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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립공원 탐방/도립공원 전체

천관산 암릉산행 억새군락

by 즐풍 2019. 6. 27.

 

 

 

탐방일자 2016.12.3.토  12:00~16:15(이동시간 4:15, 이동거리 7.34km)   날씨: 맑음

 

날씨가 추워지면서 설악산을 가려던 계획은 자꾸만 뒤로 미뤄진다.

설악산만 전문적으로 가는 산악회에서 지난 번 가려던 두타산 베틀릿지는 성원 부족으로 취소되더니 이후 산행도 그렇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니 쉬운 산행을 쉬라는 건지 아니면 김장철이라 김장을 도와주라는 건지 알 수 없다.

그래서 결국 대타로 파주 감악산과 제천의 금수산 소용아릉을 다녀왔다.

이번에도 설악산은 성원이 안 돼 전남 장흥의 천관산으로 대신 간다.

위험 구간을 주로 가는 그 산악회의 특성상 겨우내 설악산은 가기 힘들지도 모른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야 하니 이번 겨울엔 그동안 못 다닌 전국 명산을 갈 기회가 많아지겠다.

어쩌면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천관산 등산코스

 

 

장천제 앞의 태고송(太古松)이다. 말 그대로 워낙 오래된 소나무라 이젠 살아 생전의 크기와 위용을 가늠할 수 있다.

 

올해 마지막일 단풍을 12월을 여는 첫 주말에 이곳 천관산 입구에서 본다.

 

들머리 입구에서 보여주는 안내지도의 3번 코스로 올라오면서 보는 첫 번째 바위다.

사실 이 전에 더 큰 암봉이 있긴 했으나 역광이라 빛이 들어간데다 올려야 할 사진이 많아 제외시켰다.

나처럼 아무렇게나 들이대는 게 아니라 이 맑은 날씨에도 플래쉬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으니 제대로 된 프로 정신이다.

 

오늘 구간의 하이라이트인 대세봉구간의 암릉이다. 역광이라 어디서 잡든 제모습이 안나오는 게 아쉽다.

 

저 선인봉을 올라가면 별 특징은 없지만, 내려와 보니 모델들로 암봉 크기가 가늠되고 분위기가 살아난다.

 

건너편 갈 수 없는 곳의 손가락바위

 

금강굴인데, 사진이 너무 많아 버릴까 말까 고민하다 이 능선의 주요한 바위라 결국 넣는다.

보통 이 굴인 금강문을 통과하는데, 우측 아랫쪽에 있는 좁은 굴을 금강굴이라 하는 모양이다.

 

 

 

 

 

저 바위(관음봉?) 맨 위에 올라가 좀 전의 대세봉과 손가락바위를 찍고 내려올 때 좀 고생을 했다.

오늘 사진은 쉽게 찍은 사진도 있으나 때로는 꽤 많은 공력과 땀방울을 흘려가며 고생스럽게 찍은 사진도 많다.

 

 

 

지금까지 올라온 구간을 바위에 올라서서 다시 본다.

 

윗쪽에 있는 암봉군락이 대세봉이다.

올라오며 대세봉과 느닷없이 막닥뜨리다보니 정면에서는 도저히 사진을 잡을 수 없다.

뒤로 돌아와 바위 위에서 찍으니 그 규모를 잡을 수 있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안내문엔 대세봉이 관음봉 위쪽에 있다고 하는데, 올라오며 석선(石船), 관음봉을 포함한 여러 바위를 만났다.

어느 바위는 이름을 몰라 지나쳤고, 석선은 수많은 바위 중에 별로 뛰어나지 않아 올리지 않는다.

 

대세봉은 산동인(山東人)은 문장봉(文章峯)이라고도 부른다는 데 여러 곳의 안내문에서 산동인이란 글자가 자주 보인다.

이곳 장흥은 서해바다와 가까워 중국에서도 산동인들의 왕래가 잦았나보다.

요즘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를 읽다보니 왜놈들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서해침탈도 전부터 자주 있었다니 가능한 일이다.

 

대세봉 아래쪽에 있는 바위를 당겨본다.

천관산이 호남의 5대명산이라더니 그 명성이 헛되지 않을만큼 뛰어난 기암기봉이 많다.

오늘 270여장의 사진을 정리하며 중복되고 아니다싶은 사진 200장을 지웠다.

그 중에 다시 추리고 추려 그래도 많다싶을만큼 50여 장만 올리니 그만큼 보여줄게 많은 천관산이다.

 

올라가며 보는 오른쪽 능선의 암봉군락

 

천주봉도 여러 지점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잡아보았지만, 이 사진이 제일 맘에 든다.

잠시 후 2능선으로 내려가며 이 구간을 다시 볼 기회가 또 있다.

도봉산에 주봉이 있다면 이곳 천관산엔 천주봉이 있다.

하늘을 떠받드는 기둥처럼 보였길래 그런 이름이 생겼지만, 불가에서는 깃발을 세우는 당간지주처럼 보였나보다.

하여 당번(幢幡)이라고도 안내되어 있으며, 산동 사람들은 금관봉(金冠峯)이라 부른다고 한다.

나는 이 천주봉과 금관봉에서 각각의 글자를 따 천관산의 이름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천관산을 소개하는 내용을 보면,

"꼭대기 부분에 바위들이 비죽비죽 솟아 있는데,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하여 천관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고 되어 있다.

우리가 천관산이라 부르고, 중국 산동인은 천주봉을 금관봉이라 부르니 비록 사는 나라는 틀려도 관(冠)자로 의견의 일치를 본다.

 

 

 

가까이 기암군락이 있고 멀리 농담(濃淡)흐린 산수에 바다가 들어찼으니 동양화가라면 꼭 그리고 싶은 싶은 비경이다.

 

대부분 등산객은 뒤쪽의 양근석이 있는 암봉구간을 이용하지만, 앞쪽에 있는 암봉군락이 더 멋지다고 생각해 이쪽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지금 올라온 능선의 정상인 환희대

올라온 구간은 힘들지만 멋진 바위가 많아 시간가는 줄 모르는 구간이다.

이 환희대에 올라 사방으로 트인 절경을 보며 다시한번 환희를 느낄 수 있어 환희대로 지었으리라.

 

여기서 600m 떨어진 구룡봉 다녀오는 건 생략하고 서둘러 2코스의 암릉구간으로 하산하기 위해 발길을 돌린다.

2코스의 암릉구간이 끝나면 바로 양근석바위를 보기위해 질러가려 했으나 전라도의 식생이 북쪽 산과 다르다.

숲을 뚫고 지나갈 수 없게 잡목이 빽빽하고 나무들이 서로 바지에 달라붙어 한발짝도 숲으로 들어갈 수 없다.

결과로 본다면 구룡봉을 못 간것은 큰 판단착오였다.

 

환희대에서 다시 보는 대세봉 일대의 크고 작은 기암군락이 천관산의 최고 절경이다.

이런 암봉군락의 절경으로 천관산이란 이름을 얻고 호남의 5대 명산이란 명예를 받는다.

 

사방으로 눈을 돌려도 절경이다.

 

연대봉으로 가며 보는 환희대 아래쪽의 암봉군락이 이제야 제대로 보인다.  

 

환희대에서부터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 가는 길엔 온통 억새 천지라 억새철엔 억새 산행으로 발 디딜 틈이 없겠다.

 

점과 선으로 연결된 남해와 다도해

 

오른쪽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 방금 지나온 환희대

 

 

 

주봉과 대세봉 맨 아래는 관음봉이다.

가까이서 볼 때 제법 크고 오밀조밀하게 복잡하던 암봉도 멀리서 보니 다 정리되어 단촐한 느낌이다.

 

잠시 후 만나게 될 2코스의 암봉들

 

바다에 잠긴 작은 산 봉우리

 

바다에 내려앉은 박무가 나름의 운치를 더한다.

 

환희대에서 연대봉으로 가는 코스는 완만한 구릉이라 편한 길이다.

막 억새가 피어올랐을 때 눈부시게 핀 억새꽃은 바닷바람에 출렁이는 거대한 억새 파도를 산 위에서 볼 수 있겠다.

이제 억새는 다 지고 그새 비바람에 색까지 바래 처연한 억새가 오가는 등산객을 무심한 눈길로 반길 뿐이다.

 

보통 천관산의 정상인 연대봉을 찍고 정원석 양근암이 있는 능선으로 하산하겠지만,

올라온 코스와 양근암 코스의 중간에 있는금강굴이 있는 가운데 코스로 하산한다.

연대봉은 천관산 정상이라는  상징성은 있으나 가운데 있는 코스의 암릉이 더 멋져 보여 선택과 집중을 위해 과감히 생략한다.

 

주어진 시간은 불과 다섯 시간

그 시간동안 서둘러 내려가 시간이 가능하다면 양근암이 있는 능선으로 치고 올라가 볼 수 있는데까지 볼 생각인데....   

 

아쉬움에 연대봉을 다시 보니 지금까지와 달리 부드러운 곡선이 여유롭게 느껴지는 쉬어가는 코스다.

 

잠시 눈을 돌리면 바다와 점점이 들어박힌 작은 섬이 보이고 바람이 바다 냄새를 실어 보낸다.

맑은 날씨라지만, 중국과 이웃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원죄로 끼고 살아야 하는 미세먼지가 시야를 방해한다.

정녕 푸른 하늘은 백년하청인가?

 

3코스의 암릉이다. 맨 왼쪽 천주봉이 뾰족하고 아래쪽 대세봉은 또 다른 얼굴로 나타난다.

 

한참을 더 내려가 잡아보는 대세봉 일원

 

 

 

2코스의 본격적인 암릉을 만나게 된다.

멀리서 볼 때 제법 암릉이 크고 멋져보였으나 막상 그 가운데 들어서니 그 전체를 조망할 수 없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암릉구간 어디엔가 금수굴이 있을텐데, 바위를 타다보니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왔다.

 

3코스의 암릉과 달리 둥글둥글한 느낌이 큰 암릉구간이다.

 

 

 

 

 

1코스의 정원석과 양근암 그리고 천관산 정인인 연대봉은 다음 기회로 돌린다.

살다보면 언젠가 다시 올 날이 있을 테니 그때 더 가까이서 바다를 조망하며 오늘 돌지 못한 구룡봉과 다른 코스를 봐야겠다.

이 바위는 앞뒤 모습을 다 담았지만, 이쪽 바위 위에 소나무가 있어 싣는다.

 

1코스를 그리며...

 

이제 2코스의 암릉구간도 여기서 끝이다.

이곳까지 오는데 신사동에서 중간에 휴게소에 들린 20분을 포함해 네 시간 40분 걸렸다.

귀경할 땐광화문 촛불시위로 인파가 몰리는 바람에 차량이 적어 10여 분 빨리 도착했다.

등산 시간 네 시간 15분에 이동 시간은 꼭 그 두배가 더 되는 긴 여정이라 충청권만 벗어나면 늘 고민이다.

 

아무리 멀다해도 반나절이면 도착하니 나머지 반나절동안 산행하고나면 귀가시간이 너무 늦다.

그래도 워낙 작은 나라임은 일기예보로 알 수 있다.

"오늘은 전국적으로 맑고 또는 전국적으로 비가오겠으며...."로 시작되는 크기의 나라다.

나라가 더 크면 더 볼게 많겠는데, 어느날 갑자기 통일되면 북한지역 산까지 다니기엔 시간이 부족할 테니 부지런히 다녀야겠다.

 

지나온 마지막 바위

 

 

혹여 이 글을 읽으셨다면 2018.10.13일에 다녀온 천관의 내용이 더 풍부하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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