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3. 금(추석) 13:00~14:00 한 시간 탐방 다소 흐림
몇 년 전 추사관에서 바라보던 단산은 여느 제주의 산과 달리 거대한 바위가 돋보였다.
마을 주민에게 저 산을 오를 수 있냐고 물으니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그때 제주 사람도 제법 바위 산을 잘 타나보다 생각했다.
추사관에 도착했으나 하필이면 설날과 추석은 쉬는 날이라 지난번처럼 오늘도 관람할 수 없다.
꿩 대신 닭이라고 지난번 궁금했던, 그것도 바위가 우람한 단산을 오르기로 한다.
기대에 부풀어 주차장에 도착했으나 차량은 불과 두어 대에 지나지 않는다.
비짓제주에서 가져온 사진
단산(바굼지오름)
단산은 제주 남서쪽 작은 마을 인성에 있는 오름으로, 세 봉우리로 되어 있다.
중앙의 봉우리는 가장 높고 좌우의 두 봉우리는 중앙보다 낮다.
이 중앙의 봉우리가 박쥐의 머리, 좌우 봉우리는 날개로 거대한 박쥐가 날개를 편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하여 바굼지 오름이라 한다.
이 오름은 보통의 제주의 오름과 유독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대다수의 오름이 송이나 잔디밭, 푹신한 부역토를 밟고 오르는 둥근 모양인 것과 달리 산처럼 암벽 위를 기어올라가야 한다. (비짓제주)
주차장에서 한참을 아래로 난 길을 따라 빙둘러 지나게 된다.
평화로워 보이는 작은 마을
둘레길에서 잠깐 보이는 거대한 바위
가는 길에 일제강점기에 만들었다는 진지동굴을 보기 위해 오른다.
제법 멀다고 느끼며 올라오니 지금까지 본 동굴과 다르게 "ㄷ"자 형태로 굴을 두어 번 꺽으며 진입하게 된다.
수류탄이 터져도 안쪽까지 파편이 튀지 않겠다.
맨 안쪽
굴의 깊이는 약 15m 정도에 높이는 1.8m 정도다.
바위에 이렇게 큰 굴을 제주도민을 동원해 강제 노역을 시켰으니 그 고초가 매우 컸겠다.
한참은 산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걷다가 마지막 구간에서 급격히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야 한다.
계단은 껑충거리도록 높은 된비알이다. 그 사이에 잠시 드러난 바위가 보인다.
단산은 산방산 쪽으로 서서히 떨어지는가싶더니 갑자기 치고 올라가 작은 봉우리를 남긴다.
소위 칼날바위라고 한다.
단산(바굼지오름)
산방산 서쪽 1km에 위치한 응회 퇴적층으로 이루어진 오름으로 침식에 의해 분화구 일부만 남아 있다.
둘레 2,566m, 높이 158m, 비고 113m이다.
거대한 박쥐[바굼자·바구미]가 날개를 편 모습 같고 또는 대바구니 모양을 연상케 해 "단산(簞山)" [굼지 오름]이라고 한다.
오늘날 지도에는 단산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민간에서는 지금도 '바곰지오름' 또는 '바굼지오름'이라고 한다. (안내문)
모슬포항과 가까운 모슬항
멀리 송악산과 부남코지도 보인다.
단산 동쪽 1km 지점에 거대한 돌산인 산방산이 있다.
저 돌산은 한라산 백록담에 꼭 들어맞을 정도의 크기라니 더 신비롭다.
지금은 입산금지로 묶였지만, 언젠가 풀리면 한번 올라가 정상에서 조망하는 풍경도 일품이겠다.
형제섬
단산 아래쪽 농경지
단산을 오르면 먼저 본 사진처럼 바위를 밟거나 지나며 제법 큰 바위의 위용을 느낄 수 있을 줄 알았다.
막상 단산을 오를 땐 중턱에서 잠깐 본 바위가 전부이고, 바위는 단애를 아루며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멀리서 조망만 가능할 뿐 막상 정상에 올라도 바위에 올랐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바위를 자세히 보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일제가 파 놓은 동굴진지까지 보고 단산을 천천히 왕복하는 데 한 시간 걸린다.
날씨만 좋다면 일망무제로 뚫린 바다가 한눈에 잡힐 텐데, 흐린 날씨로 근교만 바라볼 수 있었다.
아래에서 보던 바위는 비록 보지 못했어도 산방산과 송악산, 모슬봉까지 조망되는 시원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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