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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경기 인천

포천 국망봉과 신로봉 눈꽃

by 즐풍 2019. 5. 19.

 

 

 

산행일자 2016.12.31.토  10:03~16:55(이동시간 6:52, 이동거리 12.88km)   날씨: 잔뜩 흐림

 

 

원래 오늘은 새해를 하루 앞두고 북한산 일출 산행을 하려고 했다.

새해 일출은 새해 첫날인 내일 가기로 하고 어느 산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포천 국망봉을 선택한다.

이번에도 ㅇㅌ산악회에서 국망봉이 나왔는데, 요금은 13,300원이다.

차를 끌고 가면 통행료와 유류대를 계산했을 때 왕복 약 30,000원 정도니까 산악회를 이용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요금은 저렴하겠지만, 여러 번 환승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산악회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산악회는 경제적 이익이 있는 반면 서울까지 나가야 하니 시간 소모가 많아진다.  

거의 매주 지방 산행을 하다보니 연간 경비를 계산했을 때 웬만한 외국 여행가는 정도의 경비가 소요된다.

아낄 수 있다면, 한푼이라도 아껴야 한다.

 

이번 산행은 민드기산(민둥산), 견치봉(개이빨산), 국망봉, 신로령에 내린 눈꽃이 주요 볼거리다.

산행 안내에 게시된 사진을 보니 신로령에서 가리산 방향으로 암봉군락이 멋지다.

산악회에서 A코스는 민둥산에서 국망봉을 지나 신로령까지, B코스는 국망봉 중심의 산행 코스를 제시한다.

이를 무시하고 국망봉을 거쳐 혼자라도 암봉군락이 멋진 신로령에서 가리산으로 넘어갈 생각이다.

 

 

포천 국망봉 산행코스

 

 

대장이 산행 소개를 할 때 B코스는 엊그제 누가 개울을 건널 때 돌에서 미끄러지면서 물에 빠져

동상에 걸릴까봐 산행내내 쉬지도 못하고 내려왔다며 가급적 A코스 이용을 권장한다.

그 때문인지 결국 나만 B코스로 가기로 했는데, 도솔님이 혼자 가는 내가 측은했는지 함께 가기로 마음을 바꾼다.

나야 혼자가도 괜찮으니까 걱정말고 A코스로 가라고 했으나 굳이 함께 가겠다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산행을 시작하며 하산할 구간을 미리본다.

2016년의 마지막날 산행이 청명하면 금년 한 해도 훌훌 털어버리고 가겠지만, 요즈음 시국마냥 잔뜩 흐린게 우중충하다.

 

저수지 우측으로 올라가면 된다는 걸 너무 일찍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국망봉과 좀 떨어진곳으로 오르게 됐다.

국망봉으로 가는 능선을 잡아탔을 때가 4.5km지점인데, 국망봉이 5.4km 지점이니 대략 900m를 더 걸었다.

B코스 들머리인 생수공장에서 국망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급경사인데다가 적어도 4.5km를 걸어야 하니 제법 힘든 구간이다.

오르기 힘들면 하산코스도 마찬가지로 힘든 코스임에 틀림없다.

 

산행을 시작할 때야 날씨가 잔뜩흐려 정상을 볼 수 없었으나 막상 능선에 가까워지자 서리꽃 비경이다.

지금쯤 어느 산을 가더라도 적당한 높이 이상이라면 눈이 없어도 서리꽃은 볼 수 있겠다.

 

망덕봉이 바라보이는 지점의 헬기장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이래야 CJ에서 나온 햇반으로 만든 미역국밥이다.

햇반에 밑국물과 미역건데기, 햇반을 같이 넣고 뜨거운 국물을 부으면 미역국밥이 된다.

지금까지 먹어왔던 컵라면과 달리 미역국물에 밥을 말아먹으니 훨씬 고급스럽단 느낌과 든든함이 있다.

황태국반, 미역국밥,  순두부찌개국밥 등 종류가 많으니 식성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식사를 하며 건너편 국망봉을 찍으려고 하는데 순식간에 구름이 밀려오고 떠나기를 반복하다보니 기회를 잡기도 힘들다.

어렵게 잡은 건너편 국망봉의 모습이다.

 

마을이 있는 생수공장쪽엔 대략 4~5cm의 눈이 쌓인데 반해 정상엔 10cm가 넘는 눈이 쌓여 있다.

이런 적설량으로 겨울엔 이곳 포천 국망봉이 눈꽃 산행지로 인기가 많다.

A코스를 이용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바로 하산하거나 좀 더 시간이나 체력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신로령에서 하산해도 된다.

 

국망봉에서 사방을 조망해본다.

날씨가 맑다면 시원하게 보이는 산줄기에 가득한 서리꽃이 햇빛에 반사되어 보기 좋을텐데....

좀 전 헬기장에서 점심 먹은 시간 약 15분 정도를 포함해 들머리에서 5.4km인 이곳 국망봉까지 3시간 18분 걸렸다.

들머리가 해발 205m, 정상이 1,168m이니 960여 m를 꼬박 용을 써야 오를 수 있다.
국망봉이 겨울 산행지다보니 급경사라 눈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올라야 한다.  

 

우측으로 화악산인데,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바로 앞 봉우리가 좀 전에 점심을 먹었던 헬기봉이 있는 곳이다.

 

 

 

서리꽃 터널을 지나며 신로봉 방향으로 이동한다.

 

저기가 돌풍봉 쯤 되려나?

 

 

 

앞으로 신로봉을 올라간 다음 저 병풍같이 위험한 암봉 구간으로 진행해야 한다.

위험스러워보이지만, 그만큼 볼거리가 많겠다.

 

국망봉은 한북정맥의 한 구간이다.

대간을 뛰고 정맥을 타는 사람들이 지나야 할 곳이니 이런 코스는 어느 계절이든 산행하기 쉽지 않겠다.

 

이 구간을 좀 더 지나면 신로령을 지나 신로봉을 만나게 된다.

 

 

 

잠시 후 신로봉을 지나면 건너야 할 구간은 눈이 많아 길을 찾기 어려울텐데, 다행히 선등자 지나간 흔적이 있다면 산행은 훨씬 쉬워질 것이다.

 

눈밭길에 저 곳을 지나야 한다니 긴장감이 더 커진다.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신로봉이다.

 

신로봉을 받드는 저 두 바위 사람의 정수리에 올라가야 비로소 위험구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셈이다.

다행히 어려운 구간엔 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급경사인데다가 바위 봉우리라 위험하기 짝이 없다.

 

신로봉 정상은 두어 평 밖에 안되는 작은 공간인데다 눈이 많아 위험하다. 인증샷만 찍고 갈 길이 머니 서둘러 자리를 뜬다.

 

지금 지나온 구간의 눈길

 

우측 제일 높은 곳이 국망봉이다.

 

신로봉에서의 조망

 

신로봉에서 가리산 방향으로 가며 나타나는 이런 봉우리를 수없이 지나야 한다.

보기엔 어려워보여도 다행히 선등자가 남긴 발자국을 따라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길을 잘 아는 사람인지 알바 흔적이 없어 그 발자욱을 되짚으며 조심스럽게 산행을 이어간다.

 

온 길 되돌아보기

 

간간이 만나는 위험한 암봉 구간들

 

 

 

이런 눈길에 한 발 잘못 디디면?

....

 

지나온 신로봉능선의 날카로운 암봉들

 

당초 국망봉에서 신로봉능선을 타고 가리산까지 갈 생각이었다.

들머리에서 국망봉까지 오르는 구간이 너무 험한데다 눈길이라 조심스럽게 걸을 수밖에 없었다.

더우기 신로봉능선 구간은 워낙 험로인데다 비경이 많아 걸음이 쳐질 수밖에 없어 가리산을 다녀올 시간이 없다.

17:00에 버스가 출발한다고 했는데, 막상 버스에 도착한 때가 겨우 5분 전이었다.

여섯 시간 50분을 넘게산행하는 동안 쉰 시간은 점심 먹을 때와 간식 먹을 때를 포함해 겨우 30여분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약 30분은 비경에 취해 조망하는 시간이다.

 

마을 저수지

 

저수지에서 바라보는 석양, 올해 마지막으로 보는 태양도 구름에 가려 제 빛을 잃었다.

교수신문은 병신년의 사자성어로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선정했다고 한다.

2016년 마지막 몇 달을 뜨겁게 달군 국민의 분노는 촛불로 타올라 대통년을 탄핵으로 몰고가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미련한 일부 국민의 선택으로 대통년이 되었으나 현명한 국민의 촛불로 직무가 정지되었으니 君舟民水의 모범이다.

 

내일 저 태양이 다시 떠오르면 새로운 1년을 밝혀줄 빛나는 태양이 될 것인가?

 

마을길 모퉁이에 있는 삼층석탑위에 모신 부처님의 모습은 처음 보는 석탑의 형태다.

어떤 안내문도 없어 어느 시대에 만든 것인지 알 수 없어 더 궁금하다.

 

겨우 시간에 맞춰 내려왔지만,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눈길인데다 하산코스의 경사가 심해 내려오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좀 더 서둘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 험한 신로봉능선을 타고 시간에 맞춘다고 쉬지도 못하고 서두른 사람도 있는데....

하지만, 세모를 보내며 비록 30여 분이나  늦게 출발했으나 그들을 이해하기로 한다.

 

금년 한 해도 주말에 다른 일정이 없다면 산으로 갔다.

산행 초창기 때인 2010년이나 2011년에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산행을 했는데, 요즘엔 비가 오면 쉰다.

산행도 오래 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진 결과다.

금년엔 대략 64회 정도 산행을 했다.

굳이 산행이 아니라도 제주도 둘레길이나 경주 바닷가 트레킹은 20km를 넘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 모두 지난 일로 이 블로그에 차곡히 쌓아 놓았으니 방문객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거나 언제든 되돌아 볼 기회가 있겠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산행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