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_164
2022.9.7 (수) 07:20~15:08, 10.1km, 평속 1.6km/h, 7시간 48분 산행, 1시간 휴식
오전에 관악산 육봉능선을 등산하며 거대한 암봉을 타고 오를 때 팔다리를 다 쓰는 전신운동을 했다.
늘상 이루어지던 일상의 직립보행과 달리 개미가 네발로 바위를 타고 오르듯 팔다리로 바위를 타고 올랐다.
이러한 전신운동은 관악산에서는 육봉능선이 거의 유일하다.
자일로 암벽을 타지 않고 팔다리의 힘만을 이용하는 재미있는 구간인 셈이다.
관악산 육봉능선의 동쪽으로 미소능선이 있고, 연이어 장군봉으로 오르는 장군봉능선이 있다.
이 장군봉엔 암벽을 타기 위해 기초훈련장으로 쓰는 암장이 있다.
미소능선 하단에서 볼 때 거대한 바위가 맞은편 비탈을 타고 능선으로 연결되는 암봉이다.
약 50여 m 정도의 이 암봉 구간 역시 육봉능선의 1봉과 4봉을 붙여놓은 정도의 난이도가 있다.
일반적 산행과 달리 사지를 다 쓰는 릿지 산행은 전신운동은 물론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손가락 하나 겨우 걸 수 있는 지형을 이용해 사지를 벗어나는 기쁨은 평지 산행에 느낄 수 없는 쾌감을 맛본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며 입술은 바짝 말라도 사지를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살아있음을 느낀다.
장군봉 첫머리의 암장 바위 구간 일부를 오르며 키가 조금 더 크고 다리도 조금 더 길었다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미소능선에서 동쪽의 장군봉능선의 암봉 군락을 바라본다.
잠시 후 타게 될 장군봉능선의 들머리는 바로 이 바위를 타는 것으로 시작한다.
장군봉능선에서 전신운동을 하게 될 유일한 구간이기도 하다.
장군봉능선으로 건너와 미소능선을 바라보면 점점이 박힌 바위가 멋지다.
그러나 능선을 지날 때 이러한 바위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아 단순한 산행으로 끝나는 구간이기도 하다.
더 멀리 육봉능선의 1~3봉의 암릉을 캐논으로 조준한다.
암장 훈련장 이용객의 쉼터
사진으로는 암장에 박힌 볼트 고리가 잘 안 보이지만 암장 훈련장으로 쓰이는 바위 중 하나이다.
일단 이 바위는 우회한다.
이 바위는 여러 고민 끝에 결국 오르는 루트를 찾아내 끝내 오르고 말았다.
이러한 바위를 오를 때마다 동지가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동지가 아니라 동무면 더 좋다.
이렇게 커다란 바위도 눈에 띈다.
숨 가쁘게 이어지며 사지가 팽팽하게 힘이 들어가던 것과 달리 정상을 오르면 이렇게 긴장이 풀린다.
너마저 날카로웠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든다.
긴장을 해결하고 나니 개구쟁이 꼬마 같은 바위가 즐겁게 다가온다.
무릎 높이도 안 되는 작은 노간주나무다.
굵기도 엄지발가락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나무지만, 이 나무를 디딤판으로 쓴 흔적으로 껍질이 벗겨졌다.
사진은 입체감을 나타내지 못해 굴절된 형태가 거의 직선으로 보이는 애매함을 보인다.
노간주나무는 강철만큼이나 단단하기에 예전 농가에선 소의 코뚜레로 사용하던 나무다.
소를 이용해 평생 논밭을 갈 때 코뚜레에 걸린 줄을 잡아당기며 방향을 전환해도
소가 죽을 때까지 평생 부러지지 않기에 이 노간주나무로 코뚜레를 만드는 것이다.
장군봉능선을 이용하는 등산객은 별로 없는 듯 길은 희미하다.
싸리나무 꽃
비탈의 바위
육봉능선과 장군봉 사이의 불꽃바위
장군봉능선과 케이블카능선 사이의 암봉
멀리 케이블카능선의 새바위 일원
한결 가까워진 장군봉
이 암봉이 미소능선에 볼 때의 장군봉으로 위치가 다르니 풍경도 사뭇 다르다.
하산은 저 케이블카능선으로 하게 된다.
한결 가까워진 장군봉은 가까이서 보니 거친 놈은 다 숨고 순한 양만 내보인다.
사실상 장군봉능선의 마지막 봉우리를 장군봉으로 가며 담아본다.
장군봉으로 들어가는 길목
서서히 장군봉의 위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장군봉 최상단의 모습
장군봉 바로 아래에 있는 또 다른 불꽃바위
옆 봉에서 보는 장군봉
케이블카능선으로 내려서면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지지대 아래에 있는 바위는 이렇게 붉게 변했다.
케이블카가 지나갈 때 풀리가 케이블과 마찰을 일으키며 떨어진 미세한 쇳가루가 바위에 달라붙어 녹이 슨 것이다.
이런 쇳가루는 사실 눈에 보일 만큼 굉장히 큰 중금속으로 태풍에도 날아가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중금속이 음식을 타고 우리의 몸에 들어왔을 때도 이렇게 태풍에도 씻기지 않고
쇳가루가 바위에 붙어 있듯 고스란히 우리 몸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음식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중금속은 죽음으로 몰고 가는 무서운 오염이다.
케이블카 지지대 밑에서 조망하는 관악산 정상 전경
한결 가깝게 보이는 새바위 일대
이 바위 중간 틈으로 내려갈 때 결국 되로 내려가며 또 한 번 전신운동을 했다.
관악산 정상의 통신탑이나 기상관측소에 근무하는 직원의 이동을 위한 케이블카
이 암봉은 그냥 통과
도로에 엤는 화단은 점점 외래종 꽃이 점령해간다.
지금 자라는 어린아이들은 늘 보게 될 화분이라 토종으로 착각할 수 있겠다.
산행을 점차 늘리며 다시 다리에 힘이 오른다.
이렇게 일주일에 한두 번 산행을 이어간다면 영알 9봉을 4일 만에 끝낼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런데 모두 1,000m 이상 높이라 고도에 질리긴 한다.
두세 번 더 준비운동을 하고 영알 9봉에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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