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13.03.30.토 09:45-15:16(5시간 30분) 날 씨 : 하루종일 흐리고 오후에 다소 쌀쌀한 느낌
기록을 보니 '11.1.18.토요일 영하 7도인 날씨에 성결대학을 등산기점으로 10시부터 산행을 시작하여 수리산 종주를 끝낼 때가 15:30이니 오늘과 산행시간이 같다.
그 당시엔 블로그엔 관심이 없고 하나라도 더 많은 산을 섭렵하는 게 목적이었기에 혼자서 이 산 저 산 많이도 다녔던 기억이 있다.
지난 주 삼악산을 갔을 때, 솔담님이 수리산을 가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나 혼자 가려던 수리산을 솔담님과
도솔님이 동행을 하게 된다.
일산터미널에서 수원행 시외버스를 타니 불과 40여분만에 군포에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현충탑을 들머리로
잡고 등산을 시작한다.
버스를 타고 오다 보니 관악역을 지나는 게 보여 다음엔 버스를 이용해 삼성산을 등산하면 보다 빨리 접근할
수 있겠단 생각도 해본다.
200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수리산은 관모봉과 정상인 태을봉(469m), 말 그대로 암봉이 수려한 수암봉(秀巖峰)이 볼만하고 중간 중간 기암괴석이 산재해 있어 산 타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도립공원이라고 하기엔 다소 산세가 약한 면이 있지만 안양과 군포를 접하여 있다.
전철이나 버스를 이용한 접근성이 좋아 수도권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등산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경기도엔 이밖에도 가평에 있는 연인산과 남한산성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군립공원으로 조차도 지정되지 않은 운악산의 산세가 뛰어나 인기명산 순위에서도 수리산을 가볍게 따돌리고 있다.
국립공원을 제외한다면 도립공원이나 군립, 시립공원으로 지정되었거나 안 된 산 중에는 가끔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되는 산도 있다.
도솔님과 산행하게 되면 가 보지 않은 산이라 해도 멀리 조망되는 산의 거의 대부분의 산 이름을 안다는 게 신기하고 산행정보가 무궁무진하여 막힘이 없어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야 직접 등산을 하며 몸으로 체득하며 하나 둘 알아가지만 도솔님은 공부나 상식이 남다른 모양이라 늘 부럽기도 하다.
수리산 등산코스
현충탑 오르는 길목에 자연보호비가 있고, 현충탑까지 계단을 깔아 초반엔 다소 힘이 든다.
지난 번엔 성결대학 옆으로 올랐지만 이번엔 이곳에서 시작하니 실질적인 종주의 시작이다.
현충탑
아직은 여유롭게 갈 수 있는 흙길인데,,,
바위가 높으니 조망도 시원하겠다.
아기자기한 바위 곁을 지난다.
드디어 관모봉이 눈에 잡히기 시작했다.
관모봉에도 국기봉을 설치했는 데, 국기봉이 제일 많기로는 관악산에 6개, 삼성산에 5개가 있으니 이 두 곳의 11국기봉을 돌면
관악산, 삼성산을 온전히 종주하는 코스로 보통 9시간 전후의 시간이 소요되니 북한산 12산성 종주보다 좀 더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솔담님이 엊저녁 주(酒)님을 한참이나 만나고 등산에 나섰는 데 힘들어 하더니 덥다고 반팔로 나선다.
여느 때 산행 같으면 이야기가 많은 데 오늘은 말이 적은 걸 보니 주님 덕에 산행이 많이 힘들긴 한 모양이다.
수리산엔 의외로 바위를 자주 만난다.
이 바위만 돌면 드디어 관모봉이다.
관모봉
멀리 관악산과 삼성산이 잡히지만 날씨가 선명하지 못 해 조망이 좋지 않다.
가야 할 방향의 태을봉이 보이니 저기가 수리산의 정상이다.
정상인 태을봉을 찍었으니 약 1/3 지점인 셈이다. 표지석 아래 기단엔 태을봉에서 보는 일출이 군포 제1경이란다.
제법 날카로운 바위가 있지만 올라가본다.
올라와 보니 좌우로 우회코스가 있지만 암봉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바위 틈에서 자라는 소나무가 제법 멋지다.
수리산 등로 중에서 일반인이 이곳에서 가장 버벅대는 코스다.
왼쪽에서 두 번재가 슬기봉이고 오른쪽이 군통신탑인데 군부대가 있어 우회로로 이동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나온 관모봉능선
실질적인 슬기봉이지만 군부대가 입주해 있다.
하여 이곳에 슬기봉이란 푯말을 설치, 일군의 산객들이 안양을 조망하고...
슬기봉 아래 암봉지대를 나무데크를 이용하여 통과한다.
모처럼 만난 도로지만 군부대로 통하는 군사도로다.
슬기봉 아래 이동통로엔 청장을 아크릴로 덮은 다소 호사스런 등로가 보인다.
수암봉 가는 등로가 데크로 연결돼 있지만 굳이 볼 것도 없으니 정자 우측으로 난 단축코스로 가는 게 훨씬 편하다.
사람의 손길이 이렇게 만든 건지 자생력인지 궁금하다.
드디어 수암봉이 수려한 자태를 드러내니 빨리 올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날씨만 좋다면 좀 더 선명한 모습일 텐데 비 올듯 흐린 날씨에 황가까지 거드니 조망이 말이 아니다.
안산에서 올라오는 능선
수암봉 아래 이곳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는 데 동네 꼬마들까지 올라와 지들기리는 재미있게 논다지만
뛰어다니고 소리치고 칭얼대니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며 한껏 생동감이 넘친다.
수암봉 중턱에서 지나온 능선을 다시한번 조망해 본다.
전엔 등산을 하면 오직 전방만 주시하며 내 달리기만 했는 데
요즘엔 온 길을 뒤돌아 보면 앞으로 갈 때 보이지 않던 풍경이 새롭게 보인다.
우리네 인생도 이와 같이 가끔은 뒤돌아보면 가야할 길이 더 명확해지지 않을까?
헬기장엔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빠지고 오가는 산객만 보인다.
수암봉 정상 데크
수암봉 정상이다.
이젠 이 능선을 타고 안양역 방향으로 하산할 일만 남았다.
모처럼 만난 소나무 숲길이 반긴다.
다른 위치에서 보는 수암봉의 또 다른 모습이다.
돌탑인가, 돌무덤인가?
담 위로 개나리꽃 만발할 때 샛노란 꽃이 장관일 텐데 보지 못 하니 아쉽다.
병목안 시민공원
하산하니 에어건이 설치되어 있어 구두약을 발라 뽀얗게 내려앉은 먼지를 제거해 보지만
여전히 볼품없는 송림제화가 영 못 마땅하다.
일산에 도착하니 오후 5시라 도솔님이 부담한 오모가리 뚝배기 김치찌게를 먹으며 뒤풀이를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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