 잠깐 쉴 수 있게 만든 대) 겸 애환이 아주 깊은 지역으로 전해 내려온다. (안내문)

 

이런 숲길을 걷는다는 것도 작은 행복이다.

작은 행복이 쌓이고 쌓여 큰 행복이 된다.

 

 

 

 

 

감귤이 주렁주렁 풍년이다.

 

마을 돌담길에 심은 여러 화초들 

 

드디어 고대하던 제주도 계곡을 탐방한 첫 일정이다.

순서 편의상 다른 곳부터 먼저 포스팅을 했어도 첫 번째 탐방 구간의 의미는 크다.

이 계곡이 멋있어 10여 일 넘게 제주의 계곡을 탐방했다.

앞으로도 계곡 탐방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