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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영남알프스

’22년, 영남알프스 9봉 인증의 대미를 장식하는 간월산

by 즐풍 2022. 10. 9.

2022_179

 

 

 

2022.9.22 (목) 09:36~17:06 영축, 신불, 간월산 포함 (7시간 29분 산행, 휴식 1시간, 등산 거리 16.63km, 평속 2.5km/h) 

 

 

드디어 영남알프스 9봉 인증의 대미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축산, 신불산에 이어 간월재 억새평원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어렵게 생각했던 영알 9봉도 끝나간다.

올해는 사실 산행을 게을리 한 데다 여름이라 쉬면서 영알 9봉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

그 모든 우려를 잠재운 건 14년 동안 끊임없이 산행한 결과라 생각한다.

 

11월 말까지 영알 9봉 인증을 마쳐야 하나 영알을 시작할 때 이미 인증 완료자가 26,483명이었다.

막판에 몰리며 올해 영알 9봉 인증을 못 받으면 나머지를 다 채워도 이가 빠지듯 8개밖에 안된다.

하여 급하게 도전하면서 결국 27,000번 안에 들여 여유롭게 마감할 수 있었다.

내년부터는 봄에 진달래꽃이나 철쭉꽃 필 때 영알 9봉을 여유롭게 끝내야겠다. 

 

 

 

□ 간월산

 

간월산은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와 등억리 사이에 있어 주말이면 부산, 경남, 울산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신불산과 더불어 신성한 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동쪽은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을 이루고 서쪽은 경사가 완만한 고원지대를 이룬다.

정상에서 간월산장까지 뻗은 험준한 바위능선 간월 공룡(澗月恐龍)이 등산객에게 인기가 높고, 

억새꽃이 만발하는 가을이면 간월재에서 산상음악회가 열려 관광객이 몰려든다.

최근에 패러글라이딩 동호회원들이 휴일이면 간월재에서 활공을 하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간월산 자연휴양림이 있어 단체나 가족들이 야영하거나 방갈로를 이용하며 여가를 즐길 수 있다.

 

간월산은 바람도 많고 사연도 많은 눈물겨운 곳이다.

왕방골에는 죽림굴(竹林窟)이 있는데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믿음을 이어가던 곳이다.

로마시대 지하교회 카타곰베(Catacombe)와 같은 역할을 했던 곳으로 

조선시대 천주교 신자들의 고달픈 삶을 엿볼 수 있다.

배내골에서 언양으로 넘어가던 덕현재, 긴등재, 간월재(왕봉재)는 배내골 사람들과 

밀양 사람들이 언양 장터로 넘어가던 고개이다.

등에 젖먹이를 업고 손에 콩 보자기를 들면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는 아낙네의 한숨이, 

주막에서 노름하다 소 판 돈을 날린 사내의 울음이, 아이에게 줄 먹을거리를 등에 멘 농부의 웃음이 깔린 곳이다.

간월산을 포함한 영남알프스 일대는 빨치산과 토벌대가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아픈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출처_울산시청]

 

영축산~신불산~간월산 등산 코스

 

 

 

간월재 억새평원으로 내려가며 사열을 받는 억새군락이다.

지금도 멋지지만 봄에 싱그러운 연두색 새싹이 돋을 때도 멋지겠다.

 

이 젊은이들은 드론을 날려 이곳의 풍경을 담으려고 컴퓨터를 만지작거린다.

마침 오후에 접어들면서 하늘을 덮었던 구름도 물러가고 점차 파란 하늘이 드러난다.

 

영남알프스의 억새 군락을 볼 기회도 이제 겨우 한두 시간 남았을 뿐이다.

올해가 지나면 또 1년을 기다린 다음에나 이 억새를 맞이할 수 있다.

 

 

 

 

 

간월산 공룡능선이다.

신불산 공룡만큼 위험스럽지 않지만, 그래도 오르내릴 때는 거칠기 짝이 없는 곳이다.

 

 

 

간월재 휴게소 앞에 세운 이 돌탑은 간월재까지 올라온 등산객을 위한 인증 장소이다.

 

간월재 휴게소는 영남알프스의 관문에 위치하여 목마른 등산객에게 음료수를 팔거나

배고픈 길손에게 라면이나 간식거리를 파니 잠시 쉬며 기력을 보충하기 좋은 곳이다.

 

 

 

소나무가 화산이나 홍수 등에 의해 매몰되며 규화목이 되었다고 한다.

 

두 그루의 규화목이 인근에 있어 관찰하기 좋다.

 

 

 

간월산을 오르며 뒤돌아 본 간월재 억새평원

 

간월산 표지석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하얀 개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가 있다.

개를 보고 "네가 고생하는 건지 호강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니 개 주인이 웃는다.

잠깐 양해를 구해 개를 들고 찍은 인증 사진을 표지에 걸었다.

 

드디어 영알 9봉 인증을 마치고 간월재로 내려와 신불산 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하며 차량을 회수해야 한다.

간월재 휴게소에서 차량을 회수할 때까지 5.7km를 이동해야 하니 내리막이라 해도 쉽지 않은 길이다.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딱히 거리를 줄일 방법은 별로 없다.

길은 지그재그로 난 곳도 많지만 건너뛸 만큼 편하지 않은 낭떠러지라 건널 방법이 없다.

신불산의 쉬웠던 구간을 하산하며 벌충하는 느낌이다.

 

물봉선화

 

천궁 꽃

 

천주교 성지인 죽림굴이다.

이 안에는 평상이 제법 크게 만들어져 있는데 많을 땐 150여 명이 은신한 곳이기도 하다.

 

 

 

 

천주교 성지 죽림굴(대재공소)

 

이곳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산 2번지로 옛날에는 굴 주변에 산죽이 많아 ‘죽림굴’이라 불렸으며,

이 지방의 첫 공소인 간월(1815~ 1860)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된 대재공소(1840~1868)였다.

당시 산 아래에는 충청도 일원과 영남 각처에서 피난 온 신자들이 움막을 짓고 살면서 

토기와 목기를 만들고 숯을 구워 생계를 유지하였다.

공소 회장인 이양등 베드로는 꿀 장사를 하면서 바깥 정세를 살피고 포졸들이 재넘어 간월골에 나타나면 

모든 신자가 이 굴 안에  숨은 채 곡식을 구유에 넣고 물로 불여 생식을 하면서 은신했다고 전한다.

1840년부터 1860년 사이에는 간월공소와 대재공소가 공존하였으며,

샤스땅 정신부, 다블뤼 안신부, 최양엄 신부등이 사목을 담당하였다.

특히 최신부는 경신박해(1860) 때 여기에서 넉 달간 피신하며 미사성제를 집전하였으며,

1860년 9월 3일 자의 마지막 서한도 여기에서 썼다.

또한 이 지방의 첫 동정녀인 김아가다가 자진 체포되고 방면되는 여독 중에서도 최신부를 돕다가 임종환 곳이기도 하다.

경신박해 때 언양 지방에서만 20여 명이 체포되었으며 병인박해의 여파로 

1868년에는 교우들이 대거 체포되면서 100여 명을 웃도는 신자들은 박해를 피해 다시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로써 대재공소는 설립 28년 만에 폐쇄되고 말았다.

이 공소를 거친 순교자와 증거자는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렇듯 죽림굴은 많은 순교자들과 증거자들의 은신처였으며 국내 유일의 석굴 공소이기도 했다.

이들의 신앙과 고통을 기리면서 이곳이 영남의 신앙 유적지로 길이 보전되기를 기도드리자.

이 동굴은 ‘언양 선교 200년 사 편찬위원회’의 노력으로 1986년 11월 9일 발견되었다.

                                                                                천주교 부산교구가 세운 안내문 일부 옮김

 

 

울주군이 자랑하는 파래소폭포다.

그간 파래소폭포를 꼭 보고 싶었는데 영알 9봉을 인증하며 오늘에서야 보게 된다.

 

 

 

물길이 이 작은 동굴로 들어가기에 뒷모습은 어떤지 보려고 내려간다.

 

뒷모습이다.

물은 약간 뜬 바위 사이로 빠져나온다.

두 바위가 머리를 맞대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쓰러지지 않는다.

 

 

 

이 바위에도 반원형의 작은 굴이 생겼다.

헷빛을 가리거나 비가 올 때 요긴한 장소다.

 

굴 안에서 본 바깥 풍경

 

계곡의 바위엔 이렇게 크고 작은 동굴(타포니?)도 보이는 특이한 풍경이다.

 

 

 

 

드디어 영남알프스 9봉 인증을 끝냈다.

인증 코드가 2226569이니 '22년에 26,560번째 인증이란 뜻이겠다.

인증을 시작하기 전 검색한 '22.9.18 17:00 현재 인증자는 26,483명이었다.

불과 4일 만에 77명이 늘려 점점 3만 명인 마감을 채워가고 있다.

아직 3,500여 명에게 기회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