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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립공원 탐방/도립공원 전체

도립공원 본점인 구미 금오산 비경

by 즐풍 2019. 6. 27.

 

 

 




산행일자 2015.7.4.토  10:45-16:05(다섯 시간 20분 산행)   날씨: 흐린 후 맑음

 


국립공원은 모든 자원이 원시적으로 잘 보존되고, 역사나 학술상의 가치가 있는 지역을 정부에선 엄격하게 심사를 거쳐 지정한다. 

우리나라엔 현재 16개의 산악형 국립공원과 4개의 해안형 국립공원, 경주 도시형 국립공원 등 총 21개가 지정되었다.

현재까지 지정된 국립공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경승지로써 국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13년 3월 무등산이 마지막으로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자 사계절 등산객이 넘쳐나는 태백산과 팔공산도 국립공원을 추진 중이다. 

광양에 있는 백운산도 수년간 국립공원 승격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전남 도립공원인 무안과 신안에 걸쳐 있는 '원시 갯벌'도 해안형 국립공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산행하게 될 금오산이나 경북 봉화에 있는 청량산도 진작부터 국립공원을 추진하고 있다.

 

도체 국립공원이 뭐길래 지역마다 국립공원 승격을 추진하려는 걸까?

제일 먼저 관광객 유인 효과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보통 2-3배 이상의 탐방객이 증가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지역 정치가나 상공인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매달릴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는 지자체가 부담하던 시설 등 운영비용이 정부로 이관하게 됨에 따라 지자체는 비용을 줄이고 국비를 유치하게 되는 부수익도 얻는다.

마지막으로 관리 직원이 증가함에 따라 고용창출을 늘리게 된다.

이러한 이해타산에 따라 지역마다 국립공원 승격을 추진하고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한라산을 포함한 산악형 국립공원은 2014년 4월 월출산을 마지막으로 모두 탐방을 마쳤다. 

20개의 도립공원 중에 이번에 다녀오는 금오산까지 12개를 마쳤으니 이제 6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미탐방지는 충남 청양에 있는 칠갑산을 제외하면 모두가 먼 거리인 전라도와 경상도에 있어 산행하기가 쉽지 않아 얼마나 더 걸릴지 알 수 없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데, 계절 따라 입맛 따라 이산 저산 다니다 보면 2~3년이면 도립공원 탐방도 끝나지 않을까 싶다.

여러 산행기에서 봐왔던 금오산은 늘 욕심을 내던 산이다. 

우연히 도솔님도 금오산을 신청하여 강남 신사역에서 출발하는 ㅎㅇ산악회 버스에 함께 몸을 싣고 출발한다.

 


 

 □  금오산

    

경상북도 구미시, 칠곡군 북삼면, 김천시 남면 경계에 있는 금오산은 높이 977m로 1970년 6월 1일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정상인 현월봉은 미군 통신장비와 통신사 중계탑을 철거한 후 정비작업을 끝에 '14년 10월 25일 60년 만에 공식 개방되었다.

신라에 불교를 전한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저녁노을 속으로 까마귀가 나는 것을 보고 금오산이라 이름을 지었다 한다.

기암괴석이 명금폭포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고려 말에 축성한 금오산성은 북쪽만 트인 험난한 요새로 금오산성 안쪽엔 ‘성안마을’이 있다.

물소리가 금오산을 울린다는 명금폭포까지 케이블카가 놓여있다. 

그 앞에는 의상대사가 수도하였다는 도선굴이 있고 해운사와 약사암이란 절도 있어 산행 내내 볼거리가 풍성하여 도립공원 1호인 본점의 위상에 걸맞다.

 

 

경북 구미 금오산 등산코스

 


 

주차장에 내려 주변 음식점과 연결된 개울을 보니 제법 물이 흐른다.

몇 군데 사전정보에 의하면 선녀탕 폭포가 멋져 보여 주민에게 선녀탕에서 능선 오르는 길이 있냐고 물어보니 있다고 한다.

선녀탕 가는 길에 몇 군데 소와 폭포가 있어 함께 보면 좋겠단 생각을 하고 오르기 시작했으나 긴 가뭄에 계곡을 바짝 말랐다.

결국,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계곡을 따라 금오산성까지 오른다.

금오산성을 오르면 거대한 분지형의 평원이 형성된 곳에 사진과 같이 늪이 있다. 가뭄으로 부족한 습지의 모습이 아쉽다. 

 





 

폭포를 본다고 계곡으로 오르는 바람에 능선으로 올랐으면 봤을 여러 풍경을 놓쳤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정상엔 미군 통신대와 kbs 송신소가 있어 막혀있었지만, 2014년 10월부터 개방됨에 따라 정상엔 정상 표지석이 새로 설치됐다.

정상에서 구미 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뚫렸고, 왼쪽 바로 아래엔 큰 기암괴석과 약사암의 조화가 시원스럽다.

 

 



약사암과 거대 암봉을 더 시원하게 보려면 사진의 돌탑이 설치된 장소에서 보는 게 가장 멋지다.

통신대 울타리를 한참 돌아가거나 바로 가로질러 가자면 경사가 심해 철조망을 잡고 조심해서 이동해야 한다.

돌탑 있는 곳에 가야 약사암과 암봉의 조화로운 모습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고, 돌탑이 주는 재미에 빠질 수 있다.

 



돌탑이 있는 데서 보는 약사암은 바위 벼랑위에 구조대를 설치해 사찰을 세웠다. 

막상 약사암을 지날 땐 왼쪽 삼성각과 른쪽 약사전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다시 보니 아래에도 무슨 건물이 있다. 

오른쪽 종각은 접근을 막아놓았다.

 



날씨가 쾌청했다면 한폭의 그림일 텐데 흐린 날씨가 아쉽다.

 



정상이 개방되지 않았을 때 이곳에 설치된 정상표지석(높이 976m)이다.

위에 있는 정상석의 글자가 수려한 해서체라면 이곳은 단아한 모습이라 보다 정숙한 느낌이 든다.

 



 



약사암 뒤쪽의 암봉을 내려가는 길에 본다.

 




 



현월암에서 약사암 가는 길목의 일주문인 동국제일문

 



밋밋했을 바위를 담쟁이덩쿨이 타고 올라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을 준다.

 



삼성각은 고유의 토속신앙인 산신과 칠성님, 독성을 모신 사당으로 토착화된 불교다.

 



약사암의 종각으로 가는  다리가 위험한지 길이 막혀 더 가보고 싶다는....

 



종각과 오른쪽 능선의 돌탑

 



도립공원이라고 하지만 안내판이 부실하여 마애불과 오형돌탑 가는 길 찾는데 애를 먹었다.

제대로 된 이정표가 없어 계곡으로 가지 않고 한참을 돌아 능선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다행히 그곳에서 모두를 만났다.

 



금오산 마애불상

자연 암벽의 돌출부위를 좌우로 나뉘어 조각하였으며 높이는 5.5m이다. 얼굴은 턱이 넓고 풍만하며 몸매는 가늘다.

사진은 평면으로 보이지만 왼쪽과 오른쪽은 100도가 넘는 둔각의 각진 바위를 절묘하게 이용한 슬기가 돋보인다.

 



오형돌탑

장애를 안고 태어난 손자 오형석 군이 10살 무렵에 죽자 극락왕생을 빌며 쌓은 탑이라고 한다.

금오산의 오자와 손자 이름에서 한 자를 취하여 이름을 지었다. 주변에 20여 개의 탑이 조성되었으니 그 공력이 크다.

아직도 간간이 이곳에서 돌탑을 쌓는 오형석 군의 할아버님을 뵐 수 있다고 하니 건강하시길 빈다.

                                                                                                        (강태공님의 댓글로 알게 된 사실임) 

 



한참을 하산한 후 보는 이름 모를 암봉

 



경북 구미까지 가고 오는 데 평균 3시간 50여 분 걸렸다.

산행에 주어진 시간은 약 다섯 시간

처음에 이 시간은 넉넉한 시간인 줄 알고 정상에서 식사하며 여유 있게 보내다 보니 하산길이 급박해졌다.

오늘도 지난번 내연산처럼 시간에 쫓겨 걸음은 빨라지니 풍경을 제대로 볼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그래도 도선굴은 빠뜨리지 않고 다녀왔고, 해운사 경내를 들려보는 시간도 가졌다.

하지만 고려의 충신 야은 길재와 관련된 채미정을 생략하는 아쉬움이 있다.

 




 



할딱고개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도선굴, 올라가는 길에 아슬아슬한 잔도가 놓였다. 

 



다혜폭포는 높이 27m로 명금폭포라고도 하며 수량만 많다면 제법 볼만할 텐데, 오랜 가뭄으로 마른폭포가 됐다.  

 




 



도선굴 가는 길의 잔도엔 와이어로프가 설치돼 있어 안전하지만 중국의 잔도와는 많이 다르다.

삼국지나 초한지를 읽다 보면 잔도가 자주 나온다. 

그 잔도는 강물이 흐르는 거대 암봉 100m 높이에 기술적으로 나무 자리를 설치한 것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국만이 만들 수 있는 비법 중 하나다.

 

스페인에 "왕의길"이란 잔도가 있다고?

그건 현대 기술이 발전한 1921년에 설치된 것인데 비해 중국의 잔도는 이미 2천년 전부터 활발하게 건설된 것이

 중국의 잔도 놓은 기술은 서양보다 2천년이나 빠른 셈이다. 


 




 



도선굴은 제법 규모가 큰데 굴안에 또 다른 작은 굴이 있어 이곳에서 뭔가 기도를 하는지 촛불 수십 여 개가 켜져있다.

내 사진이 안쪽을 보는 지 밖을 보는 지 헷갈린다.

 



도선굴은 현월봉에서 다혜폭포로 내려갈 때 할딱고개에서 조망하면 위치가 잡힌다. 

하지만 채미정 쪽에서 올라오면 다혜폭포는 보이지만 도선굴의 존재를 모르면 길목을 찾기 어려워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도선굴 올라가는 길목은 낭떠러지기지만 와이어로프가 안전하게 설치돼 있어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도 조심하면 쉽게 오를 수 있다.

굴이 바위 절벽의 중간 정도의 높은 곳에 있어 시야가 넓어 조망이 좋다. 

10여분만 시간 할애를 한다면 정상인 현월봉 만큼이나 색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어 반드시 다녀올 것을 추천한다.

굴안에 있는 또 다른 작은 굴

 



해운사 경내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이 제법 운치가 좋아 걷는 동안 힐링 받는 느낌이다.

 



산행을 끝내고 주차장에 마지막으로 올려다 본 금오산 풍경


 

도립공원 1호인 금오산을 불과 다섯 시간에 끝내기는 무리다. 

이번 구미산은 맛보기로 다녀왔다면 다음엔 적어도 여덟 시간 이상의 시간을 갖고 칼다봉으로 올라 정상을 찍고 대원사 방향의 능선을 타는 게 좋겠다.

이왕이면 장마가 지난 뒤 푸른 하늘을 리에 이고 제대로 된 폭포를 본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단풍계절엔 채미정의 단풍이 기가 막히다니 그 시절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