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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립공원 탐방/도립공원 전체

경남 고성의 연화산 도립공원

by 즐풍 2019. 5. 29.

 

 

 

 

 

2018.09.15. 토  11:33~16:12(전체 시간 04:39, 휴식 시간 00:29, 전체 거리 8.68km, 평균 속도 2km/h) 최저(최고)고도 79m(531m)) 하루 종일 이슬비

 

 

우리나라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이 18곳, 도립공원 지정 산은 17곳, 군립(시립)공원은 19곳이 있다.

그 외에도 명승지, 관악산공원, 소요산관광지, 자연공원 등의 이름으로 지정된 곳도 많다.

각각의 법률이나 규정에 따른 명칭이겠으나 도립공원이나 군립공원 중에선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산도 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월출산 등 걸출한 명산에 맞춰진 눈높이로 도립공원을 보는 시각도 그런 기준을 적용하는 게 아닐까 싶다.

도립공원이었던 태백산이나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걸 보면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에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금정산은 도립공원은 물론 시립공원도 아닌데, 지역 사회에서 바로 국립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걸 보면 더더욱 그렇다.

 

금정산뿐만 아니라 구미 금오산, 봉화 청량산, 대구 팔공산, 광양 백운산 등 여러 곳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시키려 애쓰고 있다. 

이렇게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는 이유는 국가가 관리하므로 유지 관리가 쉽고 방문객이 증가하며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사유재산권 제한이나 침해 등의 이유로 국립공원 지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오늘 산행하게 될 경남 고성군의 연화산은 뛰어난 생태환경 덕분에 1983년에 9월 29일 일찌감치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그간 생태환경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몰라도 검색 결과 도립공원의 위치에 걸맞은 생태나 산세는 아닌 거 같다.

그런데도 갈 수 있는 산은 모두 다녀야 직성이 풀리기에 해가 더 짧아지기 전에 떠난다.

 

신사동에서 출발하는 산악회는 오전엔 07:10, 무박 산행일 땐 23:30에 보통 출발하는데, 오늘은 산행지가 멀어 06:40에 출발한다.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벌초도 막바지에 접어들어 30분 일찍 출발하는 데도 비가 내려 서울을 빠져나가는 데 더디기만 하다.

남쪽 끝인 경남 고성 연화산 주차장까지 343km 거리를 다섯 시간이나 앉아 있자니 온몸에 좀이 쑤신다.

 

연화산이 인기가 없었는지 빈 자리가 드문드문 있는 데, 마침 뒷자리도 한 자리 비어 그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껏 의자를 제치고 잤다.

전엔 차를 타도 잠을 거의 못잤는데, 장거리 산행이 잦다보니 이젠 자는 것도 습관이 되어 잠도 제법 수월하게 자는 편이다.

이렇게 잠을 자다 깨다 하며 거의 다섯 시간만에 현지에 도착하니 이슬비가 내려 비옷을 입고 산행을 시작한다.

 

 

연화산 등산지도

 

 

 

 

연화산 들머리엔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다 보니 이렇게 공룡을 형상화한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연화산 블로그 검색 결과, 산세가 그렇게 뛰어나거나 조망이 트인 게 아니길래 카메라를 지참하지 않고 아이폰으로만 사진을 찍었다.

비가 오니 카메라를 안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공룡 발자국은 바로 발 밑이라 너무 가까워 카메라로 찍으면 두어 평 밖에 안 찍히지만, 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하면 전체적인 윤곽이 다 잡힌다.

이렇게 폭넓게 전체를 찍은 사진은 내 블로그가 처음이다.  

가격이나 성능에 비해 좁쌀만 한 폰카의 렌즈 성능이 더 뛰어날 때가 있으니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을 몸소 체험한다.

 

 

 

연화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게 이 공룡 발자국이 아닐까 생각한다.

화산이 터지고 바위가 다 굳기도 전에 공룡이 이 바위를 지나며 발자국을 남겼을 테니 얼마나 뜨거웠을까?

공룡이 멸종한 여러 설 중에 하나가 화산폭발도 있으니 신빙성 있는 추측이다.

비가 내려 물이 고임으로써 발자국이 더 선명해진다.

 

 

 

이슬비가 내려 우비를 비집어 쓰고 산행을 시작하자 이내 몸이 뜨거워져 결국 우비를 벗고 산에 오른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비 같지도 않은 비가 나뭇잎에서 모이고 모여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린다.

떨어지는 밧방울이 모자나 배낭 옷을 떨어질 때다 제법 큰 타격을 받지만 맘 편하게 걷기로 한다.

 

 

 

비가 내리니 수목은 새봄을 맞은듯 싱그런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숲이 깊어 조망도 별로 없는 연화산에 안개까지 끼어 조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잠깐 올라오니 연화1봉이다.

 

 

 

꿈속을 걷는듯 안개가 깔린 산길도 제법 운치가 있다.

 

 

 

 

 

 

 

임도로 내려서면 적멸보궁 가는 길에 잠깐 야자매트가 깔렸다.

적멸보궁까지 걷는 길이 제법 운치가 있다.

 

 

 

장승을 만들었는데 누가 쓴 글씨인지 개발새발 쓴 게 내 왼손으로 써도 훨씬 낳겠다.

 

 

 

 

적멸보궁 창건유래

이 곳에 있는 사리탑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쇄신사리를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2000년 10월 15일 불자님들의 정성어린 보시로 세워졌으며 일명 의상대라고도 불린다.

이 사리탑의 유래는 675년 의상대사가 봉안한 적멸보궁을 그 시초로 한다.

적멸은 열반, 해탈, 원적, 대각의 뜻이 있고 범부 중생의 무명업식을 완전 소멸한 상태

또는 번뇌의 불길을 태워 없애고 청정 무량을 초월한 깨달음의 공덕을 말한다.

곧 열반숙정 적멸보궁(涅槃寂靜 寂滅寶宮)이라고 한다.

1996년도부터 극락전, 만월당, 명월당, 삼선각, 지장전 순으로 복원되었다.   (안내문 옮김)

 

 

 

 

 

 

 

 

 

지장전

 

 

 

문틀 아래 있는 무늬만 따로 담아봤다.

 

 

 

 

등로에서 적멸보궁까지 제법 돌아오는 길이다.

다시 제길로 나가려면 또 한참을 돌아야 하기에 분명 가로질러 오르는 길이 있을 거라 믿고 적멸보궁을 한바퀴 돌며 길을 찾는다.

없다. 뒤로 넘어가려니 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자라 들어갈 틈이 없어 거의 포기하고 내려가려는 데 우측에 작은 돌탑이 보인다.

돌탑 사이로 촛불을 켜놓은 게 보여 좀 더 들어가 보니 샛길이 보인다.

그 샛길로 들어서는 데 내려 가던 어느 부부가 길이 있냐고 묻기에 길은 있으나 알바할지도 모르니 원망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결국 가로질러 오르는 길이라 제법 먼길을 단축할 수 있었다. 이러한 내용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고급 정보다.

 

 

그 샛길을 이용하고도 한참을 오른 후 드디어 연화산 정상에 올랐다.

11시 32분에 산행을 시작해  한 시간 지나 적멸보궁 입구인 야자매트가 깔린 편백나무 숲에서 12:30경에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이곳 연화산 정상에서 일부 회원이 점심을 먹을 때가 13:45이니 늦어도 한참 늦었다.

오늘같이 첫새벽에 길을 나서면 더 허기가 질 텐데 대단한 인내심이다.

물론, 중간중간 간식을 먹었겠지만....

 

 

 

 

 

 

 

 

 

 

 

 

 

연화산을 내려와 안부를 지나며 이렇게 돌무더기 숲을 지나게 된다.

안부에서 남산까지 약 300m 정도에 불과하니 단숨에 내달을 수 있는 짧은 거리다.

 

 

 

 

 

남산을 약 30여 m 남겨두고 갑자기 뭐가 웽웽~ 거리더니 땡삐 여러 마리가 머리를 집중 공격한다.

한놈은 모자를 들이받았으나 배의 돛으로 쓰이는 두꺼운 천으로 만든 워터쉽 모자라 다행히 뚫지 못하고 귀를 두 방 쏘였다.

순간 정신 없을만큼 고통을 느끼며 옆쪽 숲으로 튀었다.

앞서가던 회원이 얘기를 해줬으면 이런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는데, 참 나쁜 쉐~키다.

벌을 피해서 자세히 보니 길 옆에 있는 참나무에 구멍을 내고 나무 속에 집을 지은 벌집이 길과 너무 가까워 나름 방어를 한 것이다.

뒤따라 오던 사람에게 벌이 있으니 돌아가라고 알리고 뒤에 오는 대장에게 전화를 해 모두 우회하게 했다.

나중에 대장이 좋은 정보를 알려줘 무사히 피해 올 수 있었다며 치하한다.

 

 

벌에 두 방 쏘이고 여전한 고통속에서 만난 남산이다.

공룡발자국과 연화산에 있어 두 번째 만나는 남산은 이렇게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한 작은 산이 된다.

전국 어디에나 있는 남산이다. 

마을에서 앞쪽인 남쪽에 있는 산은 흔히 남산으로 지은 경우가 많다.

애국가 2절에 나오는 "남산 위에 저소나무~" 할 때 남산은 꼭 서울에만 있는 남산이 아니다.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앞산이니 애국가를 부를 때 남산을 꼭 서울에 있는 남산으로 연상할 필요가 없다.

 

 

 

남산에서 바로 청련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나 200여 m 우측으로 내려가면 갓바위가 있다길래 내려가는 길에 보는 바위다.

 

 

 

갓바위 위엔 이런 평평한 바위와 소나무가 있다.

 

 

 

갓바위

이곳 갓바위는 낙남정맥의 연화산 신선이 유유자적하고 천마는 개천의 물을 마시게 하는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 형상을 하고 있다.

혈처는 쌍용이 하늘로 비상하는 비룡상천형(飛龍上天形)의 대명당으로 강한 생기가 뭉쳐있다.

이곳에서 명상을 하거나 기도를 할 경우에 발복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로 알려져 있다. (안내문)

 

 

 

갖바위를 뒤로 돌아 오르면 이런 용바위가 있다.

 

 

 

위 아래 둘 중 어느게 용바위일까?  용 두 마리가 같이 있나보다.

 

 

 

하산길 곳곳에 이런 꽃무릇이 간간히 피어 있다.

군락지가 아니니 비를 맞은 꽃무릇이 다소 애처롭게 보인다.  

 

 

 

 

 

 

 

 

청련사 가는 길

 

 

 

멧돼지가 이곳 웅덩이에서 진흙으로 목욕을 하며 몸에 붙은 진드기나 벌레를 떼어내기도 하겠다.

아직 흙탕물이 다 가라앉지 않은 거로 보아선 멧돼지가 목욕을 마친 게 그리 멀지 않은 시간이다.

 

 

 

청련사에 있는 무쇠 가마솥

보통 이런 가마솥을 나타내는 한자로 정(鼎)이라 쓰고 세 발 달린 가마솥을 의미한다.

이 가마솥은 괴어놓은 받침돌이 네 개이니 일반 가마솥에 지나지 않는다.

 

 

 

숲이 우거진 오래된 사찰이라 장독대 담장이 파란 이끼로 가득한 게 운치가 좋다.

 

 

 

청련암 법당

 

 

 

제주 하루방도 이곳에 부처인양 모셨다.

 

 

 

청련암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연화산 만큼이나 유명한 옥천사가 기다린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옥천사 범종각이 제법 운치있게 잡힌다.

 

 

 

옥천사 자방루

이 자방루는 거대한 성채처럼 절 외곽을 둘러쌓아 중심 영역인 대웅전을 가리고 있다.

이런 유형은 산지에 큰 뜰을 갖춘 절에서 흔히 볼 수 있으나 자방루는 그 크기와 형태에서 독보적이다.

자방루는 정면 7칸, 측면 3칸,의 단층 팔작 지붕의 건물이다.

또 기둥 사이를 모두 두터운 문으로 막고 오직 앞마당과 면하는 전면만을 개방하여 큰 성채를 방불케 한다.

건물의 장식도 당당하고 사치스러울 만큼 화려하게 치장하였다.

 

이러한 건물 양식은 이 건물이 단지 신도를 위한 설법용이나 불구를 두기 위한 보관용이 아님을 보여준다.

임진왜란 직후 조정에서는 전략 요충지에 비상시를 대비한 군사적 목적의 사찰을 건립한 예가 있다.

경남의 대표적 호국사찰이었던 옥천사도 이런 목적에서 지어졌을 것이다.

즉, 군사용 회합장소로 대공간이 필요했을 것이며 사찰을 보호하는 외곽의 방어용 성채도 필요했을 것이다.

또한 군사 훈련을 위한 넓은 장소도 있어야 했을 것이므로 산지에 자리 잡은 절에서는 예를 찾기 힘들 정도로

큰 자방루 앞의 넓은 공간이 바로 그러한 목적에 잘 부합된다고 하겠다.

거대한 성채와 같은 자방루는 조선 후기 사찰 건립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안내문)

 

 

 

 

 

옥천사 대웅전 (경남 유형문화재 제132호)

이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걸 1657년 (효종 8년)에 용성화상이 중창하고 그 후 여러 차례 중수했다.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팔작(八作) 지붕의 다포계 양식 건물이다.

앞마당 뜰의 자방루에 비해 훨씬 작고 부속 건물에 둘러싸여 담담한 느낌이다.

높이 쌓은 석축 위에 건물을 조성하여 누구든 올려보게 되어 중심 건물이 갖는 당당한 권위를 나타낸다.

건물의 부재 역시 고급스럽고 튼실하여 조선 후기 남해안 지방에 건립된 일반 사찰에 비해 훨씬 고급스런 자태를 보인다.  (안내문 편집)

 

 

 

 

옥천각과 옥천샘

옥천수가 영험한 지 잘 보호하기 위해 누각을 별도로 지었다.

샘이 땅 보다 낮아 누각을 짓지 않으면 비올 때 빗물이 넘쳐 샘의 가치가 떨어지기에 누각은 필수로 보인다.

물맛이 좋기로 소문났으나 고여 있는 샘물이라 따로 떠 먹지 않는다.

이렇게 고여 있는 물은 여러 미생물이나 병원균이 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음용하지 않는 게 좋다.

물이 넘치는 곳은 습하다 보니 이끼가 자라 아주 오랜된 느낌을 보여준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연화산 도립공원에서 운영하는 숙박업소인 연화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작은 정원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이른바 천원지방(天圓地方)을 흉내낸 작은 연못이 정겹다. 

이 풍경도 전체를 한 화면에 다 잡으려고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한 것이다.

 

 

 

연화저수지에서 자연방류되는 물이 제법 그럴싸한 폭포처럼 보인다.

 

 

 

 

산행을 끝내고 시간이 넉넉하니 앞서 살피지 못했던 주변 풍경을 담아본다.

 

 

 

 

 

 

 

벌에 쏘인 귀는 여전히 간지럽고 긁으면 또 아프다.

밤중에 자다가도 무의식적으로 긁다보면 잠을 깨기 일쑤다.

이틀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렵고 부어 내 귀가 아니다.

봉침이 건강에 좋다고 일부러 맞는 세상에 강력한 봉침을 두 대나 맞았으니 어디든 좋아지는 곳이 생기겠다. 

그냥 만병통치약처럼 좋은 침 맞았다고 생각하고 무병장수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