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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경기 인천

가평 몽가북계 눈꽃산행

by 즐풍 2019. 5. 10.

 

 

 

 

 

산행일자 2017.1.22.일 09:38~15:28(이동시간 05:50,  이동거리 13.92km)  맑음

 

 

 

 

 

서울에 불수사도북이란 아주 거창한 산이 있다지?

 

산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 풀어 설명하자면,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종주 코스로

 

흔히 산 이름 앞 자만 붙여 부르는 말이다.

 

이 불수사도북을 2012년 5월 보름달이 휘영청 떠오를 때 처음 도전했으나 덕릉고개에서 알바를 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그 다음 주말에도 역시 혼자 배낭 둘러매고 재도전하여 45km 구간을 무려 22시간을 고군분투 한 끝에 종주했다.

 

문득 다시 도전해보잔 생각이 들다가도 이젠 혼자 걷는 야간 산행도 두렵고 체력도 전 같지 않으니

 

그저 버킷리스트 맨 아래 눈에 띄지 않게 담아놓는다.

 

 

 

수도권엔 이와 같은 종주 코스가 꽤 여러 개 있다.

 

수원 광교산부터 시작해 서울 관악산까지 이어지는 강남7산의 45km 구간,

 

강남7산에서 우면산과 관악산을 빼 세미코스로 줄인 강남5산의 광청종주 26km,

 

하남의 검단산에서 시작해 성남의 불곡산까지 이어지는 강동7산 45km 구간,

 

계양산부터 시작해 인천 시내를 가로 질러 소래산, 관모산까지 이어지는 인천대간 32km,

 

동두천 소요산의 주변 여섯 산을 묶어 놓은 동두천6산 30km 구간 외에도

 

내가 모르는 극한의 종주 코스가 많은 산악인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이 중에 강동7산은 비가 내려 중도에 포기했고, 동두천6산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오늘 탐방하는 경기도 끝인 가평엔 뭉가북계라는 긴 산이 가로누워 경기도와 강원도의 도 경계선을 만든다.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을 종주하는 이 14km 구간을 지난 해 겨울 심설 산행하려고 했으나 눈이 없어 포기했다.

 

몽가북계는 심설 산행일 때 가장 아름다워 눈 내린 겨울 산행지로 가장 사랑을 받는다.

 

사실 어제 몽가북계를 뛰고 춘천의 모임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장소가 안산으로 변경되는 바람에 오늘로 일정을 변경했다.

 

14km 정도라면 걸어볼만 한 거리지만, 오르내림이 반복돼 다소 지루한 느낌을 받는다.

 

징검다리로 이틀동안 내린 눈의 양이 적어도 몽가북계에 첫발을 디디며 오랜 숙원을 풀어본다.

 

 

 

 

 

 

몽가북계 등산코스

 

 

 

 

몽덕산 출발지인 이 홍적고개를 넘으면 강원도 춘천시, 고개 안쪽은 경기도 가평군에 속한다.

 

어제 제법 눈이 내린데다 고개길에 염화캄슘이 적게 뿌려져 운전기사가 아주 조심스럽게 올라온다.

 

눈이 좀 더 많이 와 버스가 오르지 못했다면 마을부터 걸어 올라올 뻔 했다.

 

홍적고개는 해발 378m로 몽덕산(690m) 정상까지 고도차이는 불과 310여 m 밖에 안 돼 쉽다고 생각되지만

 

2.1km를 걷는 동안 오르내림이 계속되어 처음부터 지루한 느낌을 갖는다.

 

 

 

홍적고개에서 200여 m 정도 올라오면 이 석축을 지나 가드레일이 끝나는 지점에서 밑으로 내려가야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멋 모르고 도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제대로 알바를 하게 되니 조심해야 할 지점이다.

 

 

 

벼르고 벼르던 몽가북계에 제대로 진입했다.

 

폭설은 아니지만 방화선을 따라 제법 눈길을 걷는 느낌이 좋다.

 

 

 

연일 추위가 맹위를 떨친다.

 

하지만 운행을 시작한 뒤 더워져 벌써 쟈켓은 배낭에 넣고 걷기 시작한다.

 

 

 

10:33에 첫 번째 관문인 몽덕산에 도착했다. 구간거리 2.1km로 53분 걸린 셈이다. 

 

표지석이 한글로 되어 있어 뜻을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군데군데 바람이 쓸고 간 곳도 있으나 이곳처럼 잡풀위로 눈이 쌓인 곳은 제법 눈의 운치를 보여준다.

 

 

 

어찌하다보니 어느 여성 회원 뒤를 따라가게 됐다.

 

5.10 경등산화를 착용하여 발목이 짧은데 스패츠가 없는지 아이젠만 착용했다.

 

걸을 때마다 등산화를 따라 올라오는 눈이 바람에 차여 왼발 등산화로 파고든다.

 

올들어 가는 추운 날에 그 눈이 동상을 유발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된다. 겨울엔 모든 준비가 철저해야 하는데....

 

 

 

눈이 내렸으나 등로엔 대부분 낙엽이 져 눈을 맞은 나무가지를 보기 힘든데, 이곳엔 아직 잔설이 남아 이제야 설국에 들어선 느낌이다.

 

어제 오후 눈 온 후 우리팀이 처음으로 길을 내보지만, 적설량이 적어 진행하는 덴 큰 문제가 없다.

 

 

 

 

 

 

 

가는 내내 왼쪽 춘천방향으로 철조망이 쳐쳐있는 걸로 보아 뭔가 귀중한, 예컨데 장뇌삼이 뿌려진 건 아닐까?

 

 

 

가덕산으로 가며 뒤돌아 본 풍경이다.

 

 

 

우측에 제일 높은 봉우리는 응봉으로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출입금지 구역이다. 

 

왼쪽 뒤로 눈이 쌓인 곳은 경기도 명산인 화악산으로 정상과 중봉지역까지 눈이 제법 많음을 알 수 있다.

 

 

 

이곳은 방화선이 제법 넓어 등로가 시원하게 뚫렸다.

 

눈이 많은 곳은 이곳처럼 발목까지 푹푹 빠질만큼 적설량을 보여주는데 아까 그 여성 회원분은 어찌할까 걱정스럽다.

 

 

 

겨울철 몽가북계를 타는 이유를 이런 눈 산행을 하며 알게 된다.

 

크게 조망이 좋은 곳도 별로 없으나 방화선을 따라 돋보이는 눈길을 밟는 재미가 있다.

 

수도권에선 접근이 좋아 하루 한나절 코스로 탈 수 있지만, 영호남 지역에선 무박산행을 감행해야 하니 쉽지 않은 길이다.

 

 

 

 

 

 

 

 

아직 몇 사람 가지 않은 길이라 뒤따라 다녀도 새길을 밟는 느낌이다.

 

 

 

 

 

 

 

어쩌다 보는 소나무숲은 눈을 뒤집어썼지만, 기후변화로 우리 산하에서 이런 소나무숲을 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테니 걱정이다.

 

 

 

고개 위에서 새의 눈으로 지나온 풍경을 바라보니 등로를 따라 잰걸음으로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산행 들머리에서 4.4km 지점에 있는 가덕산은 857.5m로 여기까지 오는 데 한 시간 50분 걸렸다.  

 

근데, 가덕산 표지석이 왜 이 모양일까?

 

표지석 설치업자가 튼튼하지 못하게 시공한 때문이리라.

 

그냥 쓰러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대부분 사람들은 필경 설치업자를 탓하게 될테니 부실한 시공 덕에 두고두고 욕먹게 생겼다.

 

 

 

날씨가 풀린걸까?

 

아니면 낙엽이 금방 눈을 헤치고 올라와서일까, 모처럼 보게 되는 맨바닥 등로이다.

 

 

 

제법 큰 나무에 내려앉은 눈과 작은 나무가지에 얹힌 눈이 제법 조화롭다.

 

 

 

이젠 더 새로울 것도 없는 방화선의 눈길이다.

 

안내산악회다보니 안면이 있으면 같이 식사를 하겠지만, 아는 사람끼리 이렇게 짬을 내 식사를 하고 휑하니 떠난다.

 

그러다보니 오늘 산행은 일곱 시간 30분 주어졌지만, 날씨까지 추워 쉴 시간도 없이 산행을 서두르다보니 예정시간보다 40분 일찍 버스가 출발했다.

 

이렇게 일찍 출발하기는 산악회 산행 사상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산행이다보니 오르내리막 정도야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런 부드러운 육산이다.

 

금년들어 제일 추운 날씨다보니 어디 앉아 쉬기도 뭣해 무조건 걷고 또 걷는다.

 

 

 

 

 

 

 

 

북배산 정상이다.

 

들머리에서 7km 지점에 위치하며 여기까지 세 시간 10분 걸렸다.

 

정상석만 있으면 인증사진 찍겠다고 순서를 기다리며 잠시 부산해진다.

 

벌써 13:50가까이 되어 가는데 어떤 여성분은 배고프다고 아우성이다.

 

나야 가덕산 지나며 점심을 먹고 왔으니 힘들 거도 없지만, 때가 되면 식사를 해야 에너지가 보충돼 산행에 지장이 적다.

 

 

 

 

등로를 따라 왼쪽 춘천 지역엔 벌목을 하고 쓸모 없는 나무가지를 재어 놓은 게 꼭 얼룩말을 보는듯 하다.

 

어느 곳이나 눈은 똑같이 내렸겠지만, 저렇게 벌목한 자리를 보니 눈이 돋보인다.

 

사람의 머리도 저와 같아 머리가 다 빠져 쏠리는 이목을 어찌하지 못하는 대머리의 고충을 알만하다.

 

 

 

 

북배산을 지나며 마지막 관문인 계관산을 본다.

 

가까워 보여도 거의 3km나 되는 거리다보니 쉬지 않고 걷는다.

 

 

 

건너편 마주 달리는 능선을 바라보니 이 일대가 벌목지대인지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 회사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 평창 지역엔 저런 벌목으로 산림소득자가 제법 있었는데, 요즘은 어쩌다 한두 사업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숲을 헤치고 일부러 벌목지대까지 들어와 살펴본다.

 

나무 전체를 벌목하지 않고 간간이 몇 그루씩 남겨놓는다.  

 

 

 

지나온 북배산 방향

 

 

 

 

 

 

 

계관산 가는 방향에서 암봉을 타는 유일한 구간이다.

 

높이는 대략 7~8m 정도로 하단부는 제법 경사가 있어 로프를 잡고 내려서야 한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육산인데 딱 이곳에 암봉이 있어 잠깐 긴장을 조성한다.

 

 

 

 

 

 

 

간간이 이런 억새가 보이긴 하지만 대개 이 정도이니 가을에 온다고 해도 억새는 기대할 게 없다.

 

방화선이 있다고 하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수풀 우거진 곳은 옷에 걸리기도 하고 긁히기도 할 테니 이곳은 겨울 산행이 제격이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자 마지막 종점이 계관산 정상이다.

 

대장이 산행 안내할 때 계관산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는 곳은 경사가 심해 눈이 없을 때도 위험한 구간이므로

 

가급적 정상을 찍고 싸리재로 1.5km 되돌아와 날머리로 하산하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그래서일까 정상으로 가는동안 예닐곱 명의 선두주자가 벌써 정상을 찍고 싸리재로 하산한다.  

 

 

 

 

버스 뒤쪽에 앉은 어느 회원이 몽가북계를 십 년만에 다시 탄다며 앞으로 언제 더 올지 모르겠다고 한다.

 

벌써 10년 전에 이곳을 다녀갔다니 나 같이 겨우 8년차 정도 밖에 안 된 사람들은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존경스럽다.

 

나도 언젠가 10년을 채우며 산행 경력을 자랑할 때가 있겠지만, 10년을 채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정상을 오르는 마지막 눈길

 

 

 

드디어 오늘 산행의 마지막 정상인 계관산이다.

 

산행 들머리에서 11km 지점으로 네 시간 40분 걸려 도착했다.

 

먼저 다녀간 회원들은 전부 싸리재까지 되돌아가 날머리로 하산했다.

 

되돌아 간다는 건 알바를 한다는 느낌인데다가 새로움에 대한 욕구가 강해 어렵지만 일단 삼거리로 내려간다.

 

그런데 워낙 경사가 심한데다 눈이 쌓여있어 발 디디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난관을 헤쳐왔던 경험으로 나무와 바위 등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고,

 

스틱을 길게 빼고 아이젠의 발톱도 잘 활용해 100여 m에 달하는 험로를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내려왔다.

 

이번 눈이 온 뒤 이 구간을 내가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겼다.

 

그만큼 어려운 구간으로 뒤에 버스에서 들은 얘기로는 몇 명이 시도를 했지만 너무 위험해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눈이 없어도 경사가 급해 위험한 구간이므로 내 발자국이 뒷사람들에게 갈 수 있다는 희망이 되지 않길 바란다.

 

 

 

 

 

 

보통 산행 안내하는 카페나 오늘 산행 대장도 이 구간은 16km 정도로 안내를 한다.

 

하지만 트랭글에서 보여준 실제 거리는 13.92km로 휴식시간 33분을 포함해 산행시간은 5:50 걸렸다.

 

산행 마감시간은 오후 5:10인데 하산을 끝냈을 때가 오후 3:28이라 기다리기 지루하겠단 생각을 하며 버스에서 쉬는 동안 잠깐 잠이 들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쉬는 시간이 짧았는지 아니면 회원들이 산을 잘 탔기때문인지

 

예상 외로 하산 시간이 빨라 예정시간보다 40분 빠른 16:30분 귀로에 오를 수 있었다.

 

갈 산이 많으니 다시 올 기회는 한참 뒤로 미루겠지만, 눈이 왔을 때 제법 매력있는 산이므로 언젠가 다시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