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5. 토 12:30~13:35(한 시간 탐방) 맑음
백두산 줄기따라 중간에 화려한 설악산이 있고 남쪽으로 내려가며 백두대간은 지리산에서 끝난다.
그 중간중간 정맥과 지맥은 또 여러 분맥을 만들며 이리저리 흩어지다 단맥으로 소멸한다.
많은 사람이 백두대간을 뛰고 정맥과 지맥까지 줄기 따라 고난의 행군을 하기도 한다.
백두대간에 관심도 없던 내가 남난희와 그 아들의 기록인 "사랑해서 함께한 백두대간"을 읽고 대간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형수님과 한라산을 오르려 했으나 형도 오른다기에 무릎을 아껴야 하므로 용눈이오름, 아부오름 등으로 방향을 튼다.
형님은 2년 전 무릎관절을 새로 했고, 아내나 여동생 내외는 산행 생각이 없어 두 그룹으로 나누기엔 부담이 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형님은 74세, 형수님은 73세인 할아버지 할머니라 산행을 자신한다 해도 형님은 산행을 미치기 힘들다는 걸 내가 안다.
연초에 제천 감악산을 오를 때 숨소리도 거칠고 걸음이 늦는 걸 확인했으니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 종주는 언감생심이다.
결국, 한라산이나 영실오름은 과감히 포기하고 대타로 오름을 몇 군데 선정한다.
제주엔 기행화산인 오름이 368개나 된다니 그 전체를 오른다는 건 제주에 터를 잡지 않는 한 어렵다.
오름 첫 입문용으로 용눈이오름이 가장 무난하고 부드러운 능선이 펼쳐저 어렵지않게 오를 수 있다.
속살처럼 부드러운 오름을 중간쯤 오르자 형님은 "어이~참, 좋다."를 연발한다.
주차장에서 우측으로 빙둘러 오르게 될 용눈이 오름
용눈이오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산 26-47)
손지봉(손자봉)과 이웃해 있는 오름으로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바로 올라갈 수 있다.
정상까지 10~15분이면 넉넉하고, 정상의 분화구를 도는 시간도 10분 정도면 돌 수 있다.
높지는 않으나 산체는 넓어서 듬직한 감이 있는 오름이다.
남북으로 비스듬히 누은 이 오름은 부챗살 모양으로 여러 가닥의 등성이가 흘러내려 기이한 경관을 빚어낸다.
오름 대부분이 연초록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풀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등성이마다 왕릉같은 새끼봉우리가 봉긋봉긋하고 오름의 형태가 용들이 놀며 누워 있는 모습이라는 데서 용눈이오름이라고 했다.
표고는 248m, 비고는 88m이다. (안내문 편집)
전엔 저 길로 다녔는데, 지금 다시 가드레일을 설치하고 야자매트를 까는 중이다.
작업이 끝나면 저곳이 정규탐방로로 바뀔 것이다.
산소와 돌담이다.
산소를 에워싼 돌담은 아래쪽이 넓고 위쪽이 좁아지는 형태다.
마소가 산소에 침입하지 못하게 하는 경계이자 산소가 있다는 표식도 되며 조상의 묘를 찾아내는 방법도 된다.
지금은 이런 동남아산 야자매트가 들어와 탐방로에 깔리며 자연보호도 되고 밟는 느낌도 좋다.
현재 길과 새롭게 교체작업 중인 탐방로
사이 좋은 시누와 올케
목우를 사귈 때 알고보니 원주의 명문인 원주여중과 원여고를 함께 다녔을 뿐 아니라 같은 반이기도 했다.
키가 큰 목우는 키 큰 친구들과 놀고 작은 동생은 앞에서 놀았다.
그러니 흔히 있는 시누와 올케 사이의 갑질이나 다툼이 없어 좋다.
용눈이오름
구좌읍에 위치한 용눈이 오름은 해발 247.8m, 높이 88m, 둘레 2,685m 정도 되는 오름으로 360여개의 오름들 중 유일하게 분화구가 3개이다.
봄, 여름에는 잔디가 가을, 겨울에는 억새가 덮이며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다.
인체의 곡선처럼 부드러운 능선이 유독 아름다워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는다.
한 가운데가 움푹 패어있어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는 뜻을 담아 용와악(龍臥岳),
용이 놀았던 자리라는 뜻은 담아 용유악(龍遊岳),
용의 얼굴같다 하여 용안악(龍眼岳) 등으로 표기되었는데,
실제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화구의 모습이 용의 눈 처럼 보이기도 한다. (비짓 제주)
용눈이오름은 다른 오름과 달리 세 개의 능선으로 이어져 전체적으로 부드럽다는 인상이 강하다.
15분이면 정상에 오르며, 경사도가 완만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에 편하다.
위치상 동쪽 끝에 있어서 좋은 날씨에는 멀리 성산일출봉과 우도까지 전망이 가능하며 주변의 다랑쉬오름과 지미봉도 볼 수 있다.
세 개의 분화구를 중심에 두고 오름 한바퀴 산책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1시간 내외로 주변 풍경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억새가 피는 가을에는 스몰 웨딩 사진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비짓 제주)
전엔 용의 눈에 해당하는 안쪽 분화구엔 길이 없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오솔길이 생겼다.
이 길이 생기지 않도록 입구에 출입금지란 팻말이 붙어있다.
한 바퀴 돌아 나중에 내려올 구간
이런 부드러움이 용눈이오름의 특징이다.
여성의 가슴에서 허리로 흘러내리듯 부드러운 오름이다.
오름으로 올라와 양쪽으로 갈라지는 입출구다.
건너편 풍력발전기
주변엔 삼나무로 경계를 만든 곳도 있고...
정상은 평원처럼 넓은 공간이 있어 한껏 개방감을 높인다.
오름은 작은 동산같은 느낌이지만 육지엔 이런 코스가 별로 없으니 여기서 보이는 모든 것을 느끼고 즐겨야 한다.
아래쪽 사일리지는 마소 사료로 쓰기 위한 건초를 말아논 것이리라.
사일리지가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정상으로 가는 길
용눈이오름에 핀 노란 꽃이 민들래 같기도 한데 높은 하늘의 작은별처럼 느껴진다.
용눈으로 표현되는 분화구 세 개
오름 중에선 유일하게 분화구가 세 개인 용눈이오름
정상에 거의 다 도착했다.
건너편 다랑쉬오름이다.
다랑쉬오름은 오름의 여왕이란 병명이 붙을 만큼 아름답다.
오른쪽에 작은 오름이 보이는 데 작다라는 말이 붙은 아끈다랑쉬오름이다.
오늘은 다랑쉬오름은 생략하고 이 용눈이오름을 끝내면 좀 더 멀리 있는 아부오름으로 갈 생각이다.
아부오름이 궁금하면 ☞ http://blog.daum.net/honbul-/1429
다랑쉬오름이 궁금하면 ☞ http://blog.daum.net/honbul-/967
드디어 하산코스를 잡는다.
노란 민들래꽃이 용눈이오름에 매력을 더한다.
하산코스 뒤로 보이는 다랑쉬오름
방목되는 말도 구경하고...
한 시간 정도에 걸친 짧은 트레킹으로 용눈이오름을 만끽했다.
비단처럼 부드럽게 누은 용을 타고 오르며 주변 풍경은 물론 오름을 느낀, 그러고 보니 오름은 오르가즘과 연결되기도 한다.
오름의 환희를 느낀 용눈이오름을 뒤로 하고 아부오름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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