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113
2021.7.23 (금) 오후 6시에 탐방
동래라는 이름은 역사가 깊은 이름이다.
본디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동래의 일부가 부산이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입장이 바뀌어버렸다.
일제강점기가 없었다면 ‘동래광역시 부산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과거 부산 그 자체였던 동래를 감싸고 있던 동래읍성으로 떠나본다.
동래구 자체가 관광지라기보다는 주거단지가 모여 있는 곳이라
동래읍성 역시 관광지처럼 시끌벅적하기보다는 조용히 여유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높이 솟은 아파트 단지를 뒤로 하고 조용한 주택가를 지나 서장대에 오른다.
경사가 조금 있는 구간이지만 곧 복층 구조의 망루, 서장대와 만나게 된다.
‘장대’는 전쟁 시 장군이 군대를 지휘하던 장소로, 동래읍성에는 3개의 장대를 따라 트레킹 코스가 이어져 있다.
흔하지 않은 2층 목조 누각 형태를 간직한 아름다운 서장대에서 한 숨 돌린다.
동래읍성 성벽은 옛 벽돌 위에 새로운 벽돌을 쌓아 복원한 것이다.
성곽을 따라 걸으며 오래된 옛것과 반질거리는 새 것을 비교해가며 걷는 재미가 있다.
웅장한 북문의 힘찬 기운이 막 트레킹을 시작한 이들의 에너지를 증폭시켜 주는 듯하다.
북문 위에 올라 내려다보는 읍성 광장의 모습이 한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계단 형태의 성곽을 따라 이어지는 오솔길은 제법 오르막인 듯 보이다가도 이내 평탄해지고,
또다시 언덕길을 내어주며 지속적으로 높낮이를 반복한다.
읍성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북장대에 올라 지나온 길을 내려다본다.
동래읍성의 모습과 동래 도심 전경,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광안대교와 바다까지,
지금은 너무나 평화로운 이 모습이 임진왜란 당시 얼마나 치열하고 긴박한 모습이었을까, 잠시 상상해본다.
동래읍성 장대 코스의 마지막은 동장대이다. 망월대라는 또 다른 이름이 동장대 현판 뒤쪽에 걸려 있다.
높은 곳에 위치해 달구경하기 좋은 곳이었나 보다. 올라가는 계단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넓게 펼쳐진 초록의 잔디와 동장대를 둘러싼 녹음이 계단의 고단함을 단번에 날려 버린다. (비짓 제주)
주차장에서 조금 올라가면 먼저 북문을 만난다.
북문 아래에 장영실 과학동산이 있어 살짝 들어가 본다.
□ 장영실 과학동산
장영실(蔣英實)은 관노 출신의 걸출한 과학자이다.
해시계
□ 수표
수표는 청계천의 물의 높이를 측정하기 위해 6각 방추형 돌로 만든 하천 수위계이다.
조선 세종 때 측우기를 만들어 강우량의 과학적 측정법을 확립하고, 아울러 청계천과 한강 두 곳에 수표를 설치하여
수위를 재도록 한 것이다.
세종 때 한강변의 것은 바윗돌에 직접 눈금을 새긴 것이고,
청계천의 것은 마전교 서쪽의 낮은 돌기둥 위에 나무기둥을 세운 형태였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청계천의 수표는 성종 때 화강암 사각기둥에 눈금을 새겨 계량한 것이며
위에는 연꽃무늬가 새겨진 삿갓 모양의 머릿돌이 올려져 있고, 밑에는 직육면체의 초석이 땅속 깊이 박혀 있던 것이다.
수료식 아래에는 '계사경준' 또 초석에는 '기사대준'이라고 청계천 바닥을 걷어낼 때 바닥까지
흙을 쳐냈음을 밝히는 기록을 음각했다.
이것이 근거하면 현재의 수표는 그 상한이 성종 때가 되고 그 하한이 기사년 즉 영조 25년(1749년)이 된다.
돌기둥 양면에는 1척에서 10척까지 1척(21.5cm)마다 눈금을 새기고 3·6·9척에는 0 표시를 하여
각각 갈수·평수·대수라고 표시하였다.
6척 안팎의 물이 흐를 때가 보통 수위이고, 9척이 넘으면 위험수위로 보아 하천의 범람을 미리 예고하였다.
세종 때 나무 수표와 비교하면 촌·푼까지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점이 아쉽지만,
가뭄과 홍수를 미리 예견할 수 있어 실생활에 직접 이용된 한층 더 발전된 것이었다. (안내문)
□ 천상열차분야지도
고구려의 천문도를 바탕으로 직육면체의 돌에 새긴 천문도이다.
국보 22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 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각석의 전체 구성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윗부분에는 짧은 설명과 함께 별자리 그림이 새겨져 있고,
아래 부분에는 천문도의 이름, 작성 배경과 과정, 만든 사람의 이름 및 만든 때가 새겨져 있다.
중앙에 있는 둥근 별자리 그림에는 중심에 북극을 두고,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와 남북극 가운데로 적도를 나타내었다.
또한 황도 부근의 하늘을 12 등분한 후 1,464개의 별들을 점으로 표시하였다.
이 그림을 통해 해와 달, 그리고 5행성(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움직임을 알 수 있고,
그 위치에 따라 절기를 구분할 수도 있다.
[출처_과목별 학습백과 한국사 고등]
□ 혼천의(渾天儀)
혼천의는 해와 달, 5 행성(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을 관측하는 전문 관측 기기로서 교육기관 및 천문 관청에
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설치하였다.
이 혼천의는 국보 제230호(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 송이영의 혼천시계(현종 10년, 1669년) 중 혼천의 부분만 복원한 것이다.
그 구조는 지평환, 적도환, 황도환, 백도환, 지구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내문)
□ 혼상(渾象)
지구 상의 지형·지물을 둥근 구면에 보여주는 기구를 지구의이라고 한다.
혼상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하늘의 별들을 별자리로 묶어서 둥근 구면에 제 위치에 따라 그려 놓은 기구로서 천구의라고 부른다.
조선의 관상 관상감은 이 혼상을 하룻밤의 시간과 1년의 계절을 측정하는 중요한 기구로 이용했다.
한편 많은 서원에서는 우주의 구조와 5 행성의 운동 그리고 시간 측정의 원리를 설명하는 교육용으로 활용했었다.
여기에 본인 혼상은 퇴계서원에 유물로 남아 있는 혼상을 모태로 하여 지름 120cm 되는 청동으로 만든 구면에
1464개의 별들을 새긴 것이다.
구를 회전시키는 축은 지평환과 좌오환에 잘 연결시켜서 무게를 지탱하게 하였다.
네 개의 받침다리 아래의 석대에는 4 신을 새겨서 동북서남을 알아볼 수 있게 하였다.
이 혼상의 구리 무게는 약 1.8톤이다. (안내문)
□ 현주일구
세종 19년(1437년)에 창제한 해시계 중의 하나이다.
현주일구는 남북을 잇는 가는 줄을 지구의 방향과 일치하도록 추를 달아 팽팽하게 당기도록 설치하여
이 줄의 그림자를 동근 시반에 나타나게 하여 그 가리키는 눈금을 보고 하루의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현주일구의 시반은 양면에 시반의 눈금을 새겨놓고 시반의 윗면의 눈금은 춘분에서 추분까지 사용하는 것이고,
밑면은 추분에서 다음 해 춘분까지 사용하는 것이다.
그 구조는 시반, 용주, 지지기둥, 남북을 잇는 가는 선, 받침대, 추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현주일구는 문헌과 후대 유물을 참고하여 야외 전시를 위해서 문헌 치수의 7배로 확대하여 복원한 것이다. (안내문)
□ 일성정시의
일성정시의는 해시계와 별시계의 기능을 하나로 고안하여 낮과 밤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만든 천문관측 의기로서
세종 19년(1437년)에 최초로 만들어졌다.
일성정시의는 해시계의 원리와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규칙적으로 회전한다는 원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 구조는 주천도분환, 일구백각환, 성구백각환, 정극환, 계명, 용주, 부 등으로 이루어졌다. (안내문)
□ 해시계
이 해시계는 일구대 위에 2단으로 된 원주형 해시계가 놓여있다.
해 그림자를 받는 시반면 위에는 12 개의 시각선과 동서남북의 방향 표시가 되어 있고,
중앙에 위치한 영침의 그림자로서 시간과 태양의 방향을 측정할 수 있다.
시반면에 구조상 정확한 시간 측정보다는 대략적인 시간 측정에 사용되었을 것이다.
시반면에 태양의 그림자가 오(午)에 있다면 시각은 정오인 12시 근처이고, 태양은 남쪽에 있는 나타낸다.
이 해시계는 세종대왕 기념관에 보존되어 있는 것을 본떠 제작하였으며 영침은 새로 제작하였다. (안내문)
□ 간의
간의는 행성과 별의 위치, 시간의 측정, 고도와 방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던 조선시대 대표적인 천체 위치 측정 기기이다.
세종대왕 재위 시간 중에 전체를 관측하고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간의대를 설치하고 여러 천문기기를 만들었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나무로 간의를 제작하여 서울의 북극고도(위도)를 측정했다.
이후 1434년(세종 16)에 청동으로 간의를 제작했다.
간의는 혼천의를 간략하게 만든 천문기기로 오늘날의 적도의식 망원경 시스템과 동일한 적도의식 기기이다.
주요 부품으로는 사유환과 규형, 적도환, 백각환, 계형, 입운환, 지평환, 정극환 등이 있다.
□ 앙부일구
앙부일구는 1434년(세종 16)에 처음으로 제작되었으나, 현재 세종 때 제작된 앙부일구는 남아있지 않다.
현존하는 앙부일구는 대부분 17세기 이후에 제작된 것이다.
보물 제845호 앙부일구 두 개 역시 18세기 전후한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립 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청동으로 제작하였으며 흑칠(黑漆)을 하고 은상감(銀象嵌)으로 글씨를 새겨 넣었다.
해 그림자를 받는 영침(影針)은 지평환의 정남 위치에서 한양의 북극고도만큼 내려간 지점,
곧 남극에서 정확히 북극을 향하도록 수영면(受影面, 또는 時盤面)에 박혀있다.
수영면에는 영침과 수직으로 그려진 13개의 절기선과 절기선에 수직으로 그려진 시각선이 표시되어 있다.
시각선은 정중앙의 자오선을 오시 정초각 0분으로 해서 좌우에 인시에서 술시까지 낮 동안의 시각을 잴 수 있도록
자오선에 평행한 방향으로 그려져 있다.
절기선은 24절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13개의 선이 시각선에 수직한 방향으로 그려져 있다.
13개의 선 가운데 한가운데가 춘·추분선이고, 맨 위의 선이 동지선, 맨 아래의 선이 하지선이다.
[출처_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북문에서 왼쪽으로 오니 작은 운동장이다.
조금 더 가면 서장대 쪽인 데 모르고 되돌아왔다.
관리사
장영실 과학동산
북문
북문은 밖에서 들이는 곳에 현판을 걸었다.
죽장대로 가는 길
내려다본 북문
오늘 보는 곳에서 제일 높은 데 있는 북장대이다.
측면에서 보는 북장대
북장대를 내려와 복천동 고분군으로 넘어가는 육교
□ 복천동 고분군
푸르게 솟아있는 복천동 고분군은 작은 공원 같아 보이지만, 가야시대 유물을 품고 있는 중요한 유적지이다.
동산을 걷다가 만나는 네모난 화단들은 발굴 당시 무덤이 있던 자리이고, 은색으로 빛나는 동그란 돔은 야외전시관이다.
전시관에는 가야시대 무덤 내부를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해 놓았다.
복천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우리나라 무덤의 변천사와 더불어 복천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복천동의 오래된 주택가 재개발 지역에서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가야시대 무덤 40기가 발견되었다.
도굴의 흔적이 없는 완벽한 가야 왕국의 고분으로 금동관, 토기, 갑옷, 투구 등 수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가야의 뛰어난 철기문화를 알려주는 유물과 다양한 무덤의 형태를 보인다. (비짓 부산)
그저 들판처럼 보인다.
625 전쟁으로 모두 부산으로 피란을 오자 낮은 산은 물론 일본인 공동묘지까지도 천막을 짓고 살았다.
이곳 복천동 가야 고분군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안내문처럼 우연히 고대 유물이 발견되며 이곳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알고 고분군 일대 주택을 모두 사들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함양의 아라가야 고분군처럼 묘지 형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게 아쉽다.
함양 말이산 아라가야 고분군으로 궁금하면...
평지인 듯 보이는 고분군
이렇게 너무 형태로 보이는 곳은 무덤이 있던 자리로 발굴조사가 끝난 곳이리라.
들어가지 못하게 방책이 설치되어 안내문을 읽지 못했다.
작은 야산이라 둔덕처럼 보인다.
더러 마을 주민이 산책하는 걸 볼 수 있다.
동장대 가기엔 거리가 멀어 좀 전에 오르지 않은 서장대를 다녀오기로 한다.
서장대
장대는 유사시 일종의 군사 지휘부이다.
주요 지점마다 동장대, 서장대, 북장대처럼 여러 장대가 있다.
서장대 1층은 북쪽 벽만 나무판으로 막혀 있고 3면을 뚫려 있다.
동래읍성은 지금까지 계속 복원 중이라 이 서장대로 복원되지 얼마 되지 않는다.
서장대를 끝으로 동래읍성 탐방을 끝낸다.
전국에 많은 읍성이 남아있다.
산 위에 마을이 있는 곳으로 남한산성, 금정산성이 유명하다.
북한산성이다 한때 마을이 있었으나 지금은 정비되어 성 밖으로 나오며 없어졌다.
마을에 있는 읍성으로는 서산 해미읍성, 순천 낙안읍성이 유명하다.
해미읍성이나 낙안읍성만큼은 아니어도 제법 잘 정비된 동래읍성을 상상하며 탐방에 났다.
부산이 625 전쟁의 최대 피난처가 되며 우후죽순 집이 들어서다 보니 옛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이제 점차 복원사업을 거치며 하나둘 자리를 잡아간다.
'■ 산성과 읍성 탐방 > 산성·읍성·진·보·돈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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