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1. 수(연가) 10:42~16:05(등산시간 05:22, 휴식시간 42분, 이동거리 10.75km, 평균속도 2.2km/h) 맑음
1981년 전국 최초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강천산은 군립공원 본점에 해당한다.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유서 깊은 강천사 계곡의 단풍은 암봉과 어우러져 일품이다.
계곡엔 토종 단풍나무가 줄지어 있는데 잎이 작고 색깔이 유난히 붉은 아기단풍은 만인의 사랑을 받는다.
이런 계곡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건너면서 보는 계곡의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 없다.
10월 초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도 이젠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주말마다 설악산, 지리산, 치악산, 마이산, 북한산, 월악산, 청량산 등에서 단풍 숲에 빠졌다.
단풍이 끝나려면 아직 2주 정도 여유가 있는데, 의무로 써야 하는 연가를 내고 평소 궁금했던 강천산으로 간다.
강천산은 아기단풍이 유명한데, 도체 단풍잎이 얼마나 작길래 아기단풍이라는 건지 확인 들어 간다.
오래전에 회원 가입만 한 "좋은 사람들"이란 산악회를 처음으로 이용한다.
사당역을 출발하여 양재역, 죽전휴게소를 거쳐 목적지로 가게 된다.
처음엔 양재역으로 갈까 했는데, 검색 결과 사당이 20여 분 빨라 사당에서 탑승한다.
대장이 준비했던 산행지도를 지참하지 않는 바람에 집에 다시 들어갔다 온다고 약 25분 정도 늦게 출발했다.
6년 전 봄에 왔던 기억으로 그때 그 코스를 갈 생각에 사전에 미리 정보 검색도 하지 않고 왔다.
대장이 다섯 시간 40분을 준다기에 그때의 광덕산 연결 산행기록을 살펴보니 꼭 일곱 시간 코스라 포기한다.
산행 들머리는 담양군의 금성산상에서 시작해 남문, 동문, 운대봉을 찍고 송락바위로 하산한다.
강천제2호수에서 형제봉으로 올라가 강천산 정상을 찍으려던 계획도 접고 바로 계곡으로 하산해 산행을 마친다.
※ 강천산군립공원에서 애기단풍이라고 했기에 따라 썼으나 아기단풍이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에도 맞다고 하여 바꿈
강천산 등산지도
산행은 금성산성 보국문으로 올라가는 전남 담양군 금성면 원율리에서 제법 긴 임도를 따라 시작한다.
금성산성의 보국문에 도착할 때까지 능선을 걷는다 해도 나무가 울창해 별 조망은 없다.
오래되어 색이 바랜 돌출된 치성 안쪽으로 보국문이란 현판을 단 누각이 푸른 하늘과 조화가 멋지다.
산성이 고풍스럽다 보니 마음이 아늑해지며 그동안 빨리 걸었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느낌이다.
외성인 보국문
충용문 앞에서 조망하는 보국문은 한 폭의 그림이다.
내성인 충용문
호남 3대 산성 중의 하나인 금성산성은 내성과 외성으로 성벽을 쌓았다.
1895년 제작된 금성진도엔 내성에 동헌, 대장청, 내아 등 관청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산성의 축조 시기는 고려사절요에 언급된 것으로 보아 고려말 이전으로 추정된다.
임진왜란 땐 의병의 거점이 되었으며,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 전투가 벌어져 각종 시설이 불타 터만 남게 되었다.
한국전쟁 때는 성안의 부국사 마저 불에 타 현재는 주춧돌만 남아있다.
1955년 서문부터 허물어진 성곽을 보수하기 시작해 남문(보국문, 용남문)과 북문을 복원하였다.
성의 전체 길이는 7,.45m로 외성이 6,486m, 내성은 859m이다. (안내문 편집)
동문터
성벽은 이 바위를 지나 연대봉을 거쳐 한 바퀴 돌며 연결되고 있다.
주구장창 복원된 북한산성만 봐왔던 이제까지의 경험과 달리 금성산성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색다른 느낌이다.
주변에 굴러다니는 넓적한 판돌을 크게 가공하지 않고 잔돌로 고정시켜가며 수평쌓기를 한 특징이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내벽과 외벽을 쌓아 성벽 위로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러자면 그 중간을 흙이나 돌로 채웠을 테니 제법 공력이 많이 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길을 걸으면 제법 성벽을 걷는 느낌이 난다.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땐 단풍이 없어 시기를 너무 앞당겨 왔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정상엔 이렇게 단풍이 잘 들었다.
송락바위가 어딘지도 모르게 지나쳐 제2호수가 조망되는 상단까지 내려왔을 때 성테마공원에 즐비한 단풍이 눈에 띈다.
수풀을 헤치고 사진 찍기 적당한 벼랑 끝까지 간 다음 사진에 담아본다.
나중에 내려가서야 저곳이 性테마공원이란 걸 알게 되는데, 사실상 강천사 계곡의 단풍이 이곳부터 시작된다.
드디어 만나게 되는 아기단풍이다.
단풍이이 작아 아기단풍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아이들 보다 아기가 더 예쁘듯 아기단풍의 크기가 앙증맞게 작다.
성테마공원이다.
이 지역에 전해지는 천년거북이의 사랑 이야기에 힌트를 얻어 성 테마공원으로 만들었다.
부끄러움이 많은 나는 사진을 일괄로 묶어 올린다.
자세히 봐야 뭔지 알겠다.
젊은 남녀가 만나 서로의 사랑의 싹 틔워가는 과정에 결국 그 결실로 아이가 태어난다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군립공원인 강천산엔 제2호수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이용해 곳곳에 인공폭포를 가동한다.
강천사 계곡엔 양쪽으로 거대한 암봉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데, 이 바위 꼭대기까지 물을 끌어올려 방류한다.
다행히 제2호수에선 필요한 양 만큼 물을 방류하니 연중 폭포는 마를 새 없이 가동되겠다.
구장군폭포
수좌굴로 올라가며 찍운 들꽃
수좌굴
옛날 설담과 뇌암이라는 수도승이 이 굴에서 도통을 이루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수좌굴을 지나면 1980년도에 조성된 높이 50m, 길이 75m의 구름다리를 만나게 된다.
강천산은 포기했어도 이 구름다리는 건너봐야겠기에 잠시 올라가 건넌다.
내려와 다시 올려다본 구름다리
삼인대
1515년 폐비 신씨의 복위를 주청하는 상소를 올린 순창군수 김정, 담양부사 박상, 무안현감 류옥의 행적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폐위된 연산군의 처남으로 중종반정 때 피살된 좌의정 신수근의 딸인 폐비 신씨를 후환을 염려한 반정공신 박원종이 폐출했다.
그후 새로 왕비가 된 장경왕후 윤씨가 세상을 떠나자 이 세 사람은 죽음을 각오하고 폐비 신씨의 복위상소를 올렸다.
그러나 이들의 뜻은 거절되고 귀양에 처해지는 형벌을 받았다.
후에 호남 유림들은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비각을 세우고 삼인대라 불렀다 (안내문 편집)
강천사 5층석탑
강천사 앞마당의 감나무
감보다 더 많았을 감잎은 어느새 다 떨어지고 이젠 감만 주렁주렁 열렸다.
이 감을 따로 수확할지 아니면 까치밥으로 남겨둘지 자못 궁금한데, 이렇게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감은 처음 본다.
강천사 일주문인 강천문
강천사 계곡의 단풍
계곡에 반영된 단풍
금성산성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강천사 단풍을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단풍은 절정에서 3~4일 정도 빠르긴 하지만, 이 정도라면 절정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잘 폈다.
이번 주말이 절정일 테니 주말엔 강천사 계곡은 많은 인파로 붐비겠다.
산책로에서 약 20여 분 올라오면 장군봉과 금강문을 볼 수 있다.
이 바위는 장군의 투구를 닮았다고 하여 투구봉 또는 장군봉이라 부른다.
장군봉에서 보는 이 바위 아래쪽에 신의 조화가 아니면 뚫을 수 없다는 금강문이 있다.
인간의 마음이 금강문을 통하여 하늘을 볼 수 있다고 하여 통천문이라고도 부른다.
금강문을 더 당겨보면...
병풍폭포
병풍바위를 비단처럼 휘감고 있는 병풍폭포는 높이 40m, 폭 15m, 작은 폭포는 높이 30m, 폭 5m이다.
큰 폭포가 때 맞춰 무지개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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