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지역별 탐방/경기 인천

소구니산과 유명산 용문산 연계산행

by 즐풍 2019. 5. 29.

 

 

 

 

2018.02.24. 토 08:26~15:53(이동 거리 16.59km, 이동 시간 07:27, 휴식 시간 38분, 평균 속도 2.4km)  흐림

 

 

매번 장거리 산행을 나서다가 모처럼 근교 산행을 간다.

가깝다 보니 산악회비가 절반 가격으로 뚝 떨어져 부담이 줄었을 뿐 아니라 도착 시간도 빨라졌다.

거리가 짧아 늘 쉬던 휴게소에 들릴 사이도 없이 들머리에 도착해 08:26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소구니산 유명산 용문산 등산코스 
 
 

오늘은 카메라 없이 엊그제 새로 구입한 아이폰8플러스만 지참했다.

날씨도 별로 안 좋은 데다 산행기를 검색해 보니 별로 사진을 찍을만 한 데도 없어 구입한 폰 성능 확인을 위해 폰만 지참한다.

당연히 배낭은 가벼워 좋으나 사진 찍을 때마다 장갑을 벗는 게 귀찮다.

 

 

산행은 처음부터 나무 계단을 올라야 하는 데, 지루하리 만큼 계단이 많다.

산에선 너덜길 보다 계단이 더 고역이다. 

중간에 한강지맥인 600봉을 지나 50분만에 소구니산에 다달았다.

이 소구니산에서 유명산을 가려면 바로 좌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능선따라 직진하면 하산길이니 까딱 잘못하면 한참을 알바하기 쉽다.  

 

 

어느새 유명산 정상 오르는 길과 만난다.

용문산을 가려면 저 고개를 오른 후 정상을 찍고 다시 이 길로 하산하여 행글라이더 활공장을 지나야 한다. 

 

 

어느새 유명산 정상이다.

그저께 눈이 내렸어도 마을의 눈은 진작에 다 녹았는 데, 산엔 전부터 내린 눈까지 제법 많이 쌓였다. 

유명산은 원래 마유산이었으나 어느 산악회에서 이름을 알지 못하자 일행이었던 여성분의 이름을 따 유명산으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진중한 산 이름을 졸지에 바꾼 유명氏의 권능 아닌 권능이 대단하다. 

 

 

 

유명산 정상에서 가야할 용문산 정상을 바라본다.

맨 오른쪽 건물을 뒤로 돌아 왼쪽 철탑쪽 으로 가야 하니 제법 먼길을 돌게 되는 셈이다.

정상에 공군부대의 통신탑이 없다면 질러갈 길을 한참이나 돌게 되는 것이다. 

 

 

유명산 활공장 

활공장(滑空場)을 잘못 이해하면 활 만드는 공장인줄 알겠다. 

 

 

맨 뒤 용문산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오다 불쑥 솟은 봉우리가 장군봉이다.

저 장군봉을 오르고 싶다면 먼저 장군봉부터 찍고 정상을 가는 게 훨씬 시간과 거리를 줄일 수 있다.

그러자면 정상에서 용문사로 바로 하산하는 코스나 용문봉능선을 타고 하산할 수 있겠다. 

이러한 제안은 유명산을 거쳐 용문산 정상인 가섭봉을 가는 경우에 한한다. 

 

 

이쪽에도 활공장이 있다보니 철탑에 바람개비가 설치되어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알 수 있다.

 

 

활공장을 내려선 후 뒤돌아 본 풍경 

 

활공장을 지나 임도를 따라 제법 먼길을 걸었다.

더 정확히 유명산 정상에서 배너미고개까지 꼭 4.1km를 임도를 따라 지루하게 걸은 셈이다.

활공장까지 4륜구동 집차가 올라가야 하니 길이 좋아 걷기 좋았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진 길을 왜 그렇게 빨리 걸었는지 용문산으로 오르는 군용도로를 만났을 땐 제법 다리근육이 뻐근하다.

끝없이 펼쳐진 눈길이 편한듯 느껴도 모래밭을 걷는 듯 알게 모르게 은근히 다리에 부담을 준다. 

 

 

그렇게 끝없이 걸은 후 고개를 가로 질러 용문산으로 들어서는 들머리인 배너미고개에 도착한다.

 

 

유명산에서 임도를 따라 지루함을 넘어 지겹다고 생각될 즈음 이 배너미고개에서 우측으로 약 20여 m를 내려서면 이 간판이 보인다.

이 간판 앞으로 용문산 가는 길을 따라 여전히 지겹도록 걸어야 하니 이런 지루함을 가진 산도 별로 없다. 

 

 

올겨울은 눈이 별로 안 내려 가뭄이 심하다는 데, 유명산과 용문산에 눈이 그득하다.

너무 오랫동안 걸어 쉬고 싶으나 눈이 쌓여 어디 적당히 쉴데도 없어 길가의 커다란 소나무 밑에 자리잡는다.

소나무 아래 한뼘 정도 눈이 적은 게 보여 앉을 자리 만큼 눈을 걷어내고 의자를 펼친 후 쉬는 김에 점심을 먹는다.

 

늘 그렇듯 점심은 소박하다.

CJ햇반으로 만든 컵반에 빵으로 부족분을 채운다. 

친목산악회라면 먹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겠지만, 안내산악회는 제한된 시간이라 점심도 간단히 해결할 수밖에 없다.

 

 

지나온 능선이다.

용문산으로 가는 군용도로 주면엔 나무가 정리되어 제법 눈이 많음을 알겠다. 

 

 

 

 

 

왼쪽으로 오르면 도로를 따라 군부대로 가는 길이나 도로를 걷는데 불편한 데다 부대에서 내건 안내문에도 산길을 이용하라기에 산길을 걷는다.

 


 
 
 

 

농다치고개에서 용문산 정상인 가섭봉까지 11.4km로 4시간 26분 걸렸다.

전엔 흰색이던 은행나무 조형물도 은행의 단풍색인 오란색으로 칠했다.

은행나무 조형물이 단순하나 가장 확실한 멧세지를 보여준다. 

용문산 가섭봉이란 글자가 두 은행나무를 견고히 붙잡고 있다. 

 

 

용문산은 어디로 올라도 가파르기에 힘들다.

용문사에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해 오늘 같이 눈 많은 겨울철엔 얼음이 많아 미끄럽다.

유명산을 연계하여 임도를 따라 걷는 거리가 지루하므로 힘들긴 매 한가지다. 

 

 

그저께 밤에 눈이 내린 후 어젯밤엔 제법 습도가 높아 상고대가 생겼다.

하지만, 아침에 잠깐 쌀쌀했을 뿐 이내 날이 풀려 상고대는 거의 녹았다.

높은 장소에 올라오니 상고대가 거의 녹아 없어지기 직전이었으니 한 시간만 일찍 올라와도 볼 수 있었겠단 생각이 든다.

겨울은 이렇게 떠나고 봄을 맞는다.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왼쪽 능선이 용문사로 바로 내려가는 코스고,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가면 장군봉으로 가는 길이다.

유명산에서 오는 길에 장군봉을 먼저 찍고 왔으면 좋았을 걸 용문봉을 찍을 욕심에 장군봉을 생략하고 그렇게 서둘렀다. 

 

 

용문산 정산인 가섭봉을 내려서며 용문봉을 갈 생각에 길을 잘 훑었다.

마침 왼쪽으로 빠지는 발자욱을 발견해 내려가다 보니 동물 발자국이 위로 올라가며 없어진다.

동물 발자국 위로 눈이 쌓여 사람이 다닌 길인 줄 알았던 것이다.

나중에 조망이 좋은 바위에 올라가 보니 거의 정상 부근에서 길을 타야하는 데 눈이 많아 다닌 흔적이 없다 보니 길을 놓친 것이다. 

길을 잘 았았다고 해도 혼자 러셀을 해야 하니 아니 간 게 잘된 일이다. 

 

이 능선이 가고자 했던 용문봉으로 가는 능선이고 오른쪽 봉우리가 용문봉이다. 

 

 

 

 

 

 

 

 

 

어느 바위에 올라가 다시 보는 용문산 정상  

 

 

바위 위로 내린 눈이 작은 산소 같은 느낌이다. 

 

 

이 마당바위에 거의 다가설 무렵 왼쪽 산비탈에서 조그만 바위가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바위 틈으로 물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바위틈을 벌린 게 어느 순간 무게 중심을 이기지 못하고 낙석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니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2~3월에 많은 낙석사고가 발생하니 바위가 많은 산의 산행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높이 약 3m, 둘레 19m 정도인 마당바위는 위로 약간 경사가 있으나 쉬어가기 좋다.  

 

 

이정표도 노란 단풍잎으로 꾸며 눈에 잘 띈다. 

 

 

폭포는 아니지만 산비탈을 타고 흐르는 물이 얼어 제법 큰 빙폭을 만들었다. 

 

 

은행나무가 유명한 용문사 

 

 

노란 단풍이 들 때 가장 아름다울 용문산 단풍나무도 이제 서서히 봄기운을 느끼며 대지의 기운을 빨아들일 준비를 하겠다. 

 

 

동양 최대의 용문사 은행나무에 얽힌 이야기는 많다.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927-935재위)의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설음을 안고 금강산에 가다 심었다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625-702)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았더니 이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성장한 것이라고도 한다.

 

이 나무는 오랜 세월 전란 속에서도 불타지 않고 살아남은 나무라 하여 천왕목(天王木)이라고도 불렸다.

조선 세종 때에는 정3품 이상에 해당하는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했다.

정미년 의병이 일어났을 때 일본군이 절을 불태웠으나 이 나무만은 화를 면했다. (안내문)

 

 

 

 

 

 

 

 

 

 

 

 

 

 

 

 

 

용문사의 단풍나무를 이미지화한 조형물 

 

 

 

 

 

전에 쓰던 아이폰6플러스는 병원에서 분실한 걸 누군가 카운터에 맞겨 찾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제주공황 화장실에 놓고 나왔으나 일행이 핸드폰 행방을 묻는 바람에 바로 찾았다.

세 번째는 단양 제비봉과 옥순봉 갈 때 앞사람 의자 뒤 그물망에 놓고 내렸으나 다행히 산행 후 회수했다.

그리고 지난 주 산악회 버스에서 결국은 분실하고 말았다.

 

어렵게 출혈해가며 구입한 폰 성능을 확인할 겸 찍은 사진은 날씨탓인지 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도 깜박 잊고 카메라를 지참하지 않았을 때 그런대로 쓸만 하겠다.

 

긴 산행에 비해 사진이 별로 없는 산행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