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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지질공원 탐방/그외 국가지질공원

울진 덕구온천 원탕이 있는 덕구계곡

by 즐풍 2019. 6. 27.

 

 

 

 

 

 

2018.08.05. 일  15:29~16:19(이동 거리 7.04km, 전체 시간 02:49, 평균 속도 2.8km/h)  흐림

 

 

1994년 이천에 근무할 때 슬래브지붕으로 된 주택에 세 들어 살았다.

여름이 되자 불판처럼 달궈진 얇은 지붕이 밤새 난로처럼 화기를 내뿜어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는 불면의 밤이 계속됐다.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일어나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해 연신 지붕에 물을 뿌려봐도 소용이 없다.

요즘도 연신 회자하는 1994년의 여름 한 달을 그렇게 보냈다.

 

그 여름을 초주검으로 보낸 뒤 당장 회사 옆 빌라로 이사한 후 연초에 할인해 주는 만도 위니아에어컨을 장만했다.

좋다고 들어갔던 집이 여름에 폭우가 내리자 바닥 장판이 갑자기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1층이라고 생각했던 집이 산비탈을 깎아 지은 반지하라 샘물이 터져 방바닥을 치고 올라온 것이다.

당장 물이 빠지지 않아도 잠을 자야 하기에 별수 없이 침대를 들여놓았다.

 

그 이후 20여 년을 덥거나 추워도 남의 일이려니 하고 살았으니 큰 더위나 추위를 별로 느끼지 못했다.

물론, 없기야 했겠느냐 마는 그저 무던히 견딜 정도였고 특별히 기억될 만큼 덥거나 춥지 않았다.

그러던 게 지난주 말 가야산 만물상능선을 올라가며 도저히 견디기 어려울 만큼 한계상황을 맛보기도 했다.

이 더위는 점점 극에 달해 지난 8월 1일 기상청이 생긴 이후 강원도 홍천이 41℃까지 오르는 등 최고 기록을 세웠다.

 

어느 직원은 전기료가 무서워 주말에 가족을 데리고 스타필드에서 몇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는 전압기가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사고가 속출해 몇 시간 동안 찜통에 시달린 곳도 많다.

온 세상이 이렇게 더워죽겠다고 아우성치는 재난 급 폭염에 정부는 7월, 8월분 가정용 전기 누진제를 완화할 모양이다.

사상 최악의 폭염은 지난주 8월 1~2일에 절정을 보여주었으니 점차 기온이 수그러들기 시작해 언젠가 겨울도 올 것이다. 

 

 

 

덕구계곡

 

덕구계곡은 응봉산(매봉산)에서 솟아오르는 원탕에서 온천이 있는 덕구리까지의 계곡이다.

중간 중간에 선녀탕, 옥류대, 무릉, 형제폭포 등의 절경이 즐비한 곳이다.

특히, 계곡 중간지점에 위치한 용소폭포는 용이 지나간 듯한 꿈틀거림의 흔적이 암벽에 새겨져 있으며, 그 위로 폭포수가 쏟아져 내린다.

온천이 용출되는 탓으로 계곡에 들어서면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으며 약 4km의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계곡을 따라 세계의 유명한 다리를 본 떠 만들어 놓은 금문교 등 12개의 교량은 또 다른 볼거리이다.

또한, 계곡 안쪽에는 온천이 자연 용출되는 온천탕 옆으로 휴식 겸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수 족탕이 있다.

                                                                                                                                              (울군군청 안내문)

 

 

덕구계곡 탐방코스

 

 

 

 

몇 년 전 살레와 등산용품을 기준 금액 이상 구매하여 VIP 고객으로 이틀간 울진에서 진행되는 "사레와 팜 투어 캠프"에 참가했었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덕구계곡의 멋진 풍경과 세계의 12개의 유명한 다리 축소판을 건넜던 일이다.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아직 한여름 속 덕구계곡을 목우와 함께 탐방한다.

 

 

덕구계곡을 가로지르는 세계 12개의 다리 축소판을 모아서 한꺼번에 올린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순서대로

① 193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치된 금문교(Golden Gate Bridge)로 2,825m

② 1999년 서울 한강에 설치된 서강대교로 1,320m

③ 1995년 프랑스 노르망디만에 설치된 노르망디교(Normandy Bridge), 856m

④ 1932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 세워진 하버교(Harbor Bridge), 503m

 

 

 

⑤ 1956년 독일 뒤셀도르프에 세워진 크네이교(Knee Bridge), 260m

⑥ 1933년 스위스 쉐레에 세워진 모토웨이교(Motoway Bridge), 120m

⑦ 1992년 스페인 세빌레에 세워진 알라밀로교(Alamillo Bridge), 250m

⑧ 1873년 서울 경복궁 향원정에 세워진 취향교(醉香橋), 32m

 

 

 

⑨ 청운교, 백운교

    신라 35대 경덕왕 10년(751년) 김대성의 발원으로 세운 불국사에 설치된 다리 모형으로 위쪽은 청운교, 아래쪽은 백운교 

⑩ 1995년 영국 멘체스터주 샐퍼드에 세워진 트리티니티교(Tritinity Bridge), 78m

⑪ 1996년 일본 사이타마현 치치부시에 세워진 도모에가와교, 100m

⑫ 1995년 중국 귀주성 귀주에 세워진 장제이교, 300m

 

 

 

덕구계곡을 따라 정상까지 오르면 응봉산(999.7m) 정상이다.

반대편 계곡으로 내려가며 만나는 덕풍계곡을 여름철 최고의 계곡을 보여준다.

                                      궁금하면 http://blog.daum.net/honbul-/600

덕풍계곡과 마찬가지로 이곳 덕구계곡도 낙엽이 우러난 갈색물이 인상적이다.

 

 

 

두 번째 교량인 서강대교 축소판

 

 

 

선녀폭포와 하버교

 

 

 

 

 

 

 

용소폭포와 제5교인 크네이교

 

 

 

 

 

 

 

 

 

 

 

 

 

 

 

연리지(連理枝)

뿌리가 다른 나무 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게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돈독함을 비유한다.

 

후한서 채옹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후한 말 문인인 채옹은 효성이 지극했다.

어머니가 병으로 자리에 눕자 삼년 동안 옷을 벗지 못하고 간호를 드렸다.

마지막에 병세가 악화되자 백일 동안 잠자리에 들지 않고 보살피다가 돌아가시자 무덤 곁에 초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했다.

그후 옹의 방앞에 두 그루 나무가 나더니 점점 자라며 가지가 서로 붙어 성장하더니 마침내 한 그루처럼 되었다.

사람들은 이르 두고 채옹의 효성이 지극하여 부모와 자식이 한 몸이 된 것이라고 했다.   (안내문)

 

그런데 왜 한쪽 나무를 잘라 불구로 만들었을까? 이렇게 나무를 자르는 건 뭔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광고하는 셈이다.

 

 

 

 

 

 

 

신선샘물

 

 

 

 

 

 

 

 

 

 

 

드디어 원탕에 도착했다.

 

덕구온천 원탕

약 600여 년 전 고려 말기에 사냥하던 사냥꾼들이 큰 멧돼지를 활과 창으로 공격하여 큰 상처를 입혔다.

도망가던 멧돼지가 이 계곡으로 들어갔다 나오더니 쏜살같이 사라지는 것을 이상하긴 여긴 사냥꾼들이 계곡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온천이 용출되는 걸 발견하고 이때부터 이곳을 덕구온천이라 불렀다.

덕구온천의 효험으로는 신경통, 류머티즘성 질환, 근육통, 피부질환, 중풍, 당뇨병,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안내문 편집)

 

온천은 조금 더 위쪽에서 용출되는데, 워낙 깊은 계곡이다 보니 온천탕을 만들 수 없다.

온천에서 뽑은 물을 사진처럼 파이프를 이용해 약 4km 아래 있는 덕구온천까지 연결한다.

 

 

 

산신각

 

 

 

이 계곡을 따라 응봉산으로 올라가는 코스는 너무 가팔라 무척이나 힘들다고 한다.

전에 응봉산을 오를 땐 옆에 있는 능선을 따라 올랐던 기억이 있다.

 

 

 

덕구계곡을 따라 올라온 사람들이나 응봉산에서 이곳으로 하산하는 사람들은 잠시 발을 씻고 이곳에 앉아 족탕을 즐기며 피로를 풀 수 있다.

나도 이곳에서 한동안 족탕을 즐기고 하산했다. 덕구온천에서 원탕까지 거리는 3.5km이니 잠깐이면 오를 수 있다.

 

목우가 첫날 왕피천계곡 2구간을 걸으며 다리에 쥐가 나 고생하더니 오늘 오전 왕피천계곡 1구간을 걸을 때 금강송면 진료소에 다녀왔다.

덕구온천은 2km 지점까지 함께 왔으나 그 이후 원탕까지는 혼자 올라왔다.

절반 넘게 본 덕구계곡이 상당히 맘에 들었 지 참 계곡이 멋지다고 한다.

응봉산 너머에 있는 덕풍계곡은 이곳 덕구계곡보다 훨씬 더 멋진 곳인 데, 응봉산에서 하산하며 보아야 그 전체를 볼 수 있다.

 

 

 

이제부터 하산길이다.

 

 

 

 

 

 

 

물을 만져보지는 않았으나 원탕 일부가 흐르므로 다른 계곡 보다 좀 더 따듯할 거 같다.

 

 

 

 

 

 

 

 

 

 

 

 

 

 

 

 

 

 

 

조금이라도 웅덩이가 깊으면 갈색 물빛으로 더 깊게 보인다.

 

 

 

 

 

 

 

뒤섞인 줄무늬 검정돌과 줄무늬 흰돌

검은 편암과 흰 화강편마암은 과거 강한 열과 압력을 받아 엿가락처럼 늘어지면서 지금과 같이 복잡하게 섞인 모습을 띠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혼성암'이라고 부르며, 혼성암은 덕구계곡이 갖는 어울림의 이미지를 가장 잘 나타낸다. (안내문)

 

 

 

 

 

 

 

 

 

 

 

계곡을 따라 걷는 길엔 나무가 많아 늘 그늘지지만, 한 발자국만 계곡으로 나가면 햇볕을 받아야 한다.

이곳은 물이 깊어 다이빙을 하며 즐겁게 더위를 시키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제5교인 크네이교 아래를 흐르는 계곡이다. 이 물이 바로 아래쪽에 용소폭포를 만든다.

 

 

 

 

 

 

 

어제 왕피천계곡 2구간을 끝내고 불영사계곡을 탐방할 예정이었으나 목우가 다리에 쥐가 나 늦게 하산하는 바람에 무위로 돌아갔다.

울진으로 들어오면서, 또 여기저기 이동하며 의도치 않게 불영사계곡으로 난 길을 여러번 지났다.

중간중간 차를 대고 조망할 수도 있었는 데 뭐가 바쁜지 쏜살같이 지나쳤다.

불영사계곡은 계곡 안으로 직접 들어갈 수 없고 일부 캠핑장이 있는 곳이나 전망대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불영사계곡도 이제 탐방코스를 만들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개방될 날이 있을 것이다.

그때 기회가 되면 다시 찾기로 하고 그날을 위해 미답지로 남겨둔다.