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1. (수) 13:20~15:00
교육 중 야와 체험 이틀째인 오늘 오후엔 곶자왈과 카멜리아 힐 견학이다.
어제 차귀도는 카메라를 지참했으나 오늘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이 곶자왈은 2년 전 형제들과 함께 비 오는 날 들렸던 곳이다.
그날 비가 내려 나뭇잎은 비를 맞아 생기가 돌았다.
그런 가운데 활동이 위축돼 언젠가 다시 오겠다는 다짐은 선물처럼 다가왔다.
□ 환상숲 곶자왈
곶자왈은 용암이 분출되어 흐르며 남긴 현무암 사이사이로 식물이 함께 살면서 형성해 놓은 원시림이다.
용암이 형성해 놓은 공기통로와 요철형의 지형적 특성 때문에 같은 곶자왈 내에서도 다른 기후환경이 형성되어,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함께 관찰되는 독특한 생태계를 자랑한다.
환상숲 곶자왈 공원은 도너리 오름에서 분출하여 흘러내려온 용암 끝자락으로
많은 궤[동굴]가 형성되어 있어 바위와 나무, 넝쿨이 얽히고설켜 이루어진 정글 모습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정한 농촌교육농장이자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지정한 대한민국 ‘100대 스타 농장’이다.
곶자왈을 주제로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며 책으로만 배운 것들을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학습의 장이다. (비짓 제주)
이번 탐방은 사업주 안주인인 문은자 여사께서 직접 안내를 맡으셨다.
본인 사업장인 만큼 자세하고 부드러운 안내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런 곶자왈이 살아날 수 있었던 건 가시나무가 철조망 역할을 하여 동물이나 사람의 침입을 막은 결과라고 한다.
환상숲엔 19개의 연리지가 있다.
서로 잘 자라려고 키 크기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바람에 나무끼리 부딪치고 상처를 내다 결국 들어붙는다.
그런 상처를 서로 보듬고 어루만지다 한몸이 되어 함께 영양을 나누며 살아간다.
우리 인간도 서로에게 상처만 주지말고 결국엔 이렇게 보듬어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 아는 대로 가지끼리 붙은 건 연리지,
뿌리가 붙은 건 연리근,
이 모든 걸 총칭해 연리목이라 한다.
곶자왈은 토속 제주어다.
‘곶’은 숲을 뜻하며, ‘자왈’은 나무나 덩굴이 얽히고설킨 것을 말한다.
제주 곳곳에는 이처럼 천연 그대로 우거진 곶자왈이 많다.
그 중 환상숲 곶자왈은 한 가족의 사연이 있는 곳. 환상숲 안 쪽에 세워진 안내판에서 이런 글귀를 볼 수 있다.
“마흔일곱, 오른쪽 몸이 마비되었습니다.
사람 만나기 싫어서 들어온 숲, 가장 낮아지고 약해졌을 때,
돌 틈에 뿌리내리고 잘려도 또 자라는 나무를 만났습니다,
살아야 한다는 일념에 넘어지고 깨지며 왼손만으로 길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생략)” 젊은 시절 닥친 뇌경색을 이겨내고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살아온 이 곳 대표의 이야기다.
정말 그 말처럼 공원 안을 산책하는 내내 신기하고 기괴한 형태의 풀과 나무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온통 엉겅퀴를 휘감은 나뭇가지, 여인이 엎드린 형상의 나무는 절반이 땅 속에 걸쳐 자랐고,
나이가 얼마나 오래 되었을지 모를 만큼 거대한 고목은 공룡의 발처럼 땅 위로 솟아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 곳을 호흡하며 걷는 것만으로도 기운을 얻는 기분이다. (비짓 제주)
환상숲은 상록수가 대부분이다.
이런 활엽수가 상록수인 이유는 곶자왈의 독특한 자연적 현상 때문이다.
이곳은 울릉도 다음으로 비가 잦아 연간 강수량은 1,700~1,800mm 정도에 이른다.
그 많은 강수량이 현무암이 대부분인 이곳에 그대로 스며들어 날씨가 추운 겨울에도
돌 틈 사이로 13~16℃의 습기를 내보낸다고 한다.
눈이 내려도 이런 기온 때문에 땅엔 눈이 쌓이지 않는다고 한다.
겨울을 지나 4월에 낙엽이 진다고 하니 단풍도 봄에나 볼 수 있다.
육지에서 노지 딸기는 5~6월에 볼 수 있으나 이곳 노지 딸기는 지금 열렸다.
이렇게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 이곳 곶자왈인 것이다.
곶자왈의 나무는 돌과 바위들 때문에 뿌리가 깊게 박히지 못하고 옆으로 뻗으며
돌에 의지하는 힘이 커 근육질의 판근 형태를 보인다.
그런 뿌리가 힘이 워낙 커 웬만한 태풍에도 나무가 부러질지언정 쓰러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계곡 탐방에서도 수없이 목격했다.
□ 담양족욕카페
40~50분가량 쥐라기 공원을 사파리 하듯 숲길을 걸어 빠져나오면 2층 건물 한 채가 보인다.
여기가 담앙족욕카페다. ‘담앙’이란 ‘담아서~’의 제주어.
관광과 숲길 탐방으로 지친 방문객들의 다리를 자생식물 한방 족욕 테라피로 힐링해 주는 곳이다.
결명초 씨앗, 천궁, 감초, 비트 등의 한방 재료가 우러난 그린색의 족욕 물에 맨 발을 담가보라. 개운함이 남다르다.
이 족욕카페가 자랑하는 또 하나는 1층 족욕시설 창가 앞 폭포수다.
용암석 위를 따라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데
뜨끈한 족욕기에 발을 넣으니 발아래 쏠려있던 혈액이 온몸을 타고 흐르며 짜릿하다.
잔잔한 음악에 명상을 하거나 틈을 내어 시집 하나 꺼내어 읽는 것도 그럴싸한 여유로움이다.
정글처럼 우거진 숲을 구경하고 역경을 이겨낸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고 한방 물에 발 좀 씻었을 뿐인데
지난 여독이 풀리듯 개운하다.
느리게 걷기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미처 보지 못한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해 주는 것처럼
환상숲 곶자왈에서는 평소보다 두 배로 느리게 걸어보기를 권한다. (비짓 제주)
계곡 탐방하면서 다치고, 바위 많은 산에서 부딪쳐 난 상처가 많은 다리다.
족욕을 마치고 카멜리아 힐로 이동하는 데, 30여 분 발이 시원하다.
이런 느낌은 지금껏 처음으로 참 좋다.
족욕 체험을 마치고 나오며 벽에 걸린 사진과 안내문을 싣는다.
간단하게 끝내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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